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당당뉴스 2011년 09월 07일 (수) 기사 '사라질 우리강 내성천'를 퍼왔습니다.
9월 첫 째 주말을 낙동강의 제 1 지류인 내성천과 함께하였습니다. 사대강 사업이 막바지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얼마 안 있으면 사대강사업으로 만든 댐과 열여섯 개 보 수문을 닫고 물을 곧 가둔다고 합니다. 이미 사대강은 준설작업을 통해 본래 그 강이 가지고 있던 모습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더구나 물을 가두게 되면 그나마 훼손되지 않은 강변의 둔치도 본 모습을 많이 잃어버리게 되겠지요.
낙동강이 준설되기 전 모습이 어땠는지 저는 잘 알지 못합니다. 저의 이런 무지가 개발이라는 탐욕으로 강을 이렇게 심하게 헤집어 놓아도 군소리 한 번 하지 못했나 봅니다. 아마 저의 이런 생각이 대다수 국민의 마음일 것입니다.
이렇게 무관심했던 강에 대한 속죄의 마음으로 이미 파손된 낙동강 본류의 모습을 찾아보지는 못할지라도 지류 하천을 통해 낙동강 본래의 모습이 어땠을까 회상해보고 수문을 닫아 강이 변하기 전에 이 강들을 내 몸과 마음에 담아 두고 싶었습니다. 이런 저의 마음이 저와 함께하였던 우리 아이들에게도 전달되었을까요? 콘크리트 둑방안에 갇혀있는 한강만 보아 왔던 아이들이 강의 모습이 이런 것이었구나 깨달았다고 합니다. 이것만으로도 이 번 답사는 성과가 있었다고 자평해 봅니다.
내성천은 탄산 약수로 유명한 봉화군 물야면의 오전약수에서 발원하여 봉화, 영주, 예천을 가로지른 후 삼강에서 낙동강과 합류한다고 합니다. 이번 답사에는 환경단체 회원들과 디딤돌 대안학교 학생들이 함께 하였습니다.
내성천의 중류인 이산리에 위치한 내성천교에서부터 하류로 약 4킬로미터를 강물을 따라 걸었습니다. 내성천의 모래와 물은 가까워 모래가 품고 있던 빛과 물비늘이 퉁겨내는 빛의 파편들이 음악이 되기도 하고 그림이 되기도 했습니다. 내성천의 모래와 물은 하나가 되어 서로 밀어주고 끌어주며 아래로 흘러 내렸습니다.
▲ 모래가 흐르는 강영천댐에 물이 채워지고 여기에도 물이 남실거리면 물을 따라 흐르던 모래도 그 흐름을 멈추겠지요. 모래와 물은 멀어지고 그 간격은 두터워져 더 이상 모래가 품었던 따뜻한 빛도 물과 함께 뒹굴던 모습도 보여주지 못하겠지요.
강 둔치에는 스스로 자라기도 하고 사람에 의해 심겨지기도 한 버들들이 잔바람에 물결처럼 넘실거리고 있었습니다. 버들은 잔뿌리가 많아 둔치의 토사를 그 뿌리 사이사이에 단단히 붙잡아 세찬 강물에도 빼앗기지 않는다고 합니다.
▲ 강둔치의 산버들강 둔치와 모래 밭 군데군데 군락을 이루고 있는 물억새는 갈수기에는 강의 경계가 되기도 하고 홍수에는 급히 내려가는 물을 붙들어 쉬엄쉬엄 내려가도록 잡아 준답니다. 세찬 홍수에 둑방이 무너지는 것을 막아주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 물억새 군락이렇게 버들과 물 억새가 우거진 둔치는 고라니의 서식처가 되기도 하고 수달의 활동 무대가 되기도 합니다. 수달이 다녀간 지 얼마 안 되었는지 아직 온기가 남아 있는 발자국이 모래위에 선명했습니다.
▲ 수달 발자국사대강 사업을 하면 강이 살아나고 그 강에는 백로가 날아온다고 홍보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과연 그럴까요? 깊은 한강에 백로가 헤엄치는 것 보셨나요? 백로는 깊은 물에는 오지 않습니다. 물이 얕은 곳에서 모래와 자갈 속에 숨어있는 물고기를 찾는 것입니다.
▲ 백로가 머물고 간 자리모래가 흐르는 강은 경사가 완만합니다. 물살이 빠르면 모래도 더 많이 흘러 빈곳을 채우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4킬로미터를 걸어 내려가도 기껏해야 무릎 위 허벅지 정도가 가장 깊은 곳이었습니다.
▲ 경사가 완만한 내성천우리는 여름이면 바닷가만 찾았습니다. 백사장은 바닷가에만 있는 줄 알았습니다. 이렇게 우리와 함께 강이 길고 넓은 백사장을 품고 있는데도 우리는 찾지 않았습니다. 사대강 사업이 우리에게서 이런 백사장과 강을 빼앗아 간 것이 아니라 같이 놀아 주어야 할 강에 대한 우리의 무관심이 백사장과 강을 빼앗아 간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 골재 채취를 하고 있는 포크레인이제 영주댐 가물막이 뒤에는 본댐 공사가 한창이었습니다. 내성천은 이 댐에 물을 가두면 점점 사라질 것입니다.
본댐의 수문이 닫히면 이제 수 백년 동안 내려왔던 무섬마을도 잠긴다고 합니다. 이미 아름다운 고가도 주인은 떠나고 속살을 드러낸 채 망연자실해 있었습니다.
▲ 영주댐 가물막이와 뒷편 본댐 공사 현장운포구곡의 빼어난 절경도 이제는 걸으며 강의 소리를 듣고 말할 수 있는 곳이 아니라 물비린내가 우리를 밀어내는 곳이 되어 버린답니다.
▲ 주인 잃은 고택/ 수몰 예정지인 금강마을은 보상을 받고 상당 수 이사를 가 썰렁하였습니다.과연 우리 후손들에게서 이렇게 넉넉하게 우리를 품고 담아줄 강을 누가 빼앗을 권한을 주었을까요?
▲ 운포구곡의 절경. 구름이 놀다 간다고 붙여진 이름입니다.이제 우리는 항상 우리를 위해 오라고 손 짓하던 그 강을 떠나 보내게 되었습니다. 지금 우리가 떠나 보낸 그 강은 우리의 자녀들에게도 손자들에게도 만나지 못하게 만들었습니다.
▲ 우리를 품고 있는 강. 강폭이 넓고 완만하여 우리를 안전하고 넉넉하게 품어줄 수 있는 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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