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22일 수요일

[사설]뻔뻔스러운 ‘MB정부 4년 경제성과’ 자랑


이글은 경향신문 2012-02-21일자 사설 '[사설]뻔뻔스러운 ‘MB정부 4년 경제성과’ 자랑'을 퍼왔습니다.
청와대가 어제 ‘이명박 정부 4년 경제분야 주요 성과’라는 자료를 냈다. 의례적으로 내놓은 자료인지 최근 야당들의 ‘이명박 정부 실정’ 비판에 대응하는 차원인지 알 수 없지만, 그 내용이 ‘잘되고 있다’는 식의 자화자찬 일색이어서 뻔뻔함에 놀라게 된다. 국민을 기만한 ‘7·4·7’ 공약 등 이 대통령에게 불리한 내용들은 빼고 이것저것 긁어모아 주요 성과로 포장해 놓았다. 피폐해진 삶에 지쳐 정부를 원망하고 있는 국민 정서와 너무도 동떨어진 청와대의 현실인식을 엿볼 수 있다.

청와대가 성과로 제시한 주요 내용을 그대로 인정한다면 지난 4년 동안 노사관계는 선진화했고, 비정규직 보호는 강화되고, 고용의 질은 개선됐으며, 복지지출은 역대 정부 중 최대 수준으로 확대됐고,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문화는 잘 조성되고 있다. 과연 이런 주장을 공감할 국민이 얼마나 될까. 실질소득 감소·소득격차 확대·일자리 창출 부진 등 한국 경제가 당면한 큰 줄기의 현안들에 대한 성찰은 없고, 고졸채용 확대·농식품 생산 증가·무역 1조달러·대학등록금 인상 억제 등 지엽적이고 단편적인 지표들을 대단한 성과인 양 늘어놓고 있다.

자료 말미의 ‘이명박 정부의 경제에 대한 오해와 진실’ 부분은 눈 가리고 아웅 하며 국민을 호도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자신들에게 유리한 통계들만 제시해 양극화가 개선됐고, 고환율 정책은 쓴 적이 없으며, 고물가는 성장위주 정책 탓이 아니라 원자재 가격 탓이라는 등 진실을 가리고 있다. 청와대가 양극화 개선 지표로 제시한 지니계수는 이명박 정부(2008~2010년) 평균이 1993년 이후 가장 높다. 이 대통령이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표방한 대로 총가처분소득 가운데 개인가처분소득 비중은 지난 20년 중 최저인 반면 기업의 가처분소득은 사상 최고를 기록하고 있다. 대기업은 배부르고 국민생활은 피폐해진 증표다. 환율 지표도 2008년 초 급격한 환율상승을 유도한 시기는 언급하지 않고 2009년 이후 지표만 비교했다.

MB노믹스의 핵심인 부자감세나 4대강 사업은 언급조차 없다. 부자감세의 근거였던 낙수효과는 어떻게 됐으며, 34만개에 이른다던 4대강 사업의 고용효과는 얼마나 거뒀는지, 향후 5년간 200만개 가까운 일자리를 만든다던 녹색성장은 어디로 갔는지 아무 말이 없다. 실정을 뼈저리게 반성하고 민생을 보살필 정책구상에 매진해도 부족할 청와대 경제팀이 용비어천가만 부르고 있으니 더 이상 기대할 것은 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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