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5월 21일 월요일

“조계종 또다른 고위직 승려들 도박 더 있다” 의혹 제기


이글은 경향신문 2012-05-21일자 기사 '“조계종 또다른 고위직 승려들 도박 더 있다” 의혹 제기'를 퍼왔습니다.
ㆍ김영국 전 총무원장 종책특보 인터뷰

백양사 승려 도박 사건이 수습 국면에 접어들고 있지만 조계종의 또 다른 고위직 승려들이 도박을 했다는 의혹 제기가 잇따르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종책특보와 민주통합당 불교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김영국씨(54)는 지난 19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총무원장 선거가 있기 직전인 2009년 3월부터 10월까지 서울 삼성동의 한 호텔에서 조계종 고위직 승려들이 길게는 일주일 동안 도박판을 벌였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일부 스님들은 필리핀·마카오 등에 원정 도박을 다녀왔다고 주장했다. 김 전 특보는 “조계종 총무원은 도박 동영상 폭로가 벌어졌을 때 또 다른 고위직 승려들의 도박 문제까지 확대되는 것을 가장 두려워했다”며 “당시 호텔 도박판에 함께한 ㅇ스님이 양심선언을 하려 하자 회유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부처님 오신날 기념 행진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맨 앞줄 오른쪽 세번째)과 스님들이 부처님 오신날(5월28일)을 기념해 지난 19일 연등을 들고 서울 종로거리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 조계종 총무원 제공

그는 “새로 취임한 호법부장 서리 정념 스님이 임명 하루 전날인 지난 14일 조계종 총무원의 지시로 KTX를 타고 ㅇ스님이 있는 경산의 한 절로 찾아갔다”며 “ㅇ스님에게 중앙종회 의원직을 제안하고, 가까운 ㅎ스님을 재무부장에 임명시켜주는 한편 올해 한 교구본사 주지 선거에서도 뜻을 반영해 주겠다고 설득했지만 거부당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정념 스님과 ㅇ스님의 회동을 목격했던 한 스님 또한 “ㅇ스님이 자승 총무원장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취지로 장문의 편지를 써 정념 스님에게 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정념 스님은 20일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ㅇ스님과는 예전에 총무원에서 같이 근무해 잘 아는 사이로, 호법부장 임명을 통보받고 걱정도 돼 차도 마시고 신변 얘기도 할 겸해서 영천에 내려갔다”며 “스님과 한 시간쯤 얘기하고 난 뒤 올라올 때 쪽지를 줘 받아왔는데, 양심선언 같은 것은 아니었고 종단이 잘됐으면 하는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ㅇ스님은 “총무원 일이라면 아예 내려오지 말라고 했다”며 “아끼는 후배여서 어려운 시기에 난제를 잘 풀라고 말했고, 총무원장 주변에 바른 소리 하는 사람이 없으니까 그런 역할을 좀 하라는 얘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김영국씨와도 그런 얘기를 나눈 적이 없다”며 “할 말은 있지만 적절한 시기에 최근 해이해진 종단 기강에 대해 내 입장을 얘기하겠다는 것이지 폭로하고 음해하겠다는 것이 아니며, 지금 말하면 이해관계나 야심을 갖고 다투는 사람들 사이에서 휩쓸리니까 부처님오신날 지나서 한숨 돌리고 얘기하려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전 특보는 “총무원 부·실장 사퇴 후 주요 보직에 대해 14~15일 인사를 했으나 재무부장이 16일에 가장 늦게 새로 임명된 것도 이 같은 회유 작업에 시간을 쏟았기 때문”이라며 “도박 파문이 일어나기 전에도 승려들이 해외 원정 도박을 벌인 사건을 폭로하려던 한 스님을 회유하면서 경북의 한 사찰 주지 임명을 약속하고 그 전까지 한 달에 200만원을 주겠다고 약속해 서명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김 전 특보는 “조계종 승려가 1만3000명 가까이 되는데 이런 일을 벌이는 것은 100명도 안되는 고위급 승려들뿐”이라며 “종단 내에서는 다 알고 있는 공공연한 비밀임에도 그간 아무도 문제제기를 못했는데 이번 도박 동영상 파문이 벌어지면서 거론할 기회가 왔다”고 밝혔다.

황경상 기자 yellowpi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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