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19일 토요일

사상초유 언론 파업 사태, 새누리-박근혜 즐기나?


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5-19일자 기사 '사상초유 언론 파업 사태, 새누리-박근혜 즐기나?'를 퍼왔습니다.
박정희 언론탄압 재부활?…민주 연일 “해결하라”-세계도 주목

“새누리당은 정녕 언론장악의 공범이 되려 하는가.”

지난 15일 새누리당의 전당대회가 열리는 경기도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 약 1000여명의 언론인들이 모여들었다. ‘공정방송 회복’과 ‘언론 파업’ 해결에 여당이 적극 나서 줄 것을 촉구하기 위해 전당대회장을 찾은 MBC, KBS, YTN 등 언론노조 산하 조합원들이었다. 

(프레시안)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이날 “새누리당은 정녕 언론장악의 공범이 되려 하는가”라며 “새누리당이 이명박 정권과는 다른 민주적인 정권임을 국민에게 확신시키고 싶다면 국민적 중대사인 언론 파업의 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이 이명박 정권과 함께 언론장악의 공범이 되고자 한다면 우리는 새누리당을 외양만 바꾼 한나라당으로 규정하고 국민과 함께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난 15일 새누리당 전당대회장 인근에서 시위중인 언론노조 조합원들 ⓒ 언론노조 공식트위터(@mediaworker)

이들이 새누리당 전당대회장까지 나와 ‘김재철 OUT’, ‘김인규 OUT’, ‘배석규 OUT’ 등의 피켓을 들고 이같은 목소리를 낼 수 밖에 없었던 것은 MBC, KBS 등 언론사 파업이 길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새누리당이 이 사태를 수습하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고있다는 판단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공영방송사들의 파업은 장기화 수순을 밟은 지 오래다. MBC 노조 총파업은 100일을 훌쩍 넘겼다. 뒤이어 시작된 KBS 새노조의 파업도 80일을 향해 가고 있다. 특히, 김재철 MBC 사장의 경우, 노조에 의해 갖가지 비리 의혹들이 제기되고 있다. 정영하 MBC 노조위원장은 18일 기자회견을 통해 “다음주 월요일 김재철 사장의 결정적인 비리 고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러나 사측은 ‘버티기’는 물론이거니와 노조원들에 대한 법적 대응으로 맞서고 있다. 이쯤되면 자체적 해결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국민들에게 즐거움과 정보를 선사해야 할 방송들이 정상화 되고 노조원들이 일터로 복귀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적극적인 해결노력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한구 “많은 언론사들의 파업은 불법 파업 아닌가”

하지만 여당인 새누리당은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한구 신임 원내대표는 지난 1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언론사 파업 문제를 (야당과) 같이 해결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언론사 파업 문제는 조금 복잡한 면이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원내대표는 “많은 언론사들의 파업은 불법 파업이지 않느냐. 그리고 정치파업의 성격도 강하다는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에 그것 자체는 동조를 못한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현 언론사 파업 사태에 대한 새누리당의 인식을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평가다. 

이날 이 원내대표는 박지원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박 원내대표가 “방송언론의 총체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김재철 사장의 퇴진문제를 거론하자 “MBC 문제에 대해 약간의 시각차이가 있다”며 “정치파업이라고 지적되는 부분도 있기 때문에 그것을 잘 감안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말해 온도차를 보였다. 

이 원내대표의 발언에서 볼 수 있듯, 새누리당은 지금껏 이 문제에 대한 별다른 제스처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재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언론사 파업으로 인해 손해볼 것은 없다는 시각을 가질 만한 상황이다. KBS와 MBC의 ‘논조’가 정부, 여당에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MBC가 지난 8일 방송된 ‘100분 토론’을 새누리당 대표경선 토론으로 방송한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새누리당의 당권경쟁이 큰 주목을 받지 않는 상황에서 방송사가 여당의 전당대회 흥행을 위해 도움을 준 셈이다. 

