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12일 목요일

[사설]민주당의 통렬한 반성 요구한 ‘총선 민의’


이글은 경향신문 2012-04-12일자 사설 '[사설]민주당의 통렬한 반성 요구한 ‘총선 민의’'를 퍼왔습니다.
19대 총선이 막을 내렸다. 개표 결과 여당인 새누리당이 과반을 차지하는 승리를 거뒀다. 야권은 서울과 경기에서 나름대로 선전했으나 강원과 충청에서 새누리당의 약진을 막지 못했다. 새누리당은 100석도 얻지 못할 것이라는 당초 전망에 비하면 선전했다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18대 총선에서 싹쓸이하다시피 한 서울은 물론 경기에서 많은 의석을 잃는 한계를 노출했다. 유권자들이 지난 4년간 집권세력이 자행한 실정과 비리를 용인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야권의 경우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가 수도권에서 위력을 발휘했으나 내용은 만족할 만한 수준이라고 할 수 없다. 2010년 지방선거 때 압승한 강원과 충북에서 패한 것은 뼈아픈 대목이다. 충북은 박 위원장 모친의 고향인 만큼 박 위원장에 대한 기대와 민주당의 공천 실패가 패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민주당의 리더십 부재로 정권 심판론에 힘을 싣지 못한 탓이라고 보는 게 타당할 듯싶다. 민주당의 치열한 반성과 대대적 혁신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선거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집계 결과 유권자 4020만5055명 중 2181만5420명이 투표에 참여해 54.3%의 투표율을 보였다. 전국 단위의 선거로는 역대 최저인 18대 총선의 투표율 46.1%보다 8.2%포인트 높았다. 선거 막판에 불거진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서울 노원갑)의 막말 파문으로 우려됐던 투표율 급락 사태는 없었다. 

투표율이 회복 기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이명박 정권의 집권 4년에 대한 유권자들의 평가에서 연유한다고 본다. 민주주의를 퇴보시키고, ‘1% 대 99%’의 양극화 구도를 심화시켰으며, 남북관계를 냉전시대로 되돌려놓은 데 대한 심판의 의미가 담긴 것이다. 특히 민간인 불법사찰 대처 과정에서 보여준 집권 세력의 자성 부재와 저급한 인권의식, 적반하장 격인 물타기가 유권자들의 분노를 한층 자극했을 공산이 크다. 이 과정에서 유명인들과 일반인들이 함께 연출해낸 ‘투표 인증샷’ 열기는 주목할 만하다. 젊은이들 사이에서 투표를 독려하는 새로운 선거문화로 자리잡아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투표율은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 척도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결코 폄훼돼선 안될 것이다.

이번 총선은 한 표, 한 표에 깃든 민심이 겉으로는 그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여야 누구도 흔쾌하게 승리를 말할 수 없는 결과다. 외양상 어느 쪽도 정국 주도권을 장악했다고 장담하기 어려운 절묘한 ‘균형과 견제’의 구도라고 할 수 있다. 유권자들이 이명박 정권의 집권 4년을 심판했으되 ‘박근혜의 새누리당’을 재평가하고 민주통합당 등 야권에는 수권세력으로서의 위상에 신뢰를 보내지 않고 있다는 민심이 드러난 것으로 본다. 이는 곧 시민들이 여야의 승패라는 정치적 이해타산을 넘어 대오각성을 요구한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1987년 체제의 공과를 결산하고 2013년의 새로운 체제를 구축하라는 시대적 요구가 그것이다. 우리는 지금 19대 총선을 통해 미래로 가는 관문을 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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