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뉴스페이스 2012-05-09일자 기사 '‘신난’ 보수매체 이참에 ‘색깔론’ 융단폭격…본질 호도'를 퍼왔습니다.
“민주주의 얘기하는데 추잡 마녀사냥…국민 분노 제대로 짚어라”
보수언론들과 새누리당이 ‘통합진보당 사태’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눈에 ‘빨간렌즈 안경’을 덧씌우는 듯한 분위기다. 이번 사태가 경선과정에서의 문제점, 그리고 당내 계파간 갈등, 절차상의 문제 등으로 인해 야기된 사태임에도 보수진영은 ‘비장의 무기’인 ‘색깔론’을 꺼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를 전하는 보수매체들의 기사에서는 ‘종북’, ‘주사파’, ‘북한’과 같은 단어들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물론,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당내 일부 세력의 ‘비진보적’ 태도는 여론의 비판을 어느정도는 감수해야 할 상황이지만 ‘색깔론’을 근거로 한 공격은 자칫 국민들이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데 있어서 혼선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한겨레)는 9일 사설을 통해 “통합진보당 사태 와중에 일부 보수언론들이 몇몇 인사들의 과거 행적을 들춰내 마녀사냥식 사상검증을 벌이는 것은 꼴불견”이라며 “지금 민주주의 절차를 얘기하고 있는 것이지 사상을 얘기하고 있는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파워 트위터리안인 허재현 (한겨레) 기자(@welovehani)는 “조중동은 통합진보당 안에 주사파가 있다며 연일 맹공입니다. 언론이라면 솔직해집시다”라며 “국민이 화내는 게 주사파의 철학입니까. 당권파의 패권주의입니까”라고 따져 물었다.
트위터 아이디 ‘zoc**’는 “나도 ‘반북좌파’를 자인하지만, NL 자체가 비난의 이유가 되어선 곤란하다. 통진당 문제에 대해 집중할 것은 ‘민주적 절차의 치명적 훼손’ 그 자체다. 그 훼손의 원인이 NL 노선이냐 아니냐는 그 이후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본격적 ‘종북 의혹’ 제기한 보수 매체들…진보 “색깔공세를 즉각 중단하라”
(조선일보)는 8일자 신문 4면에 실린 기사에서 “통합진보당 안팎에서는 ‘이 당선자 뒤에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실세가 존재한다’는 말이 나온다”며 “야권 관계자는 ‘이 당선자가 총선에 나섰다는 것은 공개의 장으로 이석기를 내보내기로 했다는 의미’라며 ‘이를 결정한 배후 조직이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경기동부의 1세대 지도자로는 이용대 전 민노당 정책위의장, 정형주 전 민노당 경기도당 위원장 등이 꼽힌다. 이 전 의장은 이른바 ‘일심회’ 사건 판결문에도 여러차례 등장한다”며 “주범 장민호 씨는 2005년 북한에 보낸 통지문에서 ‘당 정책위를 완전히 장악하도록 하여야겠습니다’라며 ‘정책위원장으로는 경기동부의 이용대를 내세우고...’라고 했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5면을 통해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자들의 과거 행적에 대해 보도하기도 했다.
이 신문은 비례대표 18번인 강종헌 후보자에 대해 “1975년 서울대 의대에 유학 와 있는 동안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에 연루돼 사형을 선고받은 뒤 13년을 복역하고 석방됐다”며 “그는 대법원이 반국가단체로 판명한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한통련) 조국통일위원장을 지냈고, 역시 이적단체로 분류되는 범민련 해외본부 사무처장을 지냈다”고 설명했다.
5번 김제남 당선자에 대해서는 “2006년 민주노동당 간첩단 사건인 ‘일심회’의 핵심 포섭대상으로 이들을 적극 지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는 설명을 달았다. 15번 황선 후보자에 대해서는 “범청학련 남측본부 대변인 출신”이라며 “이 단체는 김정일을 가리켜 ‘7000만을 재결합할 민족지도자’, ‘구국의 영웅’ 등으로 불렀던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또한, 황 후보자가 평양에서 둘째 아이를 낳은 것과 관련해서도 “2005년 방북해 조선노동당 창건 60주년인 10월 10일 평양에서 제왕절개 수술로 둘째딸을 출산해 ‘원정출산’ 논란을 빚기도 했다”고 전했다.
(세계일보)도 9일자 신문을 통해 “총선 비례대표 경선 부정 파문에 휩싸인 통합진보당의 비례대표 상당수가 수상한 전력과 전과를 지닌 것으로 드러나 뒷말을 낳고 있다. 중앙선관위에 등록한 비례대표 후보 20명 중 국가보안법 또는 시국사건 관련 전과자만 11명에 달한다”며 (조선일보)와 비슷한 논조의 기사를 내보냈다.
