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9월 24일 토요일

[사설]‘수공 4대강 적자’ 물값 인상으로 메울 셈인가


이글은 경향신문 2011-09-23자 사설 '‘수공 4대강 적자’ 물값 인상으로 메울 셈인가'를 퍼왔습니다.
한국수자원공사(수공)가 2012년부터 2019년까지 물값을 매년 3%씩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한다. 수공이 국회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한 ‘중장기 전략 경영계획’에 그렇게 나와 있다는 것이다. 4대강 사업에 8조원을 투자한 결과 나타난 경영 부실을 메우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볼 수밖에 없다. 수공의 물값은 상·하수도 요금과 직결되는 만큼 물값 인상은 바로 국민 부담으로 이어진다. 수공은 그동안 “4대강 사업 참여로 재무구조가 악화되더라도 물값을 올리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해온 터라 배신감마저 든다. 수공은 “물값 인상 계획은 희망사항을 밝힌 것일 뿐 4대강 사업과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해명했다지만 설득력이 떨어진다.

수공의 재무 상태는 엉망이다. 2007년 1조5000억원이던 부채는 지난 6월 말 현재 6배 이상 늘어난 10조8000억원에 이른다. 90%가량이 금융성 부채라 매년 내야 하는 이자만 1000억원에 육박한다. 2014년까지는 부채가 15조7000억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공기업 중 재무구조가 안정적이던 수공이 이처럼 심각한 경영 위기에 내몰린 것은 4대강 사업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수공이 4대강 사업에 투자한 8조원을 회수할 수 있는 확실한 방안은 없다. ‘4대강 친수구역 활용 특별법’에 따라 친수구역을 대대적으로 개발해 투자비를 회수할 계획이라지만, 전망은 불투명하다. 앞으로 나라 경제가 어려워지고 지금과 같은 부동산 경기 침체가 지속된다면 더욱 그렇다. 수공이 무리하게 개발사업을 벌였다가는 부채만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는 것이다.

2조2000억원을 투입한 경인운하(경인아라뱃길) 사업도 수공의 재무구조를 악화시키는 요인의 하나다. 착공 2년4개월 만인 다음달 완공된다고 하나 사업성 부족으로 투자비 회수는 막막하기만 하다. 수공의 외부 용역 보고서를 보면 2051년까지 경인아라뱃길을 운영하더라도 7000억원 정도만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나와 있다. 이 때문에 수공은 경인아라뱃길 주변에 각종 부대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그 역시 사업성이 얼마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이명박 정부가 임기 내 완공을 목표로 4대강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면서 수공을 끌어들인 데서 첫단추가 잘못 끼워졌다. 사업성이 없는 경인아라뱃길 사업을 맡긴 것도 그렇다. 수공의 부채는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 수공의 부채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지 않도록 서둘러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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