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27일 월요일

[사설] 민주당의 참담한 여론조사 결과, 4월 총선의 미래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2-26일자 사설 '[사설] 민주당의 참담한 여론조사 결과, 4월 총선의 미래다'를 퍼왔습니다'
민주통합당이 여론조사에서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가 최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주당은 정당 지지율에서 32.9%로 새누리당의 38.2%에 밀렸다. 정당 혁신 노력에 대한 신뢰도에서도 민주당은 38.5%로 새누리당의 47.3%에 훨씬 뒤처졌다. 최근 내리막길로 곤두박질치는 민주당의 모습이 고스란히 투영된 결과다.
민주당이 ‘부자’도 되기 전에 ‘부자 몸조심’부터 한 것은 벌써 오래전부터다. 패기, 활력, 신선함 등 야당 고유의 아이콘은 오히려 새누리당 차지가 되고 민주당은 거꾸로 무사안일, 안전운행 모드로 일관한다. 공천 결과는 감동이 없고, 당 운영은 쇄신·개혁과 거리가 멀며, 야권연대에서는 무양보로 버틴다.
민주당이 엊그제 발표한 2차 공천확정자 내용을 보면 민주당의 무개념이 확연히 드러난다. 현역 의원들의 얼굴만 득실댈 뿐 참신하고 감동적인 얼굴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유죄 선고를 받은 임종석 사무총장, 제일저축은행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이화영 전 의원도 공천자로 이름을 올렸다. ‘정치적 색깔’이 있는 사건에서는 무죄추정의 원칙을 적용했다는 게 민주당 설명이지만 유권자들의 법감정과는 거리가 먼 오만한 결정이다.
선거구 대물림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충북 보은·옥천·영동에서는 자유선진당에서 탈당해 민주당으로 되돌아온 이용희 의원의 아들인 이재한씨가 공천됐다. 김상현·정대철 전 의원의 아들들도 공천장을 기다리고 있다. 새누리당이 동네 여고 학생회장 출신에 화물차 운전사의 딸인 손수조씨를 내세워 ‘신데렐라 만들기’에 힘을 쏟고 있는 반면 민주당은 ‘의원직 세습’ 전략으로 맞선 꼴이다. 심지어 민주당은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의 일등 공신인 뉴라이트 및 선진국민연대 핵심 간부 출신 인사까지 강원 지역의 경선 후보로 확정해 ‘정체성’마저 죽도 밥도 아닌 상황이 됐다.
야권후보 단일화와 관련해 통합진보당은 엊그제 협상 결렬 선언을 하고 나섰다. 비록 협상이 완전 막을 내린 것은 아니겠지만 야권연대가 바람 앞의 등불 처지가 된 것만은 사실이다. 통합진보당 쪽이 제시한 이른바 ‘10+10안’이 과도한 요구일 수도 있겠으나 사안의 본질은 이런 숫자 문제에 있지 않다. 절박성이 결여된 협상 태도, 상대편 능력에 대한 과소평가, 당내 반발을 잠재울 수 있는 리더십 부재라는 민주당의 근본적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 한 야권 협상은 성공하기 어렵다. 이는 곧바로 4월 총선에서 야권의 공동침몰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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