이에 대해 이지안 통합진보당 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근거가 없거나 별개의 사안을 끌고 와서 색깔론으로 매도하는 것은, 이번 ‘비례대표 파문’을 이용한 ‘통합진보당 죽이기 음모’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김제남 당선자가 2006년 간첩단 일심회 사건 때 핵심포섭 대상으로 이들을 적극 지원했다는 보도는 사실 무근”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김제남 당선자가 2006년 간첩단 일심회 사건 때 핵심포섭대상으로 이들을 적극 지원했다는 보도는 사실무근”이라며 “황선 후보의 ‘평양 원정출산’은 합법적으로 통일부 허락을 받아 방북했을 때 일어났던 일로 색깔론으로 매도될 일이 아니”라고 덧붙였다.
이 부대변인은 “강종헌 후보의 1975년 ‘재일동포 유학생 간첩단 사건’ 연루 의혹은 유신정권 치하에서 수없이 날조됐던 간첩단 조작사건 가운데 하나”라며 “보수언론은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후보들에게 퍼붓는 무차별적인 색깔공세를 즉각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동아일보)는 9일자 1면을 통해 “정보당국은 현재 민족민주혁명당(민혁당) 조직이 재건된 것으로 보고 민혁당 세력의 핵심인 하영옥 씨의 행방을 찾고 있는 것으로 8일 알려졌다”며 “당국은 민혁당 경기남부위원장 출신의 이석기 통진당 비례대표 당선자도 민혁당 조직 재건에 가담했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추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민혁당에 대해 “북한에서 직접 지령을 받은 종북 지하당”이라며 “서울대 법대생이던 김영환 씨가 1991년 북한 잠수정을 타고 밀입북해 김일성 주석을 만나고 돌아온 후 1992년 위원장을 맡아 창당했다. 북한 현실에 회의를 품은 김 씨는 1997년 민혁당을 해체했지만 하영옥 씨 등은 반발해 민혁당 재건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보수언론, 당권파에 ‘더 버티라’고 주문하고 있는 셈”
이같은 ‘색깔론 제기’와 관련, (미디어오늘)은 지난 7일 “이들(보수언론)은 당권파가 국민 여론의 압박으로 ‘정리’되길 바라지도 않고 그렇게 될 거라고 믿지도 않는다. 공세를 강화할수록 당권파는 더 강하게 뭉칠 것이라는 사실을 모르지 않는다”며 “특히 색깔론이라는 무기가 이들의 ‘상처’를 자극할 것이라는 것도 잘 안다. 이들 보수신문이 사태 해결을 위해 충고를 던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더 버티라’는 주문을 하고 있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미디어오늘)은 “‘더 버티라’는 주문 속에는 나름의 계산이 담겨 있다. 민주통합당과의 야권연대를 흔들고 대선까지 공세를 이어갈 수 있다면 보수신문 입장에선 더할 나위 없는 ‘호재’”라며 “‘진보당’이라는 약칭을 써가며 진보진영 전체를 싸잡아 위험세력으로 매도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아울러 “그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실정과 여권의 실책이 은폐되는 효과는 ‘덤’이다. 국가보안법에 기생해 나름의 권력과 지분을 확보해 온 또 다른 ‘괴물’이 실체를 드러내는 지점”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도 색깔론 제기에 나서고 있다.
전광삼 수석부대변인은 8일 논평을 통해 “통합진보당의 실체가 한꺼풀씩 드러나고 있다. 그 때마다 국민들은 경악을 넘어 모골이 송연함을 느끼고 있다. 하나에서 열까지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하는 대한민국 정당들과는 사뭇 다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전 부대변인은 “통합진보당 전국운영위원회에서 운영위원들이 보여준 표결방식은 대한민국 여느 정당들의 표결방식과는 큰 차이를 보였다”며 “대의원들은 자리에 앉은 채로 자신의 이름이 적힌 노란 명패를 들어보이는 것으로 의사를 표시했다. 조선로동당이나 중국공산당의 표결방식과 흡사하다. 그들의 정치적 지향점에 의구심을 제기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더 이상한 것”이리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이상일 대변인은 6일 논평에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부정경선은 북한에서나 찾아볼 수 있는 반민주적 행태”라며 “그걸 당권파가 인정하지 않으면 않을수록, 책임을 지지 않고 버티면 버틸수록 당권파의 본색은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 대변인은 “총선 때 통합진보당과 연대한 민주통합당은 ‘통합진보당이 잘못했다’는 원론적인 얘기만 하지 말고 통합진보당이 책임을 지기 위해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 민주통합당의 입장을 선명히 밝혀야 한다”며 민주당을 압박했다. ‘야권연대’를 뒤흔들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자아낼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민주당을 이끌고 있는 박지원 원내대표(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새누리당이 말로 색깔론을 제기하는 것은 구시대적 발상”이라며 “우리 당은 거기에 놀아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아울러 박 원내대표는 “통합진보당이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잘못한 것은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해야 된다”면서도 “야권연대는 반드시 해야한다. 통합진보당이 슬기롭게 (사태를) 잘 해결해 줄 것을 거듭 부탁한다”고 말해 ‘연대’의 유효함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용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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