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1-11-06일자 사설 '국가·대학 함께 나서면 ‘반값 등록금’ 꿈만 아니다'를 퍼왔습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서울시립대 등록금 반값 인하와 감사원의 대학 재정에 대한 조사 결과 발표로 반값 등록금 논의에 다시 불이 붙고 있다. 지난주 박 시장은 내년부터 서울시립대의 등록금을 절반으로 깎아줄 수 있도록 182억원의 예산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렇게 되면 시립대생들이 내는 등록금은 주요 사립대의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지는데, 이를 두고 찬반 주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반값 등록금 실현 방식을 둘러싸고 논란이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계 경제의 피폐나 대학생들의 고통스러운 삶을 생각하면 반값 등록금 실현은 더 이상 미뤄선 안되는 과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낸 ‘한 눈에 보는 교육 2011’을 봐도 한국은 미국 다음으로 대학 등록금이 높다. 미국 대학생의 68%가 국공립대학에, 한국 대학생의 76%가 사립대학에 다니는 점을 감안하면 세계에서 가장 등록금이 비싼 나라다. 그런데 반대론자들은 서울시의 시립대 지원을 두고 형평의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서울시립대생의 60%는 지방 학생인데, 서울시민의 세금으로 다른 지역 출신 학생들을 지원하는 게 옳지 않다는 것이다. 또 국가가 대학 등록금을 내리기 위해 예산을 지원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주장한다. 소득공제 제도 등을 감안하면 직접 지원 방식은 부유층 집안 출신 학생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반대를 위한 핑계일 뿐이다.
OECD 국가는 전체적으로 고등교육비의 68.9%를 부담하고 있는 데 비해 한국 정부는 22.3%의 예산만 지원하고 있다. 따라서 대학 등록금에 대한 지원은 민간부문에 떠넘겨온 고등교육에 대한 책임을 국가가 일부 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한 반대 논리가 무상급식이나 보편적 복지에 반대하는 이데올로기적 접근에 다름 아니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더구나 지난주 감사원이 발표한 전국 113개 대학 재정 실태 조사 결과에서도 대학이 필요 이상의 등록금을 받아온 게 드러났다. 대학이 등록금을 인하할 여지가 있다는 증거로, 국가와 대학이 함께 노력하면 등록금 대폭 인하가 불가능한 꿈이 아닌 것이다.
소득과 사회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균등한 교육기회의 보장이 중요하다. 과도하게 비싼 등록금이 교육받을 기회를 제한하고 있다는 것에는 누구나 동의한다. 최근 미국과 영국 등지에서 대학생의 학비 부담을 낮추자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반값 등록금 실험을 시행하기도 전에 반대하는 것은 이 문제를 해결하지 말자는 주장이나 진배없다. 다시 제기된 반값 등록금에 대한 논의를 결론 없이 흘려보내선 안된다. 반값 등록금 실현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라는 점을 한나라당과 반대론자들은 잊어선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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