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17일 목요일

[사설]종교계의 복지법인 공익이사제 반대 명분 없다

이글은 경향신문 2911-11-16일자 사설 '[사설]종교계의 복지법인 공익이사제 반대 명분 없다'를 퍼왔습니다.
기독교·불교·가톨릭 등 11개 종단의 사회복지단체들로 구성된 한국종교계사회복지협의회가 그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에 따른 정책 및 대안토론회’를 열고 정부 ‘도가니’ 대책의 핵심인 사회복지사업법의 공익이사제 도입에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달 28일 일부 사회복지단체 대표들이 기자회견을 통해 반대 입장을 천명한 데 이은 두번째 조직적 행동이다. 복지시설 내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조차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복지단체들의 주장에 비판이 제기되는 것은 당연하다. 

공익이사제는 사회복지법인 운영의 비리와 족벌경영 등의 폐해를 막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시·도지사 등이 추천한 사람 중에서 일부를 이사로 선임하도록 하는 제도다. 2007년 사회복지사업법 개정 때도 논의됐다가 한나라당과 종교계의 반대로 도입이 무산됐다. 당시 반대론자들은 “사회주의적 사고로 특정 정파나 정권에 의해 획일화된 가치관을 사회복지시설을 통해 달성하려는 포퓰리즘적, 반헌법적 발상”이라고 주장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복지단체들이 같은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공익이사의 복지에 대한 전문성을 믿을 수 없는 데다 이들이 법인 설립자의 의지와 정체성을 해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재단운영을 간섭받지 않겠다는 속셈을 분식하려는 핑계에 지나지 않는다. 개정안은 재단 이사회의 3분의 1 까지를 선임함으로써 재단의 전횡을 막고 시설 내 인권침해 등을 감시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비리나 잘못이 없다면 도입을 꺼릴 이유가 없다. 더구나 복지단체들은 국가와 지방정부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고 있는 만큼 공공기관으로서 최소한의 사회적 감시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기본적인 견제 장치조차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저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공익이사제 도입은 제2의 도가니 사태를 막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여야 정당들이 공히 공익이사제 도입을 포함한 개정안을 내놓을 정도로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사안을 종교계가 막아서는 것은 명분이 없다. 공익이사제 도입은 더 이상 늦춰질 수 없다. 국회는 복지시설의 공공성을 강화할 수 있도록 법 개정안 통과를 서둘러야 한다. 종교계와 복지단체들은 이에 계속 반대하면 도가니 사건 때 쏟아졌던 국민의 공분이 자신들에게 돌려질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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