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2-05-06일자 사설 '[사설]저축은행 부실 정리 ‘마무리됐다’ 말할 수 있나'를 퍼왔습니다.
금융위원회가 어제 솔로몬·미래·한국·한주 등 4개 저축은행을 부실 금융기관으로 지정하고 6개월간 영업정지를 내렸다. 솔로몬저축은행은 부채가 자산을 초과했고, 나머지 3곳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에도 못미쳤다. 지난해 상반기 8개 저축은행, 하반기에 7개 저축은행을 영업정지시킨 데 이은 부실 저축은행에 대한 3차 구조조정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9월 85개 저축은행에 대한 일괄 경영진단 결과를 토대로 13개 저축은행에서 경영정상화 계획을 받았다. 이 중 7개 저축은행은 영업정지시키고, 나머지 6개 저축은행은 자구계획을 인정해 자체 정상화를 추진토록 한 바 있다. 이 6개 저축은행 가운데 4개가 이번에 퇴출 대상이 된 것이다. 당시 금융위는 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1% 미만이면서 자본잠식된 경우만 영업정지시킴으로써 6개 저축은행을 살려줬다. 정치적 부담을 고려해 부실 저축은행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고 넘어간다는 비판이 많았다. 시간 벌어주기에 불과하므로 6개월~1년 뒤 영업정지 조치가 또 나올 것이라는 지적도 있었다. 결국 금융위가 독자 정상화 가능성을 들어 연명시킨 6개 저축은행 가운데 4개가 반년 만에 문을 닫게 돼 금융위 판단은 신뢰하기 어렵게 됐다.
금융위는 이번 영업정지로 일괄 경영진단에 의한 구조조정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앞으로는 정례적인 검사를 통해 저축은행을 상시적으로 구조조정하는 체제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저축은행 부실 정리가 끝났다는 선언인 셈이다. 하지만 저축은행 부실이 말끔히 정리돼 앞으로 저축은행에 안심하고 돈을 맡겨도 되겠다는 믿음이 생기지 않는다. 정례적인 검사를 통해 저축은행의 건전성을 평가하고 부실 저축은행을 가려내겠다는 다짐도 믿음이 안 가기는 마찬가지다.
무엇보다도 금융위가 파장 최소화에 신경 쓴 나머지 과도하게 느슨한 잣대로 구조조정을 추진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퇴출 대상을 줄이기 위해 부실 저축은행을 근본적으로 정리하지 않고 공적자금으로 떠받치고 시간 벌어주는 식의 정책은 지금까지 성공하지 못했다. 시간이 지나면 결국 부실이 커지고 문을 닫게 돼 혈세만 낭비하는 꼴이 됐다. 검찰의 부실 저축은행 수사에서 드러난 금융감독원과 저축은행의 유착관계는 일상적인 감독·검사 활동을 통해 저축은행을 건전한 금융기관으로 만들겠다는 다짐을 무색하게 한다. 저축은행 부실이 반복되는 가장 큰 이유는 금융당국의 관리·감독 부실에 있다. 금융당국이 환골탈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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