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16일 목요일

[사설]한명숙 대표, 한·미 FTA에 대해 사과부터 해야


이글은 경향신문 2012-02-15일자 사설 '[사설]한명숙 대표, 한·미 FTA에 대해 사과부터 해야'를 퍼왔습니다.
4·11 총선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에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아킬레스건이다. 한 대표가 2006년 국무총리 시절 “한·미 FTA가 새 성장 모멘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등 FTA 추진에 앞장을 선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한 대표는 한·미 FTA의 폐기 또는 재협상을 내세우는 공당의 얼굴이자 책임자로서 과거 자신의 행위에 대해 명백하게 해명하는 것이 필요했다. 하지만 대표 취임 1개월 만에 FTA와 관련해 내놓은 그의 해명은 부적절하고 무책임하기까지 하다. 

한 대표는 어제 기자회견에서 상황변화 논리를 동원해 자신의 입장변화를 정당화하려 했다. 자신이 한·미 FTA를 밀어붙이던 5년 전과 비교해 지금은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면서 “수술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국제금융질서의 변화, 신자유주의에 대한 반성 등을 예로 들었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가 미국과 FTA를 추진할 때 신자유주의의 폐해는 이미 표면화됐으며 그래서 당시 반대시위가 거세었다. 심지어 “불법 시위에 대한 민형사상 대응 조치”를 지시하기도 했던 그는 “결과적으로 그런 거 없었다”라는 말로 빠져나가려 했다. 과거에 대한 사과 없는 한 대표의 해명이 군색하게 들리는 이유다. 

‘노무현 FTA와 이명박 FTA는 다르다’는 민주통합당의 차이론도 엉뚱하긴 마찬가지다. 민주통합당은 노무현 정부 때 미국과 합의한 FTA는 이익균형을 맞추었으나 이명박 정부의 재협상으로 깨졌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그러나 ‘투자자-국가소송제(ISD)’ 등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많은 조항들은 노무현 정부 협상 때 합의된 것이다. 민주당의 이러한 태도는 소속 일부 의원들의 잘못 인정과 차이가 있다. 한·미 FTA에 대한 원죄를 씻으려는 민주당의 의지가 아직 많이 부족한 듯하다.

한 대표와 민주통합당이 한·미 FTA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시정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다. 문제는 그러한 노력이 좋은 결과를 낳으려면 말만으로는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민주당도 잘 알고 있다시피 진심으로 과오를 반성하고 그 토대 위에서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갈 때 비로소 국민적 신뢰와 지지 기반을 넓힐 수 있다. 상황변화론이나 차이론과 같은 억지논리로는 추진력을 얻기 어렵다. 한 대표는 먼저 자신부터 5년 전의 단견과 과오를 솔직하게 인정한 뒤 국민에게 사과하고, 그러고 나서 이해를 호소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킬레스건의 상처가 더욱 곪을 우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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