지난 8일 MBC 백분토론을 통해 방송된 새누리당 대표경선 토론 ⓒ MBC 방송화면 캡쳐

언론사 파업이 지금까지 큰 정치적 부담을 주지 않고 있다는 점도 새누리당의 미온적 태도에 한 몫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 정권과의 선긋기에 나선 새누리당의 전략이 어느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의미도 된다. 

(기자협회보)의 보도에 따르면 박주민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은 지난 16일 열린 ‘이명박 정부의 언론장악과 언론파업’ 토론회에서 “유사 이래 지금과 같은 장기파업, 연대파업은 없었지만 시민들은 이 사실에 대해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며 “분노하는 사람도 많지 않고 분노하더라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깊이 인지하지는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밝혔다.

박 집행위원은 “시민의 호응이 없기에 노조의 장기간 투쟁이 소기의 성과를 얻지 못하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며 “파업이 가진 의미, 공영방송의 사회적 기능, 정권장악이 불러오는 위험성 등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들과 소통하는 노력이 더욱 필요한 때”라고 지적했다. 

새누리, ‘언론사 파업 모르쇠’ 언제까지 이어갈까

하지만 새누리당이 방송사들의 파업을 마냥 외면할 수만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현 정권과 거리를 둔다고 해서 새누리당이 지난 4년간 국정운영에 참여해온 여당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기 때문이다. 

방송사 파업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야당의 요구도 거세다.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8일 MBC 파업 100일을 맞아 “19대 국회에서 언론사 파업 문제 해결을 제1과제로 다루겠다”고 약속했다. 

민주당은 연일 방송사 파업문제를 주요 해결과제로 언급하면서 김재철 MBC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최근 대변인단의 브리핑, 논평과 비상대책위 회의 모두발언에서 이 문제가 거론되지 않는 날은 거의 없을 정도다. 박지원 비대위원장이 이한구 원내대표와의 첫 회동에서 이를 언급한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바라볼 수 있다. 

양보현 부대변인은 지난 11일 논평에서 “MBC파업이 100일을 넘는 등 공정방송 실현과 낙하산 사장 퇴임을 요구하는 방송·언론인의 파업이 장기화되고 있는데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은 침묵 중”이라며 “새누리당 역시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고 압박했다. 민주당의 이같은 목소리는 19대 국회가 개원하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언론사의 장기파업은 국제적으로도 주목의 대상이 되고있다. (뉴시스)의 18일 보도에 따르면 국제기자연맹은 이날 성명을 통해 파업에 나선 언론사 노조에 대한 지지의사를 나타내며 “한국 정부가 한국 언론인의 권리와 이익,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방향으로 오랫동안 지속된 언론파업 사태 해결을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아울러 대선이 7개월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방송사 파업문제가 계속 장기화 국면을 이어간다면 새누리당으로서도 정치적인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현재 정치권의 가장 ‘뜨거운 감자’인 통합진보당 사태가 해결 국면을 맞이한다면 언론사 파업문제는 단번에 가장 큰 이슈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예상도 나온다. 

새누리당에서도 조금씩 태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미디어스)의 18일 보도에 의하면 황우여 신임 대표는 지난 15일 전당대회가 끝난 후 “새로운 국회가 열리면 아마 가장 우선적으로 언론 문제에 대해서 다루어야 한다”고 밝혔다. 

황 대표는 “많은 문제점이 정리됐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도 “언론계와 함께 이 문제에 대해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어쨌든 국회 차원에서의 논의는 필요하다는 인식은 갖고 있는 셈이다. 

한편, (미디어스)는 “현재 방송가에서는 ‘청와대를 비롯한 여권에서 조만간 김재철 사장의 거취를 결정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파다하다. 청와대 쪽에서는 이미 김 사장에게 ‘자진 사퇴’를 권고했고 김 사장이 이에 사퇴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언론계 내부에서 돌고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과연 새누리당이 향후 언론사 파업문제 해결에 어느정도의 의지를 보여줄지 지켜볼 일이다.

문용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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