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17일 토요일

민들레집 마스코트는 다리 잘린 나비


이글은 한겨레신문 휴심정 2011. 09. 16자 기사 '민들레집 마스코트는 다리 잘린 나비'를 퍼왔습니다.

사진 <한겨레> 자료


요즘의 민들레국수집의 마스코트는 "나비"입니다. 나비는 흰색과 검은색이 조화를 이룬 아기 고양이입니다. 몇 달 전에 어느 손님이 앞발 하나를 차에 치인 고양이를 가져왔습니다. 밤새 고양이가 앓았습니다. 동물병원에 데려갔더니 절단수술을 해야한답니다. 치료비가 이십만원이 넘을 것 같습니다. 고민하다가 수술을 하기로 했습니다. 참 많은 고마운 분들이 도와주셨습니다. 고양이에게 필요한 물품과 간식 그리고 먹이도 보내주시고 또 치료비에 보태라고 도움도 주셨습니다. 우리 민들레 식구들이 지극정성으로 간호를 했습니다.
VIP손님들도 "나비"를 귀여워합니다. "나비"의 재롱에 손님들도 참 좋아하십니다. 예쁜짓을 하는 나비가 어느새 국수집의 마스코트가 되었습니다.


참 덥습니다. 손님들의 옷들도 흠뻑 젖어있습니다. 늦더위에 손님들도 지쳤습니다. 밥이라도 맛있게 드시게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반찬거리가 너무 올랐습니다. 그런데 희한합니다. 고마운 분들이 걱정해주시면서 반찬거리를 보내주십니다. 덕분에 우리 손님들께 별식을 대접할 수 있어서 참 좋습니다.
참 힘들게 노숙을 하시는 분이 있었습니다. 착하게 보였습니다. 조금만 도와드리면 자립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분도 방이라도 하나 있으면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합니다. 베로니카와 함께 몇 번을 어떻게 도와드릴 수 있을까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어느 날은 막노동을 다녀왔다면서 온 몸에 붙인 파스를 보여줍니다. 조금만 도와드리면 정말 사실 수 있는 분 같았습니다. 겨우 집을 마련해서 오시도록 했습니다. 고맙다면서 박카스 한 통도 사오셨습니다.

이삿짐이라곤 작은 가방이 하나뿐입니다. 최소한의 살림살이를 마련해드렸습니다. 앞으로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합니다.그런데 짐을 풀더니 첫날부터 술을 마십니다. 지금도 계속 마십니다.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습니다. 알콜 의존증이 심한 것 같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던 민들레 식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동인천역 근처에서 엉망으로 술에 취해서 지내고 있습니다. 밥이라도 먹으러 오라고 해도 부끄러워서 못 오겠다고 합니다. 어린왕자의 이야기에 나오는 어느 별의 부끄럼 많은 사람이 사는 별 이야기가 생각납니다.

알콜 의존증은 정신질환입니다. 의료차원에서의 접근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알콜 의존증에 시달리는 일부 노숙하는 분들을 도울 길을 찾아낼 수 있으면 참 좋겠습니다.

또 요즘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우리 손님들이 식사를 많이 하시는 것을 배가 고파서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당뇨가 있는 분들도 엄청나게 식사를 많이 하신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당뇨에 걸린 분의 식사문제를 어떻게 도와드릴 수 있을까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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