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7일 월요일

한미 FTA와 모토야마 히로시의 ‘나라가 불탄다’

이글은 한겨레신문 hook 2011-11-06일자 기사 '한미 FTA와 모토야마 히로시의 ‘나라가 불탄다’'를 퍼왔습니다.

고만고만한 사람들이 고만고만한 삶을 사는 것이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런 삶에서야 말로 심오함을 발견할 수 있는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 아직 2편의 단편 밖에 쓰지 못한 추리소설가인 저는...... 그래서 대중에 영합하는 글쓰기를 지향합니다 ^^; @jhyong91

FTA 가지고 난리다. 왜 그런 안을 가지고 강행하려는지 모르겠다고. 좀 더 나아가 나라를 파는 행위 아니냐고. 팔로우도 얼마 없는 나의 타임라인도 도배다. 해서, 나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강행처리하려는 그들의 사고를 이해 못하겠다는 분들을 위해 몇 자 적어 본다. 왜냐? 강행하는 그들도 나름 합리적인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합리적이란 말에 이해가 안 되시는 분들이 태반이겠지만. 하지만 가카의 집권기간 동안 명박산성이라는 희대의 건축물에 눈뜨게 해 주신 은혜에 대한 보답으로 또, 오세훈 전 시장의 말을 빌자면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라서, 일없는 내가 한 번 분석을 해보고자 한다. 물론 정부지원금 한 푼 없이 오로지 사비를 털어가며 술집에서 꽐라가 될 때까지 연구한 결과이므로 신빙성은 전혀 없다는 것과 다 아는 얘기일 수도 있다는 것을 미리 밝혀 둔다.


