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28일 토요일

민주당, '이등·박·문' 담합 깨부숴야 산다


이글은 대자보 2012-04-28일자 기사 '민주당, '이등·박·문' 담합 깨부숴야 산다'를 퍼왔습니다.
[진단] 이해찬-박지원-문재인 밀실야합, '도로 열우당'도 모자라 '쌍팔년도 구태정치'로

이해찬·박지원이 친노-호남 대표 인물 맞나? 

이해찬 등에 업힌 박지원·문재인. 줄이면 '이등박문'이다.  공교롭게도 이등박문(伊藤博文)은 1905년 특명전권대사로 대한제국에 파견돼 온갖 밀실 담합(공작)으로 친일 내각을 세우고 조선을 장악한 '이토 히로부미'의 한자 이름이기도 하다. 친일은 다르지만, 밀실 공작으로 권력을 장악하려는 행태는 닮았다. 지난 25일 터진 이해찬-박지원-문재인의 '당대표·원내대표 나눠먹기 밀실 담합'이 정치권에 큰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한 누리꾼은 "늙은 여우들의 낡은 연대"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오만과 무대책으로 다 차려준 밥상을 걷어차버린 민주통합당이 총선 패배 이후에도 정신을 못 차리고, 하염없이 '과거로 과거로' 회귀하고 있기 때문이다. 

▲'4.25 밀실 담합' 주역..이해찬 전 총리·박지원 최고위원·문재인 상임고문(왼쪽부터) © 대자보

안 그래도 어이없는 총선 패배 후유증으로 '멘붕'(멘탈 붕괴) 상태인 야권 지지자들과 언론매체들은 아연실색·분기탱천 모드다. 당밖은 물론이고 당내 의원들조차 권력욕에 사로잡힌 '야합'이라고 서슴없이 규정하며 분노를 쏟아내고 있다.  『대명천지에, 그것도 국민에게 공천권을 돌려드리겠다면서 국민참여경선 등을 도입했던 민주통합당의 혁신은 어디로 간 것일까요? 쌍팔년도 구태정치인 '야합 정치'까지 출몰했으니 입을 다물지 못할 수준으로 후퇴하고 있다. 올드보이의 귀환으로 '80년대식 막후정치'가 되살아났다는 비판이 도처에서 들린다.』 (오마이뉴스 장윤선 기자. 4.26) 『더구나 이 과정에서 야권 대선주자 중 한 사람인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개입했다고 하니 더욱더 실망스럽다. 형식도, 내용도 구태 그 자체다. 결국 친노·충청과 비노·호남 진영이 영남권 대선 후보를 만들어낼 테니 지지해달라는 얘기인 모양인데 도저히 이해하기 힘든 후진적인 발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  두 사람이 감히 양 진영을 대표한다고 나선 것도 당혹스럽다. 그들 스스로 친노다, 비노다 편을 갈라 권력싸움을 하더니 그 폐해를 극복하기 위해 힘을 합친다니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이다. 국민 무시이자, 오만의 극치다. 민주당 내 친노 심판론을 희석시키려는 이 전 총리와 호남의 맹주로 기득권을 연장해가려는 박 최고위원 두 사람 사이의 담합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번 파동은 총선 패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민심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한 채 갈피를 잡지 못하는 민주당의 현주소를 다시 한번 노출했다.』 (경향신문 사설. 4.27) 『당권을 염두에 둔 특정 인물들의 '나눠먹기식 밀실야합'으로 변질되는 것은 아닌지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국민의 대표이자 독립적 헌법기관인 국회의원을 자신들의 권력욕을 채우는 수단쯤으로 여긴다면 엄청난 후폭풍에 직면할 것이다.』 (민주통합당 전병헌 의원. 4.26) 『인위적으로 만들면 감동이 안 된다. 그러면 대선 필패 구도로 가는 것이다. 담합은 '노무현 정신'에 어긋난다. 노 전 대통령이 가장 혐오한 것이 바로 '줄세우기' 정치다.』 (민주통합당 조경태 의원. 4.27)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은 명분과 설득력을 잃으면서 정권교체는커녕 대선필패라는 최악의 길로 치닫고 말 것이다. 민주주의 원칙을 송두리째 부정하는 반민주적 밀실 야합이자 치졸한 꼼수이며, 대선승리보다는 당권이라도 장악하고 보자는 사욕일 뿐이다. 국민과 당원은 안중에도 없는 계파간 나눠먹기에 불과한 이번 정치적 야합으로 민주당은 '박근혜당'을 비판할 염치도, 명분도 사라져 버렸다.』 (민주통합당 장세환 의원, 4.27) 『민주당, 갈등해소와 대선승리를 위해 원탁회의와 의논해서 대선주자도 합의로 결정하시지. 어차피 국민들은 지지할 마음도 찍어줄 마음도 점점 멀어질 테니까. 선거는 전당대회는 뭐하러 치루시나. 센 사람들끼리 사이좋게 나누면 되지.』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 4.26) 

