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미디어스 2012-02-02일자 기사 'KBS, '꼼수 설문'에 한술 더 떠 '꼼수 보도''를 퍼왔습니다.
뉴스9에서 "국민 70% 가까이가 수신료 처리 원해"
KBS가 자사의 바람이 그대로 담긴 수신료 인상 설문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9시 뉴스에서는 이 결과를 교묘하게 왜곡해 '수신료 인상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KBS는 1일 오전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KBS측이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지난달 9일부터 26일까지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개별면접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64%가 '국회는 조속히 수신료 인상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주장에 동의했다며 수신료 인상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한 바 있다.(95% 신뢰수준 ±3.1%포인트)
그러나 해당 설문에는 수신료 인상에 찬성하는지, KBS가 수신료 인상에 합당한 공정한 방송을 하고 있는지 등 핵심적인 질문은 제외된 채 KBS의 바람이 그대로 담긴 문항으로만 구성돼 '꼼수 설문조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KBS의 설문결과 발표 이후 즉각 논평을 내어 "문항을 살펴보면 유도성 질문임이 빤히 드러난다" "현 KBS경영진의 아전인수이자 자화자찬일 뿐이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 1일 KBS '뉴스9' <"수신료 인상 조속 처리">
하지만, KBS는 이 같은 비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1일 9시 뉴스 리포트를 통해 "우리 국민의 70% 가까이가 수신료 인상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자사 홍보'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꼼수 설문조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KBS 설문조사 결과를 그대로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이 같은 보도는 '교묘한 왜곡'에 해당된다.
1일 오전 KBS가 긴급기자회견장에서 기자들에게 배포한 자료에 따르면, KBS가 "우리 국민의 70% 가까이가 수신료 인상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하는 근거가 되는 설문의 구체적 문항은 다음과 같다.
"지난해 2월 국회에 제출된 KBS 수신료 인상안이 아직 처리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국회가 책임감을 갖고 조속히 수신료 인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귀하께서는 이러한 지적에 동의하십니까?" 이에 대해 '동의한다'는 응답은 64%다('대체로 동의한다' 58.3%, '매우 동의한다' 5.7%). KBS는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우리 국민의 70% 가까이가 수신료 인상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보도했지만, 64%가 동의한 것은 '수신료 인상안 처리(통과)'가 아니다. '국회의 조속한 수신료 인상 여부 결정'인 것이다. '수신료 인상 여부 결정'에 대한 동의를 '수신료 인상 통과'에 대한 동의로 '바꿔치기'한 셈이다.
그리고 KBS는 수신료 인상의 당위성을 역설하기 위해 "KBS 수신료가 다른 나라에 비해 낮다고 보는 사람이 65.5%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국민들이 KBS 수신료가 지나치게 낮다는 것에 '동의'하는 것처럼 보도했다. 1일 기자회견 자리에서 배포된 자료에 따르면, 이에 대한 구체적 문항은 다음과 같다.
"귀하께서는 전세계 공영방송의 수신료 현황을 보셨습니다. KBS의 수신료는 다른 나라에 비해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보십니까?"
기자들에게 배포된 자료에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하동균 미디어리서치 부장은 1일 기자회견에서 '전세계 공영방송의 수신료 현황'의 예로 독일, 일본, 영국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2007년 기준으로 KBS 수신료가 연간 3만원인데 비해 독일 25만8900원, 일본 12만9700원, 영국 25만4100원인데 "KBS의 수신료가 다른 나라에 비해 어느 정도 수준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높다"고 답할 수가 있을까. 유도된 질문일 뿐더러, "KBS의 수신료가 독일ㆍ일본ㆍ영국에 비해 낮은 수준"이라는 것은 엄밀히 말해 '팩트'이지 수신료 인상의 당위성을 역설하기 위해 사용할 수 있는 근거 자료는 아닌 셈이다. 하지만 KBS는 이 같은 내용을 보도의 초반에 배치하며, '국회 압박 수단'으로 활용했다.
게다가, 응답자의 51.5%가 "KBS가 광고를 폐지하거나 축소해서 수신료 위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에 부정적으로 답했다는 설문 내용은 '쏙' 빠졌다. 해당 설문의 구체적 문항은 다음과 같다.
"현재 KBS의 전체 수입 중에서 수신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40% 정도다. 이에 대해 공영방송은 광고를 폐지하거나 축소해서 수신료 위주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이 51.5%로, "동의한다"(48.5%)를 제쳤다. 이 같은 결과는, 수신료를 현행보다 더 내는 구조로 변화하는 것을 원치 않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응답자의 68.8%는 '광고 폐지 또는 축소를 위해 KBS가 추가로 수신료를 인상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KBS는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고 있는 자신들에게 불리하게 해석될 수 있는 이 설문 내용에 대해서는 '일절' 보도하지 않는다.
KBS는 "국민의 70% 가까이가 수신료 인상안의 조속한 처리를 원한다"고 하지만, KBS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 그지없다.
1일 저녁 KBS가 해당 보도를 내보낸 이후, 트위터에서는 "누구를 대상으로 한 조사인지 모르겠다. 참 KBS스럽다" "어처구니 없다" "어떻게 70%가 나왔는지 밝히지 못하면 셀프빅엿을 먹게 될 것" "소설 쓰는가" "눈이 믿기지 않는 뉴스다" "편파뉴스도 모자라 이제는 뉴스에서 광고를 한다"는 비판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나머지 30%에 해당되는 국민들만 트위터를 이용하는 게 아니라면, KBS의 설문이 '꼼수' 또는 '사기'임을 보여주는 하나의 방증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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