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11월 2일 수요일

젊은 세대의 정치 반란, 결국 자유주의로 회귀하나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1-11-01일자 기사 '젊은 세대의 정치 반란, 결국 자유주의로 회귀하나'를 퍼왔습니다.
[바심마당] 안철수는 만병통치약이 될 수 없다

외환위기와 2007~2009년 세계경제위기의 결과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고 이를 우려하고 반대하는 의식도 높아져가고 있다. 최근 서울시장 보궐선거 결과도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더 이상 악화되어서는 안 된다는 국민들의 인식 변화의 결과라 할 수 있다. 20, 30, 40대 젊은 세대의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 대한 압도적 지지성향은 기성 정치에 대한 정치적 반란이라고 할 정도다. 

그동안 심화되는 양극화를 겪으면서 국민들은 무한경쟁으로 내모는 시장의 힘에 압도당했다. 노동조합의 힘이나 정부 권력으로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임금격차를 축소하거나 재분배를 통해 기층대중의 지위를 개선할 수 있다는 희망과 기대를 포기했다. 젊은 세대와 서민층의 지지로 탄생한 노무현 정부조차 분배를 중시하겠다고 공약했으면서도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추구하는 것을 보고 대중들은 희망을 접었다. 대신 각자 좋은 대학을 나와 사회적 사다리를 타고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이명박 대통령 후보가 747공약(7% 성장률, 1인당 소득 4만달러, 7위 경제대국)을 내걸었을 때 성장의 과실을 맛볼 수 있을 거라는 희망으로 한 표를 던졌다. 

그러나 이제 모든 것이 벽에 부딪혔다. 이명박 정부가 공약했던 높은 경제성장에 따른 낙수효과는 실현되지 않았다. 20대는 비싼 대학등록금으로 빚을 지고, 대학을 나와도 청년실업자가 되거나 비정규직에 취직하게 된다. 30대는 주거문제가 심각하다. 결혼해서 살 집을 사거나 전세로 얻으려면 큰 빚을 내야 하고, 월세로 얻으면 수입의 30% 이상을 월세로 내야 한다. 40대는 자녀 사교육에 돈이 엄청나게 들어간다. 또 자녀들이 대학 졸업 후 취직을 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 노후를 위해서도 돈을 모아야 하는데 이것도 어렵다. 가계부채가 너무 많이 증가해 더 이상 빚을 내어 생활하거나 집을 사는 것도 불가능해졌다. 

이렇게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더 이상 개인적으로는 해결할 수밖에 없게 된 20, 30, 40대의 젊은 세대는 당연히 정부에 해결책을 요구하게 되었다. 학교 무상급식에서 시작된 복지 확충 요구가 거셌고, 대학등록금 대책은 취업후 상환제에서 반값 등록금으로 급속하게 발전해갔다. 

이들이 복지재원을 축소시키는 부자 감세 정책을 고수하는 한나라당에 등을 돌리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그와 함께 증세에 미적거리는 민주당도 믿지 못한다. 최근 한겨레가 실시한 정치세력 선호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 40%, 민주당 11%, 제3세력 39%, 진보정당 세력 2%로 나타났다. 민주당을 신뢰하지 않고 안철수, 박원순 ‘혁신과 통합’ 등 제3세력에 기대를 거는 것이다. 진보정당에 대한 선호는 대단히 미약하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있다. 제3세력이 중심이 되어 민주당과 통합하여 거대 야당이 출현하고 내년 대선에서 승리하면 젊은 층들이 안고 있는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까. 문제는 제3의 정치세력이 진정 진보정당이 될 수 있는가이다. 야권이 대통합된다면 민주당이 주요 구성부분이 될 것이다. ‘혁신과 통합’ 등 친노세력도 과거 한미FTA 찬성 등으로 볼 때 자유주의 세력이다. 민주노동당도 자주파 등 주도세력은 국민참여당 등 자유주의 정치세력과의 통합을 통해 정치적 활로를 열어가려 한다. 이렇게 보면 제3의 정치세력은 또 다른 자유주의 정당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미국식 보수양당 체제로 굳어지면 선진국 중에서도 복지가 대단히 미흡한 미국식 모델로 귀결될 수 있다. 미국 민주당에 대해 노동자들은 선거 때 지지하지만 집권 후에는 실망하는 양상이 반복되었다. 

여기에 제대로 된 진보정당의 역할이 중요하다. 민주노동당은 2004년 총선에서 의석 혹보 후 민중들의 생활상의 문제 해결 보다는 민주개혁 의제에 집중한 탓에 지지를 잃어갔고, 결국 2008년 분당에 이르렀다. 진보신당도 민생의제를 구체화하고 대중적 활동으로 발전시키지 못했다. 진보대통합도 리더십 부족으로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서구의 경험에서 보듯이 자본의 지배에 정면으로 맞서는 진보정당의 활동은 복지 확충과 재분배도 촉진한다. 기성 정치에 실망한 젊은 세대들이 진보정치에 관심을 기울이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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