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26일 목요일

“젖소라서 안전? 같은 사료 먹고 자라는데”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4-26일자 기사 ' “젖소라서 안전? 같은 사료 먹고 자라는데”'를 퍼왔습니다.
의학전문 기자 등 “미국, 소 이력관리도 안돼”… 이외수도 “정부 약속 지켜라”

미국산 쇠고기 재개 4년만에 미국에서 광우병 감염소가 발견됐으나 당시 수입중단 등을 약속했던 우리 정부가 검역중단도 하지 않겠다고 밝히자 MBC와 KBS의 의학전문기자 등이 정부에 배신감을 느낀다며 성토하고 나섰다.
특히 이들은 30개월 미만 소만 수입하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정부 주장에 대해 “결코 안전하지 않다”고 반박하고 나서 현재 수입되고 있는 미국산 쇠고기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신재원 전 MBC 의학전문기자는 정부(농림수산식품부)의 검역중단 보류 방침을 발표한 직후인 25일 저녁 다음 아고라에 올린 글에서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너무 화가 나서 글을 올린다”며 분통한 심정을 담았다.
신 기자는 지난 2008년 국민들이 촛불을 들었을때 당시 국무총리를 비롯해 이 정부 책임자들이 미국에서 광우병이 발생할 경우 수입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고, 실제로 재협상후 수입위생조건에 이런 조항도 생겼을 뿐 아니라 제정된 가축전염병예방법에도 비슷한 조항이 있다고 제시했다. 그는 미국의 광우병 소 발견 발표 직후 농식품부가 검역중단 검토한다고 했을 때 당연히 검역중단을 하리라 생각했는데 보류한 것에 대해 “배신 당한 기분”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지난 2008년 5월 7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신 기자는 ‘광우병 발병 소가 식용과는 무관한 젖소이고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것이 아니다’라는 정부 주장에 대해 “미국에서 광우병이 다시 발생했다는 것은 아직도 미국의 사료 시스템이 불완전하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식용으로 기르는 소든 젖소든 같은 사료를 먹고 자라기 때문에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소가 아니기 때문에 안전하다’라는 것은 틀렸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미국산 쇠고기 협상 이후 캐나다와 체결한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의 경우 미국과의 조건보다 더 강화됐다. 캐다나 역시 30개월 이하를 수입하지만 SRM 기준이 대폭 강화된 것. 신 기자는 이를 두고 “그래도 소 잃고 외양간은 잘 고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꼬집었다.
신 기자는 당시 자신을 포함한 많은 기자들이 촛불 시민들의 요구를 받아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막는데 일조했다고 생각했지만 이번 일로 “모든것이 허망하게 느껴진다”며 “정말 부탁입니다. 국민과의 약속을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정부가 지난 2008년 5월 8일자 신문에 실었던 추가 광우병 발생시 대국민 약속을 밝힌 광고.

또한 수많은 미국산 쇠고기가 죄다 어디로 유통됐는지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미국산 쇠고기가 그렇게 많이 수입되는데 다 어디간 건가”라며 “먹기 싫은 사람은 안 먹게 해준다고 약속했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지난해 말까지 미국 연수를 다녀왔던 최경영 KBS 기자도 이날 저녁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 축산농가의 35% 정도만이 소 이력 관리를 한다”며 “그마저도 미 정부의 대규모 예산삭감 때문에 이력관리지원에 들어갈 예산이 많이 줄었다”고 썼다.
그는 “앞으로도 한참 이력관리 제대로 안 된 미국소가 들어온다고 볼수 있다”고 우려했다.
소설가 이외수씨는 자신의 트위터에 정부에 대해 “확실히 책임지는 모습 보여 달라”고 촉구했다. 이런 비판을 ‘종북세력이나 하는 책략’이라는 한 트위터 이용자에 대해 이씨는 “국민들과의 약속을 안 지켜도 상관 없다고 생각하느냐”며 “그런 생각을 가진 인간들이 바로 빨갱이와 같은 부류들”이라고 비판했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