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4일 금요일

우리은행이 이정배에 파이시티 사업 포기 종용 녹취록 입수


이글은 경향신문 2012-05-04일자 기사 '우리은행이 이정배에 파이시티 사업 포기 종용 녹취록 입수'를 퍼왔습니다.
ㆍ우리은행 “200억에 사업 넘기라 했지 않았느냐”
 ㆍ이정배 “얘기하기 전에 넘겨야지”

우리은행이 이정배 전 파이시티 대표(55·사진)에게 서울 양재동 복합물류단지 사업 포기 대가로 200억원을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3일 경향신문은 이 전 대표와 우리은행 관계자가 나눈 대화 녹취록을 입수했다. 녹취록에는 지난해 8월11일 서울 신길동 해군회관 대회의실 앞 복도에서 이 전 대표와 우리은행 고모 지역회생부장이 만나 나눈 대화내용이 녹음돼 있다.

이 전 대표는 고 부장에게 “형님이 그때 ‘200억원을 줄 테니까 사업권을 다 (우리은행에) 넘기고, 만약 당신이 여기에 동의 안 하면 파산을 통해 사업권을 빼앗아 포스코와 사업을 하겠다. 최후통첩이다. 하루 안에 결정을 내려라’고 말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이에 고 부장은 “그게 협박이 되느냐”고 대답해 200억원을 제안한 사실을 부인하지 않았다.

▲ 이정배 전 대표“200억원 제안은 우리은행 회장의 직접 지시라 들었다”
▲ 우리은행 고모 부장“시공사 능력 내 제안… 우리는 한 푼 안 낸다, 조용히 물러나야…” 

고 부장은 “자기 능력 없으면 얼마 달라 그러고서 물러나는 시행사들 있더만…”이라며 “사업장 포기 각서를 낸 사람이 당연히 드롭이 돼가지고 디폴트가 됐으면 얘기하기 전에 넘겨야지”라고 이 전 대표에게 말했다.

이 전 대표가 말한 ‘그때’는 2010년 7월2일이다. 이 전 대표는 당시 우리은행 본사 옆 렉스호텔에서 고 부장이 자신을 불러 “외국 계좌를 알려주면 200억원을 넣어 주겠다”며 이 같은 제안을 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 측은 이 전 대표에게 “사업권을 포기하고 200억원을 줄 테니 가족하고 외국에 나가 편히 살아라.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이 전 대표는 “우리은행과 포스코가 서로 짜고 인허가 작업이 모두 끝난 파이시티 사업권을 뺏기 위해 공작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 전 대표가 이 같은 제안을 거부하자 우리은행은 한 달 뒤인 8월6일 법원에 파이시티의 파산신청을 냈다.

당시 이 전 대표는 고 부장과 나눈 대화내용을 녹음하지 않았다가 1년 뒤 고 부장을 다시 만나 당시 우리은행이 사업을 포기하도록 종용한 사실을 확인하는 대화내용을 녹취했다.

녹취록에는 우리은행이 이 전 대표에게 주겠다고 한 200억원의 출처에 대해서도 나와 있다.

이 전 대표가 “200억원 제안은 우리은행 회장님이 직접 지시했다고 들었다”고 하자, 고 부장은 “(시공사인) 성우종합건설과 대우자동차판매가 지불할 능력 범위 내에서 그런 제안을 한 것”이라며 “우리은행에서 1원 한 푼, 근거도 없이 돈 나갈 일이 어딨나”라고 말했다. 이 말을 들은 이 전 대표가 “김호일 부회장(성우종합건설)이 그런 사실 없다고 하더라”고 재차 묻자, 고 부장은 “우리은행에서 어떻게 주나”라며 이 전 대표의 주장을 부인했다. 녹취록에서 고 부장은 대화 도중 한숨을 쉰 뒤 “조용히 물러나면 안되겠나”라며 이 전 대표에게 파이시티 사업에서 완전히 손을 떼라고 재차 요구했다.

이 전 대표는 현재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에 녹취록을 증거물로 제출했다.

정희완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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