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23일 목요일

'자가당착' '견강부회' 대통령


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2-23일자 기사 ''자가당착' '견강부회' 대통령'을 퍼왔습니다.
이명박 대통령 취임 4주년 기자회견을 보고

이명박 대통령이 참여정부 인사들을 거명하며 한미 FTA, 제주 해군기지 등에 대해 강변하고 나섰다. 언뜻 보면 참으로 옳은 지적 같은데 본질적으로는 '입에 침도 안 바르고' 사실을 잘라내 이용하는 간교한 언행이다!
한미 FTA는 그 불가피성에 대해 진보라 자신을 지칭하는 사람들도 거의 동의하는 문제이다. 우리 경제구조와 남북 문제까지 곁들여져 있는 것이기에 총론의 불가피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각론에서 국가의 이익과 민족의 통일까지 염두에 두고 협상을 해야 한다는 것이고, 그런 가운데 현실에서의 피해 부분을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제주 해군기지 문제 또한 군사적 측면에서 대한해협과 서해에서 태평양으로 나가는 항로의 안보적 중요성을 제주도민이라고 마냥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다. 반대가 있다면 찬성도 있다는 말이다.


▲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4주년을 사흘 앞둔 22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내ㆍ외신 특별 기자회견에서 국정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견에서 집권 4년간의 소회와 남은 기간에 대한 각오를 피력하며, 한미 FTA 폐기 주장과 다가오는 총선을 앞둔 정치권의 포퓰리즘성 공약 등을 비판했다.

결국, 본질적 문제는 이 대통령과 그가 이끄는 정부 인사들의 인식이 문제다.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에 대해서는 타협과 소통을 시도하지 않는 그 오만함은 병적인 증상에 가까워, ‘확신범’이라 말할 정도로 온 국민은 공포에 떨고 있다. 최고 권력자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면 좌고우면하지 않겠다고 공언하는 것, 이것만큼 민주주의 사회에서 무섭고 괘씸한 일이 또 어디 있을까?
FTA는 시기와 상황에 맞게 언제든지 수정될 수 있고 폐기될 수 있다. 그건 조약의 앞머리에 이미 선언되어 있다. 따라서 미국의 금융시장 상황이 변화한 상황에서 우리가 노리던 이익이 실종될 수도 있다고 판단했는지, 이를 초기에 추진했던 노무현 전 대통령마저 생전에 재협상을 주장한 적이 있다. 제주해군기지 문제 또한 장소 선정을 두고 제주 도민의 합리적 선택을 기다리고 설득하던 가운데 정권이 교체되었던 것이고, 이명박 정부는 제주 도민을 무시하고 밀어붙이기만 한 것이다.
참여정부 시절에 부안 방폐장 문제를 두고 한때 소란이 일었던 적이 있다. 결국, 정부는 부안 방폐장을 포기했고 마침내 국민의 자유로운 선택을 유도해내 경주에 방폐장을 건설한 사례가 있다. 원전에서 나오는 폐기물은 자꾸 쌓여만 가는데 이를 안전하게 관리할 시설 하나를 만드는 데 수십 년이 걸렸다는 점에서 만시지탄이지만 결국 국민과 합의하는 과정 속에서만 가능했던 일이다. 4대강이든, FTA든, 종편이든, 제주기지든 그 무엇이든 다르지 않다.
이명박 정부 내내 국민은 자존심을 다쳤다. 국민의 머슴이어야 할 대통령이 광화문 광장에 컨테이너 벽을 치듯 눈 감고 귀 막고 자신의 초지를 일관하겠다고 하니, 마치 정상인이 정신병자를 보고 두려움을 느끼는 것과 다르지 않다. 미치고 환장할 일이란 게 바로 이를 두고 하는 말일 것이다.
현상의 문제가 혹시 인식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고민할 줄도 모르는 대통령을 우리 국민은 2007년 12월 19일에 선택했다. 비극이라면 이것부터가 비극이고, 헌정질서를 지키는 것이 길게 보아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많은 국민은 그리 멀지 않은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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