가카가 집권했을 때, 나는 둘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나라를 회복불능으로 망치느냐, 회복가능하게 망치느냐.
물론 가카가 나라를 망치겠다는 생각을 가지신 분은 아니다. 절대 그것은 아니다. 그만큼 애국적이고 나라를 걱정하시는 분도 없다. 다만 애국과 나라에 대한 정의나 개념이 우매한 일반 국민들과 달라도 한참 다를 뿐이라 그렇지.
가카의 통치철학은 간단하다. 기업이(몇몇 대기업)이 돈을 많이 벌면 나라가 돈을 많이 버는 것이고, 그럼 자연히 국민도 잘 산다고 생각하시는 거다(어디까지나 통치철학 명분은). 그게 다다. 쉽게 말해 돈만 벌면 땡. 돈이 있으면 나머지는 모두 돈이 알아서 해준다는 거다. 가카의 경험상. 그런데 쉽고 빨리 돈을 벌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춘 것은 대기업 밖에는 없다. 무역수지 흑자니 하면서 가시적 효과도 빨리 나오고, 국정운영 광고에 바로 도움도 된다. 그들 지지를 받으면 국민들 다스리기도 쉽다. 사회 각 분야를 장악하고 있으니까. 일석삼조다. 시시하게 한 표 따위 가진 주제에 국정에 입을 대려는 국민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대접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으로 바꾸는 거다. 강도 디비고, 공공기관도 매각하고 하고, 환율도 수출기업에 유리하게 하면서 말이다. 가카는 믿고 계신 거다.
그렇게 하니 보기 좋았더라는 창세기의 말씀을.
문제가 있다면 둘 다 본인들만 보기에 좋았다는 거지만. 하지만 보기 좋았다는 가카의 신앙과 같은 견해를 의심할 수는 없다. 아니, 의심의 대상조차 될 수 없다. 아니 그렇겠는가. 서울시도 하느님께 봉헌하신 분인데. 국정운영에 감히 누가 가카 외에 토를 달 수 있단 말인가? 설령, 싸가지 없는 바리세인이나 사마리아인도 그럴 수는 없다.
 그래서 우매한 국민들은 가카를 이해하지 못했던 거다. 촛불 들고 그만큼 지랄을 했다고 생각하는 데도 이해를 못해 주시는 가카를 보면서. 맞다. 우매한 국민이었다, 우리는. 이해는 상대의 수준으로 맞추는 것이 선결 요건인데, 자신들의 사고 수준만 고집했던 것이다. 설마 그렇게 간략하고 명쾌하게 생각하시는 줄은 감히 상상도 못하고 있었던 거다. 하지만 가카의 집권기간 동안 두근거리는 심장을 안고, 술안주 삼아 연구한 나는 가카의 정치철학이 이렇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신한다.
 대기업이 돈을 벌면 거기서 일하는 국민들도 돈을 버니 모두가 행복한 세상이 된다.
이렇게 세 살짜리도 이해할만할 간단하고도 명확한 통치철학으로 국정운영을 하신 분이 고금이래로 있었을까 싶다. 식민지 시대의 한이 있으신지 어찌 그리 제국주의 나라들이 국정을 운영하던 방식과 닮았는지 모르겠다.
그렇다. 가카는 시대를 너무 늦게 타고 나신 분이다. 시대를 앞서가서 불행을 끌어안고 산 이들과는 달리 너무 늦게 오셔서 시대의 행복을 혼자서만 즐기시는 거다. 마음으로는 혼자서 십자가라도 지시고 싶으신데 말이다. 한 이백년 전쯤만 일찍 태어나셨다면 좋았을 텐데.
그랬다면, 그저…… 가카라는 두 글자는 진정 가카만에게만 쓰이는 말이 되었을 텐데. 상상해 보라. 그 시대였다면 모두 다 얼마나 때깔나는 사업들 뿐인가? 토목사업으로 기업에 퍼주고(4대강) 부자감세 하면 낙숫물효과가 있으니 공짜처럼 국민들은 주워만 먹으면 되고(떨어지는 것도 없지만 설령 있다 해도 우리가 거지인가?) 모든 공기업은 민영화시켜 이윤만 많이 내면 되는 사업들 말이다. 어차피 국민이란 회사 안에서 월급 받는 존재니 기업이 잘되면 나라는 자연적으로 잘된다고 생각하시는 가카. 독립운동 하던 우리 조상들도 이정도의 확신을 가지지는 못했을 거다. 혹은 전생에 만주에서 큰 개 타고 운하정비를 하셨던가.
그런 가카이기에 FTA는 당연히 해야만 하는 것이다. 가카는 도무지 우매한 국민들을 이해할 수가 없는 거다. 경쟁력도 없는 농산물 따위는 자동차 좀 더 팔아서 보전해 주면 되는 문제고, 병원은 민영화 시키면 돈을 더 벌 수 있는데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고(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649797&CMPT_CD=P0000 의료관련 오마이뉴스 기사다) ISD는 정당하게 재판으로 하는데 뭐가 문제냐는 사고인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그 말이 맞다는 것이다. 적어도 가카에게는. 그리고 한나당 의원들에게는. 왜냐? 본인들의 삶이 그랬기 때문에. 