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2월 15일 수요일

[사설]볼썽사나운 새누리당의 FTA 대공세


이글은 경향신문 2012-02-14일자 사설 '[사설]볼썽사나운 새누리당의 FTA 대공세'를 퍼왔슺ㅂ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의식해 말을 아껴오던 새누리당이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을 필두로 민주통합당에 대한 대반격에 나섰다. 박 위원장이 그제 민주통합당의 ‘한·미 FTA 폐기’ 주장을 겨냥해 책임성과 일관성을 거론한 것을 신호탄으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 황우여 원내대표 등이 잇따라 언론이나 당내 모임을 통해 민주통합당의 입장 변화를 비판하기 시작한 것이다. 청와대도 새누리당의 대야 FTA 공세에 합류했다. ‘노무현 FTA와 이명박 FTA는 다르다’는 민주통합당의 반박 논리도 군색하지만 문제의 본질을 왜곡하고 정략적으로 접근하는 새누리당의 태도는 실망스럽기 그지없다.

새누리당은 민주통합당이 한·미 FTA를 4·11 선거에서 쟁점화하려 하자 맞대응을 기피할 정도로 그동안 FTA의 공개적 거론에 부담을 느껴왔다. 심지어 FTA 협상 사령탑인 김종훈 전 외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영입을 두고 내부에서 갑론을박을 하기도 했다. 그러던 새누리당이 태도를 돌변해 역공에 나선 이유는 명백하다. 새누리당이 ‘FTA 원죄론’을 부각시킴으로써 민주통합당의 약점을 공격하는 한편 FTA 깃발을 다시 들어 보수 지지층의 재결집을 노린 것이다. 여기에는 새누리당의 총선 패배를 전망하는 각종 여론조사와 잇따라 발생하는 대형 악재가 배경으로 작용한 듯하다. 국면전환용 FTA 공세인 셈이다.

새누리당의 FTA 대공세는 비대위의 이른바 ‘중소 상공인 보호대책’과도 모순된다. 이 대책은 대형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의 지방 중소도시 신규 진출을 5년간 금지하고 있다. 한·미 FTA와 충돌하는 내용이다. 새누리당은 국내 기업과 외국 기업을 차별하지 않는다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한·미 FTA 12.4조는 국내외 기업을 가릴 것 없이 특정지역에서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 등의 수를 제한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김종훈 전 본부장이 2010년 국회에서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상생법)과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 대한 논란이 벌어졌을 때 한·유럽연합(EU) FTA를 거론하면서 반대했던 것도 이 조항 때문이다. 한·EU FTA에도 같은 조항이 있다. FTA를 두고 중심을 잡지 못하고 우왕좌왕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모습이 볼썽사납다.

박 위원장의 지적대로 정당이 책임성과 일관성을 가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정당이 시대의 요구를 제대로 읽고 겸허한 반성의 토대 위에서 혁신을 하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날로 심각해지는 양극화 문제 해결을 위해 복지·노동 정책에서 많은 변화를 꾀하고 있는 것은 시대의 요구를 수용하려는 노력의 일환일 터이다. 새누리당이 선거 전략 차원에서 FTA 대공세를 펴는 것은 무책임할 뿐 아니라 반시대적이기조차 하다. 창당을 넘어서는 변신을 다짐하고 태어난 새누리당에서 과거 한나라당의 어두운 그림자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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