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25일 금요일

“야권연대 위해 찍었더니…당권파 비대위원장 왜 맡나” 오병윤에 배지 달아준 광주, 화났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5-24일자 기사 '“야권연대 위해 찍었더니…당권파 비대위원장 왜 맡나” 오병윤에 배지 달아준 광주, 화났다'를 퍼왔습니다.

오병윤 국회의원 당선자(광주 서을)

진보당 사태 지켜보다 폭발
“혁신비대위 존중하라” 경고

오병윤 국회의원 당선자(55·사진·광주 서을)가 통합진보당 당권파 쪽의 당원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은 데 대해, 광주 서구 풍암동에 사는 박아무개(45·여)씨는 24일 “유권자들의 뜻을 저버린 행위”라고 비판했다. 오 당선자는 4·11 총선에서 민주통합당이 후보 공천을 아예 하지 않기로 합의한 덕분에 야권연대 단일후보로 뛰어 이정현 새누리당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했다.
통합진보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한 상황에서 당권파가 또다른 ‘당원비대위’를 구성하고 오 당선자가 그 위원장으로 활동하자, 광주 시민단체들이 강하게 경고하고 나섰다. 광주시민단체협의회와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은 지난 23일 광주 동구 광주와이더블유시에이(YWCA)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 당선자에게 ‘혁신비대위 권한을 존중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는 곧 ‘당원비대위 위원장을 그만두라’는 뜻이었다.
개혁·진보 가치를 공유하는 광주 시민사회단체들이 야권 정치인을 실명으로 비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정영일(53)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대표는 “지난 12일 통합진보당 폭력사태 이전부터 ‘시민단체들이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는데, 섣불리 나서면 ‘조·중·동’ 등의 수구 논리에 편승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는 지적에 유보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 등은 폭력사태 바로 전날 통합진보당 광주시당 공동대표 3명을 만나 이런 우려를 전달했다. 하지만 폭력사태가 현실화하자,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는 시민사회단체와 원로 인사들의 압력이 커졌다고 한다.
전남대 총학생회장,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 조직위원장 출신인 오 당선자는 2008~2010년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을 지냈지만, 총선 전 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 후보에게도 뒤질 정도로 지지세가 탄탄하지 못했다. 하지만 민주당 최종 경선 후보 2명은 이곳이 야권연대 지역으로 선정되자 결국 출마를 접었다. 유권자들도 “대의를 위해 어쩔 수 없지 않으냐”며 오 후보를 밀었다.
그런데도 오 당선자가 최근 당원비대위 위원장까지 맡자, 광주 시민사회의 여론이 폭발했다. 광주의 22개 시민단체가 참여하고 있는 광주시민단체협의회 등은 기자회견문에서 “당원비대위를 조직한 당권파의 모습은 특정 정파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몸부림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황정아(46)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대표는 “야권연대 후보여서 오 후보의 당선이 가능했는데, 오 당선인의 행동은 유권자들이 바라는 모습이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단체협의회는 이달 안에 청문회를 열 계획도 세웠다.
이에 대해 오 당선자는 “통합진보당 사태와 관련해 사전에 충분한 의사소통이 되지 않아서 빚어진 일”이라며 “시민단체와 지역구 유권자들을 만나 이번 사태의 전말과 경위를 설명드리고 이해를 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김보협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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