친노·호남 보수파, 이렇게까지 '막장'일 줄은‥ 

보자보자 하니 갈수록 가관이다. 이러기도 쉽지 않다. 압승 분위기를 무원칙한 독식·편파 공천 등으로 일거에 말아먹은 민주당의 현 주류세력이 총선 패배의 책임을 어처구니없게도 당의 진보화(좌클릭) 탓으로 돌리더니, 이제는 기득권 유지를 위해 국민의 기대와 바람은 아랑곳 않고 새누리당보다 더 저질·막장 정치를 연출하고 있다. 과연 이들이 정권교체에 뜻이 있기나 한지조차 의심스러울 정도다. 민주통합당의 한 당선자가 와 인터뷰에서 이번 담합에 대해 쏟아낸 분노는 마디마디가 가슴을 후벼판다.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이 '걸어 다니는 헌법기관'인데, 위에서 찍어 누르면 시키는 대로 한다고 생각한 것인가. 헛웃음이 나온다. 당이 혁신의 동력도 상실한 상태에서 대중적 지지도마저 떨어뜨리려고 몸살이냐. 막후정치 구도를 짜놓고 누군가 나서 판 정리를 하면 다 된다는 발상은 도대체 어느 시절 정치냐. 이렇게 대중정치의 감각이 없다는 점에 놀랄 정도다. 김대중 정부 시절 청와대가 나서 모든 정치판을 교통정리하듯 그렇게 나선 모양인데 기본적으로 민주주의 질서에도 맞지 않는다. 굉장한 역풍을 겪게 될 것이다. 참으로 오만한 발상이다. 이해찬 전 총리의 이런 막후정치는 대한민국 정치를 진정으로 후퇴시키는 일이자 개별 헌법기관에 대한 모독이다." 민주통합당의 한 의원은 소위 친노와 비노에게 묻고 싶다며 "이해찬 상임고문과 박지원 최고위원이 각각의 계파를 온전히 대표하는 분들이냐"고 꼬집었다.  

