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22일 화요일

수공, 친수구역 개발 용역 중단… 4대강 ‘8조 빚’ 국민이 떠안나


이글은 경향신문 2012-05-21일자 기사 '수공, 친수구역 개발 용역 중단… 4대강 ‘8조 빚’ 국민이 떠안나'를 퍼왔습니다.
ㆍ경영난 심화에 포기… 정부가 사업비 분산 위해 끌어들여

한국수자원공사(수공)가 4대강 친수구역 개발을 위한 연구 용역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친수구역 사업은 정부가 8조원에 이르는 수공의 4대강 사업비를 보전해주기 위한 목적으로 마련한 국책사업이다. 그러나 연구 용역이 중단되면서 사업 자체가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커져 수공의 재정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사업에 착수했다 더 큰 빚을 지게 될 것을 우려한 조치로 보인다.

수공은 지난해 6월부터 수자원 개발 전문 업체 2곳을 통해 친수구역 사업 ‘타당성 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을 진행해왔지만 지난달 3일 전면중단시켰다고 21일 밝혔다. 

수공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를 비롯해 여러 가지 측면에서 보다 신중한 검토를 거쳐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일단 용역을 중지시켰다”고 말했다.

이 연구 용역은 57억원의 사업비가 책정됐으며, 수공은 후보지 2곳의 사업성을 검토한 연구 용역 결과를 토대로 1~2곳의 친수구역 사업지구 지정을 국토해양부에 요청할 예정이었다. 이후 국토부는 환경성 검토와 친수구역조성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친수구역을 지정하게 된다. 하지만 연구용역은 재개 예정 시점조차 명시하지 않은 채 무기한 중단됐다. 

친수구역은 4대강 등 국가하천 주변에 주거와 상업, 산업, 관광, 레저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개발을 통한 이익으로 수공이 4대강 사업에 투자한 8조원의 사업비를 보전한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었다. 

국토부는 당초 지난해 말까지 수공의 신청을 받아 친수구역 시범지역을 선정하겠다고 밝혔으나 올해 상반기로 발표 시기를 늦췄다. 하지만 수공이 연구 용역을 중단함에 따라 선정 시기조차 가늠할 수 없게 됐고, 사업비를 부담한 수공의 재정 부담이 크게 늘어나게 됐다.

수공은 4대강 사업비 8조원을 채권 발행으로 조달하면서 2007년 16%(1조5755억원)이던 부채비율이 지난해 6월 말 102%(10조8862억원)로 크게 늘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다시 막대한 자금 투자에 나섰다 실패할 경우 심각한 경영난에 빠질 가능성을 우려한 것이다. 지난해 7월 국회 예산정책처는 ‘2010 회계연도 공공기관 결산 평가’를 통해 “수공이 2022년까지 매년 1조원 이상을 시화지구 분양 단지 사업에 투자하고, 금융부채 원리금을 매년 1조원 이상 상환해야 하므로 4대강 사업비 회수를 위한 추가 투자 여력이 낮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4대강 사업비 회수가 되지 않을 경우 그 부담이 국민에게 돌아온다. 정부가 수공의 채권 이자를 예산으로 충당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 이자만도 2010년 700억원, 지난해 2550억원이 지출됐으며 올해는 3558억원의 예산이 책정돼 있다. 내년 이후로도 올해와 비슷한 수준의 예산이 매년 투입돼야 한다.

수공이 4대강 사업의 ‘수렁’에 빠진 것은 천문학적인 사업비 부담을 분산해 반대 여론을 무마하려는 정부의 의도 때문이었다. 2009년 6월 국토부가 4대강 사업 참여를 요구하자 당시 수공은 ‘투자비 회수 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결국 같은 해 9월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재원 조달에 따른 금융 비용 지원’과 ‘주변 지역 개발 투자비 회수’ 등을 조건으로 붙여 참여가 확정됐다.

홍헌호 시민경제사회연구소 연구위원은 “수공 입장에서는 사업성을 철저히 따져야 하는데 지금 같은 부동산 시장 침체기에서는 친수구역 사업에 뛰어들어 성공할 가능성이 없다”면서 “친수구역 사업은 유야무야될 가능성이 크고, 수공이 진 8조원의 빚은 국민이 부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철응 기자 her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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