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28일 토요일

2008년 수입중단 외쳤던 김종훈의 돌변 “젖소 1마리…검역중단은 무리”


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4-27일자 기사 '2008년 수입중단 외쳤던 김종훈의 돌변“젖소 1마리…검역중단은 무리”'를 퍼왔습니다.

2008년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논란이 일자 정부가 그 해 5월8일 주요 일간지 1면에 낸 광고.

“검역은 과학적인 분야…정치권서 풀 문제 아냐”
새누리당이 ‘미국산 쇠고기 검역중단’을 정부에 요구한 27일 김종훈 당선자는 검역중단 여부는 정치적으로 판단할 사안이 아니고 현 상황에서의 검역중단은 무리한 요구라는 뜻을 (한겨레) 전화 인터뷰에서 밝혔다. 통상마찰 소지도 있다는 의견이다. 김 당선자는 거짓말 논란의 복판에 선 정부 쪽 2008년 5월8일자 ‘광우병 (추가) 발견시 즉각 수입중단 약속’ 신문광고를 두고서도 “광고를 보니까 광고 특성상 국민건강권을 위협하면’이란 말을 넣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그래서 애로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며 두둔했다. 앞서 이주영 당 정책위의장이 “과대광고, 잘못된 광고”라고 비판한 것과 차이가 크다.
김 당선자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의 실무 책임자였다. 새누리당은 이 현안들이 향후 대선 정국 등에서 쟁점이 될 것을 고려해 전략영입 공천한 인물이다.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이 7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외통위 회의에서 의원들의 한미 FTA 협상관련 질문을 듣으며 난감한 표정을 짓고 있다.탁기형 선임기자 khtak@hani.co.kr
다음은 일문일답.
- 소속 정당이 27일 주요당직자회의를 통해 정부에 검역중단을 해야한다고 요구했다. 전문가로서 어떻게 보는가.
“상황에 대한 판단은 전문성을 갖고 있는 검역당국이 하는 게 맞겠다. 난 정부에 있을 때, 일관되게 국민건강권의 침해나 위해가 생기면 수입중단 조치하도록 하겠다고 말씀드려왔다. 미국과의 합의에서 가트(GATT·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20조를 기반으로 한 것이다. 그렇게 설명을 드렸고 이후 총리 담화문에도 그런 설명이 들어가 있다.”
- 국민 건강권 위협 수준은 무엇인가?
“내가 (그것을) 검증하는 사람은 아니다. 검역당국이 누적된 지식과 전문성으로 판단해야겠다.
개인적으로는 농림부 발표도 보긴 했는데, 젖소 30개월 1마리에서 광우병이 발견됐다고 하는데, 미국 내 푸드채널(식품유통시장)에 안들어갔다. 우린 미국과의 합의에 따라 30개월 미만의 쇠고기만 수입하기 때문에, (더욱) 국내 유통 단계에 들어와 있지 않다고 봐야 옳지 않겠는가. 그정도 상황으로 국민 건강권이 침해됐다고 보는 건 무리이지 않을까 싶다.”
- 미국과의 통상관계를 고려한 판단이기도 한가.
“통상 마찰은 서로 의견이 다를 때 생긴다. 과학적 증거를 내놓고 딱 제시하면 마찰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판단 근거가 모호하면서 상황 대응 수준이 정도를 넘으면 마찰이 발생한다.”
- 검역중단 요구는 무리이고, 통상마찰 소지도 있다는 얘기인가
“그렇다. 호미로 막을 걸 가래로 막는다는 얘기가 있지 않나. 상대편 상황이 우리 판단에 아주 위험하다 하면 검역중단 이상의 조처도 마땅히 해야한다. 거기에 논리성과 합리성 있다고 본다. 상대 쪽 심각성이 어느 정도냐, 우리 대응 정도가 적정하냐. 이걸 검역당국이 가장 잘 판단할 것이다.”
- 과학과 논거를 강조하는데, 정치적으로 풀어야할 경우도 많은 것 같다. 이제 의원이신데.
“쇠고기가 정치적 문제가 되는 과정이 있긴 한데, 검역은 전문적이고 과학적 분야다. 정치적 판단은 무리가 있다. 언론서도 정치문제로 본다면…. 정치권에서 풀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검역당국에서 과학적 근거로 해야한다.”
- 당은 먼저 검역중단하고, 사후 안전이 확인되면 제재를 완화해야한다는 입장이다
“거기 대한 판단을 나는 할 수 없다. 미국 쪽에서 제시한 설명이나 데이터가 없다. 그러면 (당은) 왜 수입중단을 해야한다고는 말하지 않나?”
- 당의 요구가 무리라는 말씀인가.
“새누리당과 검역당국간 서로간 합의 여부가 있었는지, 그다음 대응이 적정한지(를 두고) 판단해야한다.”
- 2008년 스스로도 광우병이 추가로 발생하면 수입을 중단할 수 있다고 말씀했다.
“아니다. 광우병이 발생해 국민 건강권을 위협하면 중단한다고 얘기했다. 역지사지로, 우리나라 구제역 한마리가 발생해는데 상대국이 수입중단을 하면 화나지 않겠는가. ”
- 위험수위가 다르지 않나
“한 예로 든 것이다. 그런 경우는 산재해있다. 우리도 당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문제를 처리할때 그때마다 나오는 말로 해결된 게 아니고, 트레이트 바이 룰이란 게 있다. 쇠고기나 식품교역에 대해선 축적된 룰이 가트에도 있고.”
- 그것만 잘 지켜진다면야 나라간 협상을 따로 할 필요가 없지 않나.
“내가 미국과 협의해서 이런 권한이 있다는 걸 합의했다. 그래서 가트20조도 알려진 것이고. 그걸 기자분은 이전에 아셨나?”
- 정부는 2008년 5월8일 광우병이 발견되면 중단한다고 광고했다.
“나도 에 실어놓은 광고를 봤는데, 농림부와 보건복지부 광고다. 광고라는 건 아주 짧은 말로 메시지를 담아야 하지 않나. 왜 ‘국민 건강권을 위협하면’을 안넣었을까. 광고엔 4개 항목이 나열되어 있는데 보니까 (지면 배치상) 글쓰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이 말을 넣으면 어렵지 않았겠나. 그런 애로가 있지 않았을까 싶다.”
- 검역중단 요구는 소속당의 일종의 당론인데.
“나와 당을 자꾸 격리시키지 말아 달라. 당 정책위가 있고, (강하게 얘기했으니) 정부가 그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지 않않겠는가.”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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