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8일 화요일

저축은행 부실키운 경제관료 책임은? 추가 부실은?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5-08일자 기사 '저축은행 부실키운 경제관료 책임은? 추가 부실은?'을 퍼왔습니다.
영업정지 저축은행 20개 달해, 피해자만 10만명 육박..PF추가부실 시한폭탄도


 ⓒ뉴시스 8일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김석동 금융위원장.

금융감독당국이 지난 6일 솔로몬.한국.미래.한주 등 4개 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조치를 내린 뒤 이들 저축은행의 대주주들의 불법대출, 비자금 조성, 도피 행각이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다. 그러나 그사이 정작 부실 저축은행의 감독 책임을 방기한 정부와 경제.금융 관료들에 대한 책임 추궁은 이번에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또 저축은행의 추가 부실 우려도 여전하다. 

지난해 1월 삼화저축은행을 시작으로 3월, 5월, 그리고 9월 7개 저축은행까지 지난해 영업정지 조치를 받은 저축은행은 16개에 달한다. 이번에 영업정지 된 저축은행까지 합하면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총 20개의 저축은행이 영업정지 조치를 받았다. 

이들 저축은행에 5천만원 이상 예금자와 후순위채 투자자는 줄잡아 10만여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1월 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 이후 안이한 관리.감독으로 추가 부실이 드러나자 지난해 4월 금감원 간부 절반 이상을 대거 교체하고 로비를 받은 금감원 고위 간부들이 줄줄이 구속되는 수모를 당했지만 이후에도 금융기관 감사 추천권 폐지, 재산등록 대상 범위를 확대하는 등 감독 강화 보다는 '매맞는 시늉'을 하기에 바빴다. 

지난해 5월 출범했던 민관 합동 '금융감독 혁신 태스크포스'(TF)는 청와대와 모피아 경제관료들이 좌지우지해 민간 전문가들이 대거 사퇴하면서 결국 아무런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잇따른 부실에도 금융감독당국 고위 인사들은 막무가내다. 

이명박 정부 들어 지난 2010년 말 저축은행 부실 문제가 본격 거론되자 진동수 당시 금융위원장은 "저축은행의 경우 태생적으로나 정치적으로 여러가지 문제가 있어 금융당국의 집중 감독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대주주의 증자만을 요구하면서 발을 뺐다. PF부실을 중심으로 한 저축은행 부실이 드러날 경우 정치적 파장과 부동산 경기 침체를 우려했기 때문이었다.


ⓒ뉴시스 지난해 4월 20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저축은행 부실화 원인규명 및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전.현직 경제 관료들. 왼쪽 위부터 김석동 금융위원장, 진동수 전 금융위원장,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 진념 전 재정경제부장관, 이헌재 전 재정경제부장관, 김종창전 금융감독원장
감독 실패 논란으로 지난해 4월과 8월 열린 국회 저축은행 청문회에서는 애초 이명박 정부가 정책기능과 감독 기능이 합쳐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체제를 만든 데 대한 비판이 이어졌지만 대책은 나오지 않았다. 정책실패에 대한 국회의 추궁과 법적책임을 우려한 금융당국은 근본적인 해법인 공적자금 투입을 꺼리면서 부실 저축은행을 시중은행들이 인수하는 '땜질식 처방'으로 대신했다. 

영업정지 사태를 불러온 저축은행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처리도 문제를 불러온 관료들에 대한 책임을 묻는 대신 떠넘기기로 정리됐다. 건설사의 PF대출 부실을 민간은행에 떠넘겨 부실채권을 사들이는 민간 '배드뱅크'를 만들어 금융권이 1조원 가량을 출자하기로 했고, 영업정지된 부실 저축은행들은 신한.KB.하나.우리 등 4대 금융지주사가 인수케 했다. 부실은 감추고, 책임은 아무도 지지 않게 된 것.

지난해 4월 감독실패 책임을 묻는 국회 청문회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이헌재.윤증현.진념 등 전직 경제관료들이 모두 출석했지만 지난 10여년 간 저축은행 여신한도 확대, 상호 변경 등 저축은행에 대한 규제완화로 부실을 방치한 경제관료들은 책임을 인정하지 않았다. 

지난해 1월 취임해 총대를 맨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해 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 이후 '상반기 더 이상의 추가 영업정지는 없다'고 말했으나 지난해 내내 한두달 간격으로 영업정지 저축은행이 속출했다. 지난해 2월 부산.대전저축은행에 영업정지 조치가 내려진 뒤에도 같은 김석동 위원장은 같은 말을 했지만 김 위원장의 발언 이틀만에 금융당국은 부산2.중앙부산.전주.보해저축은행 등 4곳에 대해 추가로 영업정지 조치를 내렸다. 

당시 부실을 키워 온 데다 이제는 거짓말까지 하는 정부를 믿지 못한 예금자들이 부산지역 저축은행에 몰려가 예금인출을 요구하자 김석동 위원장은 부산을 찾아 2천만원을 예금하는 '쇼'(5천만원 이하는 예금보험공사에서 지급보증)를 하기도 했다. 이와중에 김 위원장은 "예금자들이 과도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적기시정 조치가 유예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돈을 찾으러 온다는 것은 경제적 인식이 안돼 있는 것 아니냐"고 정부를 믿지 못하는 예금자들을 성토하는 적반하장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9월 7개 저축은행 영업정지 뒤에도 김석동 위원장은 이번에 영업정지 조치 된 저축은행들에 대해 "자구계획의 현실성 등을 충분히 검토해 내린 결정인 만큼 영업정지로 이어질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장담해 왔다. 

그러나 올해 초 들어서도 이들 저축은행의 영업정지 가능성이 높아지자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 1월 26일 '총선을 앞두고 추가 영업정지에 정치적 부담을 느끼지 않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내 성격 잘 알지 않느냐. 그런 것 전혀 없다"고 말해 말을 뒤집더니 총선 이후로 영업정지 조치를 미뤘다. 그사이에 예금한 국민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 김 위원장은 6일 영업정지 조치 발표 직후 언론에 "내 별명이 '작업반장'인데 이제 저축은행과 관련해서는 이 별명은 쓸 일이 없을 것"이라며 추가 대규모 영업정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7일 성명을 통해 "국회와 감사원이 나서서 그동안 부실을 은폐하고 감독실패의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했던 금융감독 담당자들의 책임을 추궁하고, 금융당국이 공적자금 투입 등 정공법을 통해 저축은행을 구조조정하고 실효성 있는 피해자 구제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여연대 한국자산관리공사가 지난 2008년부터 매입한 저축은행의 부실PF대출 현황

한편 저축은행의 영업정지가 이번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저축은행 부실의 원인인 PF대출 폭탄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의 '저축은행별 캠코 매각 PF대출 충당금 적립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말 기준으로 저축은행 41곳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에 매각한 부실 PF대출채권 매각원금 총액은 4조 8054억 원에 이르는데 이들이 적립한 대손충당금은 총액의 14%인 7044억 원에 불과하다. 이들이 2013년 말부터 사후 정산기간이 도래해 다시 부실 PF를 매입해야 하는데 모자란 4조원을 맞추지 못하면 추가 영업정지 상태에 빠질 수밖에 없다. 

캠코는 저축은행이 투자했다가 사업이 좌초해 부실 채권이 된 전국 484개 건설 사업장의 총 7조3863억원어치 PF 대출 채권을 2008년부터 4차례에 걸쳐 사들였다. 이중 캠코가 지난 3월까지 매각한 부실채권은 127개 사업장(26%), 1조 5677억원(21%)에 불과하다.

조태근 기자 taegun@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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