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5-01일자 기사 '‘촛불지킴이’ 안진걸 팀장, “결국 믿을 건 국민 밖에 없다”'를 퍼왔습니다.
[인터뷰]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안진걸 팀장
ⓒ이승빈 기자 참여연대 안진걸 민생경제팀장
촛불집회에 한 번이라도 나가 본 사람이라면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안진걸 팀장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지난해 ‘반값등록금 촛불’을 지켜온 그는 요즘 ‘광우병 촛불시위’ 4주년을 맞이하는 오는 2일 대규모 촛불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반값등록금국민운동본부 정책팀장에서 광우병위험감시국민행동 조직팀장까지 맡고 있는 것도 많다.
4월 30일 청계광장에서 열린 ‘5.2 국민촛불 제안’ 기자회견장에서 만난 안 팀장은 쉴 틈이 없어 보였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에도 곧바로 회의가 잡혀있었다. 정리하지 못한 수염이 요즘 그의 바쁜 현황을 보여주고 있는 듯 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시작했던 ‘광우병 촛불’이 4년이 지난 올해 또 다시 번질 조짐을 보이면서 그도 덩달아 바빠지기 시작했다.
“2008년에는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병되지도 않았는데도 그렇게 모였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실제 광우병이 발병했다. 우리가 당시 했던 우려가 옳았던 것이다. 최소 수입중단이 필요하다.” 안 팀장은 오는 2일 열리는 촛불집회의 의미를 이같이 밝혔다.
그는 “2008년 당시 정부는 촛불을 들고 나온 국민들에게 ‘괴담에 속았다’거나 ‘반미이고 정치공세’라며 국민을 매도하고 험담했다. 이에 국민들이 더 분노해 실망하면서 그렇게 모여들었던 것이다”며 “정부가 국민을 포기했어도, 국민들이 직접 나서 2008년 의미 있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이번에는 재협상에 정부가 나설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촛불집회로 인해 그나마 안전성이 보장된 ‘30개월령 미만 소 수입’과 ‘수입중단 조치’를 가능하게 만드는 조건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안 팀장에게 이번 촛불은 특히 남다를 것이다. 그동안 다양한 주제의 촛불집회를 열어왔지만 이번 촛불은 지난 2008년 촛불의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안 팀장은 정부가 미국 쇠고기 수입 협상을 하던 2008년 매일같이 촛불을 지켜오고 규탄 기자회견을 열어오다가 그해 6월 경찰에 연행돼 서울구치소에 수감되기도 했었다.
안 팀장은 “당시 이명박 정부는 의료민영화, 대운하 추진 등 국민주권을 통째로 빼앗으려했다. 이에 분노한 국민들은 당시 대통령 임기가 5년이나 남았었기 때문에 지금부터라도 정부가 나쁜짓 하는 걸 막으려고 거리로 나섰던 것이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정부는 그 과정에서 소통해야 하는데 오히려 경찰을 동원해 국민들을 짓밟고 무시하고 폄훼해서 국민들이 열 받아 더 나왔던 것”이라며 “지금도 마찬가지다. 올해는 대선이 있어서 다른 양상을 보이겠지만 밑바닥 민심은 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008년 당시 정부는 ‘촛불시민’이 괴담에 현혹돼 나왔다고 했다. 하지만 안 팀장은 “결국 우리가 그때 했던 우려의 근거와 주장의 배경이 확실하다는 것이 밝혀졌다”며 “2008년 촛불이 명예회복 돼야 하고 그 노력이 입증돼야 한다. 국민의 위대한 승리가 입증되는 것이다”고 자부했다.
당시에는 안 팀장을 비롯해 수천 명의 촛불시민이 연행되고 기소됐다. 경찰버스를 ‘닭장차’로 부르며 시민들은 경찰에 잡혀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을 정도였다. 그때 촛불시민들 중 일부는 지금까지 재판이 진행 중이다. 안 팀장은 “경찰은 공소를 취소하고 이명박은 깊이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여전히 정부는 국민 생명에는 관심이 없고 대기업만 고무하는 노골적인 친미, 친재벌 정권이다. 할 수만 있다면 당장 끌어내리고 싶은 심정이다”며 “설령 그것이 안 되더라도 국민들의 마음 속에서는 이미 심판됐다. 이명박 대통령을 이미 대통령으로 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광우병에 대해 조사를 하려면 소 뇌 척수를 검사해야 되는데 냄새를 맡겠다고 하는 등 마지막까지 국민들을 우롱하고 있다”며 “임기가 끝날 때까지 끝까지 감시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승빈 기자 식품안전과광우병위험감시를위한국민행동과 한미FTR저지범국민운동본부 등 시민단체는 30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미국 쇠고기의 수입중단과 재협상을 촉구했다.
안 팀장은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검역중단’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다. 앞서 박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역학조사를 통해 국민이 안심할 수 있는 확실한 정보를 확보할 때까지 검역을 중단하고, 최종 분석 결과 조금이라도 안전성에 문제가 있다고 밝혀지면 수입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팀장은 박 위원장에 대해 “그런 식으로 어영부영 누릴 거 다 누리고 이명박 대통령이 비판받고 있는 것을 피하고 있다. 국민을 기만하는 것이다”고 비난했다. 그에 따르면 ‘수입중단’과 ‘검역중단’은 본질적으로 다른 조치다. ‘수입중단’은 미국을 수입금지지역으로 지정하는 수입금지 조치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미국 현지에서의 수출이 금지되는 반면, ‘검역중단’은 미국이 수출하는데 아무런 제한이 없고 정부의 판단에 따라 바로 검역이 재개되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안 팀장은 “결국 믿을 건 우리 국민밖에 없다”면서 “지난 2008년 행동이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시위는 힘들지만 오는 2일 하루라도 나왔으면 한다. 시민들이 계속 촛불을 들 분위기라면 계속 준비해서 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갑작스럽게 시작된 일이라 치밀하게 준비하지는 못했다”면서도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안내하고, 물과 음향시설 등을 준비했다. 집회 신고도 해놨으니 경찰들이 함부로 막지는 못할 것”이라며 참여를 호소했다.
안 팀장은 이번 촛불이 지난 2008년과 똑같다고 했다. “조직화가 아닌 국민들이 스스로 나서서 만들어나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천 명이 모일 수도 있고 만 명이 모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안 팀장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몇 명이 오든 신경 안 쓴다”며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목소리를 직접 낸 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야당에게도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당부했다. 그는 “2008년 당시 야당은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 다만 수입위생조건에 ‘수입중단’을 할 수 있게 하는 부칙을 만들어 놓았다. 그때 만들어놓은 것을 정부가 잘 지키게 해야 한다. 안 그러면 너무 굴욕적인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안 팀장은 이번 촛불을 통해 ‘긍정적인 메시지’를 남기고 싶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 들어서 나날이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있다. 한국은 파괴되지만 이명박 정부 때문에 오히려 민주주의가 제고되고 있다. 참여민주주의가 가장 발달한 국가가 됐으면 한다. 이번에도 다시 한 번 시민들이 저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믿는다.”
한편 ‘미국 광우병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는 2일 오후 7시 청계광장에서 개최한다.
최지현 기자 cjh@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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