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뉴시스 2012-02-18일자 기사 ''포괄수가제' 확대로 건보재정 건전성 강화될까'를 퍼왔습니다.

과잉진료 차단 따라 건보급여비 급증세 줄 듯 의료서비스 부실화 가능성 대비책은 세워야
【서울=뉴시스】정옥주 기자 = 그동안 자율적으로 시행돼온 포괄수가제가 오는 7월부터 맹장 등 7개 질병군에 대해 병의원부터 본격 적용되면서 의료시장에 다양한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과대 비용 논란이 끝이지 않는 진료비 경감 효과가 나타나면서 결과적으로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의료서비스 부실화 우려도 높아 이 부분에 대한 적절한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포괄수가제 발전방안'을 통해 병의원급부터 먼저 시작하고 1년뒤에는 종합병원을 포함한 모든 의료기관에 의무적으로 적용키로 했다. 포괄수가제는 그동안은 의료기관이 자율적으로 참여 여부를 결정할 수 있었고, 전체 2909개 병의원 가운데 78.8%인 2291개가 참여해 왔다.
포괄수가제가 적용되면 각종 검사나 치료행위 건마다 진료비를 내야 하는 현행 방식에서 벗어나 영양제와 빈혈제 등 비급여 항목이나 진료량에 상관없이 사전에 정해진 진료비만 내면 된다.
따라서 환자 개인의 의료비 부담이 줄어들고 과잉진료를 차단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예컨데 종합병원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한 산모가 8일간 입원할 경우 현행 행위별 수가 방식으로는 처치·수술료(62만원), 마취료(11만원), 주사료(25만원), 입원료(41만원), 검사료(13만원), 진찰료(24만원) 등의 급여비와 자궁유착방지제(20만원), 특수반창고(7만6000원), 검사료 및 기타 약제(6만8000원) 등의 비급여 비용이 각각 합산돼 진료비를 산정한다. 이 경우 총 진료비는 210만8290원이며, 이 중 환자는 72만9644만원을 부담하게 된다.
하지만 포괄수가제가 적용되면 비급여, 전액본인부담 급여항목을 일부본인부담 20%로 급여화하기 때문에 총 진료비는 148만1260원, 환자는 33만6670원만 내면 된다.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약 40만원 가량 낮아진 셈이다. 다만 환자의 상태와 건강보험 적용이 안되는 상급병실료, 선택진료료, 초음파 검사 등에 따라 액수는 달라질 수 있다.
정부가 이 제도 도입을 본격화하기로 한 것은 매년 건강보험 급여비가 급증하면서 취약한 건강보험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겠다는 의도에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6008억원의 당기흑자가 발생했다. 하지만 건강보험 재정은 2008년 1조3667억원 흑자를 기록한 후 2009년 32억원 적자, 2010년 1조2994억의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올해도 다시 적자로 돌아설 것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보험급여비 지출 역시 폭발적 증가가 예측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보장재정 장기추계'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건강보험급여비는 63조2450억원, 2020년에는 100조원을 넘어서고 2050년에는 404조741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연구원은 이 같은 증가율이 지속될 경우 대규모 재정 적자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2015년 기준 GDP 성장배수는 1.35배인데 건강보험급여인상배수는 1.8배로, GDP 성장률 이상으로 지출되는 급여비가 2015년에만 17조5520억원으로 추계되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건강보험은 매년 급여지출이 발생하기 때문에 보험재정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건강보험료를 조정하는 수밖에 없다"며 "장기적으로 2030년까지 10% 내외로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복지부의 통계자료를 봐도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이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우리나라의 1인당 보건의료비 지출 증가율은 8.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4.0%에 비해 확연히 높았다. 또 건강보험급여비는 2001년 13조원에서 2010년 34조원으로 2.55배나 늘었고, 청구건수도 5.7억건에서 13억건으로 2.2배 증가했다.
복지부 관계자는 "현행 행위별 수가 지불방식에 따른 진료량과 비용이 건강보험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할 정도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를 위한 해결책으로 OECD는 병원 전체에 대해 포괄수가제로 지불 제도를 개편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울러 포괄수가제가 도입되면 의료기관의 불필요한 진료가 줄고 치료 재료 등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보험 진료비 중 일부에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 본인 부담이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복지부는 이에따라 향후 지속적인 수요조사를 통해 포괄수가제 적용 질병군 확대를 추진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의료서비스 질 저하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A병원 관계자는 "검사 횟수 등에 상관없이 모두 진료비가 같다면 앞으로 환자에게 최소의 의료서비스만 제공하는 의료기관들이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의료의 질을 떨어뜨리고 환자들의 불만이 증가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포괄수가 수준의 적정화, 정기적인 조정기전 규정화, 환자분류체계 개정 및 질 평가방안에 대해서는 건정심에서 의결한 내용을 포함해 '포괄수가제 발전협의체'를 통해 논의해 나갈 예정이다.
channa22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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