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205-12일자 기사 '‘승려 도박’ 수습책 없는 조계종'을 퍼왔습니다.
ㆍ검찰 ‘승려 도박’ 수사… 총무원장 참회 불구 파문 확산
검찰이 대한불교 조계종 승려들의 도박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고발장을 접수한 서울중앙지검은 11일 이번 사건을 형사4부(허철호 부장검사)에 배당했다. 당초 경찰로 내려보내 수사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도박 파문이 커지면서 직접 수사키로 했다.
검찰은 고발 내용을 검토한 뒤, 이르면 다음주 초 성호 스님을 불러 고발인 조사를 하고 도박판을 벌인 승려들도 차례로 불러 경위 등을 파악할 방침이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이날 종단 소속 승려들의 도박사건에 대해 “부처님 앞에 엎드려 참회한다”며 참회문을 발표했다. 종단 최고행정책임자인 총무원장이 승려의 불미스러운 사건과 관련해 참회문을 발표하는 것은 조계사 폭력 사태가 난 1994년 이후 18년 만이다.
자승 스님은 ‘국민과 불자 여러분께 참회드립니다’라는 성명을 통해 지난달 23일 전남 장성에서 발생한 승려 도박사건에 대해 종단 차원에서 철저히 조사하고 관련자를 엄벌하겠다고 말했다. 자승 스님은 “세간의 욕망에 더욱 초연하여 인천(人天·중생)의 스승이 돼야 할 수행자들이 최근 입에 올리기도 부끄러운 행위를 함으로써 불교를 아끼는 국민과 불자들에게 심려와 허탈감을 드린 것에 대해 깊이 참회한다”고 말했다. 자승 스님은 오는 15일 오전 8시부터 100일동안 매일 108배 참회 정진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조계종 관계자는 “자승 총무원장이 참회문을 발표한 것은 이번 사태를 매우 엄중하게 판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이번 사안을 계기로 승가공동체 회복과 종단 쇄신을 위해 주요 지도자들의 연속 간담회 등을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계종은 총무원 부·실장 스님의 일괄 사퇴, 진제 종정 스님의 사과에 이어 자승 총무원장이 참회문을 발표하면서 종단이 총력체제로 도박사건 진화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이번 도박사건은 몰래카메라 영상이 공개되면서 알려졌듯이 승려사회 계파 간 갈등에서 빚어진 것으로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조계종 고위 승려들이 관련됐다는 점에서 우발적인 사건이 아니라 구조적 문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참회문 발표와 같은 미봉책보다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날 불교계 안팎에서는 수행에 힘써야 할 스님들이 밤샘 도박한 데 대해 충격을 감추지 못하며 관련자 처벌뿐 아니라 제2, 제3의 유사 사건을 막기 위한 종합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황경상·조미덥 기자 yellowpi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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