찢어지게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나 순전히 본인 노력으로 대통령도 되고 당대표도 되고 국회의원도 됐으니까. 성공을 맛 본 사람들인 거다. 그래서 이해가 안되는 거다. 노력하면 다 자기처럼 될 수 있는데 노력도 안하고 자꾸 뭔가를 달라고 하니까. 그들의 사고 방식 안에서 그런 사람을 국민이라고 할 수 없는 거다. 나는 새빠지게 노력해서 지금의 것을 누리는 데 너희는 가만히 앉아서 밥숟가락만 놓겠다고? 용납이 안 되는 거다. 내가 지금 누리는 걸 누리기 위해서 내가 얼마나 희생하고 살아왔는데 하는 심정인 거다. 사회가 뭐가 틀렸냐는 거다. 내가 증거 아니냐. 노력하면 되는데 왜. 이런 생각인 거다. 아니면 애당초 부유하게 태어나서 대다수 일반인들의 생활을 이해 못하던가. 그럴 수밖에 없다. 돈 있는 데 뭐하러 의료보험 환자들과 섞여서 병원에서 대기 하겠는가? 돈 따위 더 주고 바로 치료 받으면 되지.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본의 크기는 그 사람의 노력의 크기고 노력을 많이 한 사람은 당연히 대우를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거다. 한 치의 의심도 없이. 그런 사람들에게 병원이 민영화가 되든, 농업이 망하든, 중소기업이 죽을 쑤든 문제가 될 것 같은가. 그네들의 사고방식에는 경쟁력 있는 걸 덩치만 키워 놓으면 나머지 국민들은 그 기업에 붙어먹으며 사는 게 합리적으로 보이는 거다. 무상급식이니, 무상복지니 당장 눈에도 보이지 않고 돈도 안되는 사업에 투자하는 건 기존의 기업까지 죽이는 길로 보이는 거다. 그래서 FTA를 해야 하는 거다. 대기업만 경쟁력 있게 키우면 당연히 나라도 경쟁력이 생긴다고 보는 거다. 경쟁력이 생기면 나라가 부강해 진다는 얘기고 그건 곧 자신들이 나라를 키웠다는 논리로 귀결된다. 복지 따위는 돈만 벌어 놓으면 언제든 해결할 수 있다고 믿는 거다.
 그러니까 한나당 의원들은 그냥 반대하는 게 아니다. 자신들의 우국충정을 몰라주는 국민들의 우매함에 분통을 터트리는 것이고, 강행처리라도 해서 나라를 위기에서 구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야말로 정말 확신범이다. 바로 얼마전, 남경필의원이 분노하는 사진이 실렸다. 얼굴을 보라. 그게 단순히 날치기 강행을 하고자 하는 얼굴인지. 분명 국익을 위한다는 추호의 의심도 없는 얼굴이었다. 우국지사가 따로 없다.
 모토야마 히로시의 나라가 불탄다라는 만화가 있다. 그 만화를 보면서 생각했다. 자신만이 옳다고 확신하는 인간들이 정국을 운영할 때, 얼마나 많은 일반 국민들이 피를 대가로 흘려야 되는 지를.
 나라를 판다고 말들이 많다. 미안하지만 가카와 한나라당은 나라를 팔려는 것이 아니다. 산업구조를 경쟁력 있게 바꾸려고 하는 것일 뿐이다. 적어도 그들의 생각은 그렇다. 또, 분명 FTA는 몇몇 대기업에게는 유리하다. 특히 보험사는(대기업은 대부분 보험사를 가지고 있다) 한도 끝도 없이 성장해서 거대한 공룡이 될 거다. 기형적으로는 경쟁력을 갖출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거기에 국민은 없다. 그 구조적 모순에 허리띠를 졸라 매고 시뻘건 피를 흘려야 하는 대다수의 국민은 거기에 없다. 하지만 가카와 한나라당은 국민을 버린 것도 아니다. 모두가 자신들처럼 자수성가하거나, 부자로 태어나면 될 일이니까. 상위 1%에 열나게 노력해서 진입하면 해결될 문제니까. 그 정도의 노력도 안 하는 인간이라면 국민으로서의 복지혜택을 받을 자격도 없다고 생각하니까. 그러니까 나라를 팔아먹는 다는 말은 틀렸다. 가카와 한나라당은 국가와 국민을 버린 적이 없으니까. 애당초 우리 대부분은 그들에게 있어 국민이었던 적이 한 번도 없으니까. 해서 나라를 팔아먹는 다는 말은 그 분들께 모욕이다.
 다만, FTA 관한 많은 기사를 접하면서 이런 생각은 든다.
나라가 불탄다, 고.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게 보인다. 하지만 그 불은 대기업도 1% 선택받은 국민들도 절대 태우지 않을 거다. 다만 우리들 대다수만 태워 죽일 거다. 설령 국가경쟁력이 올라간다 하더라도 국가는 그대로 두고 국민들만.  해서 묻고 싶다.
애당초 국민 취급도 안했던 우리를, 당신들이 무슨 권리로 미국에 팔려는 지는 말이다. 대답해 다오, 이 ***들아.
아! 국민이 아닌 노예로 생각했으니 당연히 팔 수 있는 거겠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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