'늙은 여우 모사꾼' 이해찬의 기획 작품 

이번 밀실 야합이 '이해찬식 기획 작품'이라는 점은 야권 지지자들로 하여금 더욱 거부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특히 26일 박지원 최고위원의 원내대표 출마 기자회견에 유기홍, 김태년, 김현 등 친노 진영의 당선자들이 박 최고위원의 뒷줄에 서서 지원하는 '그림'을 만들려고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아연실색하는 분위기다. 더군다나 이번 밀실 야합은 이해찬 전 총리 측에서 19대 국회의원 당선자 명단을 놓고 직접 전화를 돌린 뒤 '표계산'을 끝내놓고 내린 결정이다. 전형적인 줄 세우기 정치이자 모사꾼다운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이 전 총리가 비록 이번 총선에서 정치적으로 부활하긴 했지만, 많은 야권 지지자들에게 그는 여전히 좋은 기억보다 나쁜 기억이 더 많다.  이 전 총리는 총리 시절 한미FTA 추진 등 노 전 대통령의 신자유주의 정책을 앞장서 진두지휘한 데다, '3·1절 골프 파동' 같은 실책으로 정계를 떠나기도 했다. 진보적 신념이나 원칙보다 독선적 이미지가 강한 것도 신뢰를 주지 못하는 요인이다. 무엇보다 이 전 총리는 이번 총선 공천 과정에 적극 개입한 '보이지 않는 손' 중의 하나로 총선 패배에 책임을 져야 할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그가 또다시 제1야당의 당 대표로 전면에 나서 킹메이커를 자처하며 특유의 독선적·모사꾼 스타일로 야권을 좌지우지하는 것이 과연 정권교체에 도움이 되는지 의문이다.  

'유불리 따라 수시로 안면 바꾼' 박지원, 호남의 수치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자신이 민주당 원내대표를 수행했던 2011년 5월 4일 당시 야권연대 합의문을 묵살하고 한나라당과 한-EU FTA 밀실 합의를 했다가 당 안팎의 강력 반발로 다시 파기했던 장본인이다. 그래놓고 태연하게 "야4당 정책연합 합의문을 어제서야 봤다"고 말해 연대 야당들을 격분시켰다. 오로지 자신의 정치적 입지와 유불리에 따라 수시로 안면과 태도를 바꾸는 '장사꾼 정치'는 뻔뻔함의 극치가 아닐 수 없다. 2011년 12월 민주통합당 창당 과정에서도 통합 전당대회장 연설에서까지 끝까지 통합을 반대해 놓고, 나중에 대세가 정리되자 바로 안면 싹 바꾸고 당 대표 경선에 출마했다. 이번 총선 패배 이후에도 호남 기득권 세력을 대변한답시고 친노세력을 잡아먹을듯 몰아세우더니, 정작 뒷구멍으로 원내대표 자리를 권유하자 언제 그랬냐는듯 "친노-비노 구분 없이 정권교체에 매진하겠다"고 말한다. 눈 하나 깜박 않고 표변해버린 것이다. 더군다나 박 최고위원은 현재 민주통합당의 최고위원이다. 이번 총선 패배에 공동 책임을 져야 할 당사자이기도 하다. 한명숙 전 대표와 함께 대국민 사과하고 2선으로 물러나도 시원치 않을 사람이 노욕을 앞세워 제1야당을 좌지우지하겠다고 나선 자체가 정상적인 사고나 책임의식을 갖고 있는 정치인이라고 봐지지 않는다. 박 최고위원은 늘 자신의 정치 스타일을 상인적 감각과 실용적 관점 운운하며 타협의 대가·합리주의자인양 강변하지만, 개혁·진보진영 정치인으로서 원칙과 철학은 찾아볼래야 볼 수 없는 꼼수정치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런 인물에게 호남 정치를 대변케 하고 대표성을 부여한다면, 그 자체가 광주 5.18 정신과 한참 멀리 떨어진 구태이자 호남 정신에 대한 모독이 아닐 수 없다. 그가 김대중 정신을 계승한 후계자인양 오버하는 것도 가소롭다. 박지원은 호남의 대표가 아니라, '호남의 수치'일 뿐이다. 

'문제 있는' 문재인, 쌍팔년도 구태정치 가담  

문재인 상임고문이 26일 이해찬-박지원 야합에 대해 "이 전 총리와 박 최고위원이 손을 잡는 것에 대해 담합이라고 공격하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 담합이 아니고 '단합'으로 오히려 바람직한 모습"이라고 적극 두둔했다.  이 전 총리는 박 최고위원에게 담합을 제안을 하기 전에 문재인 고문과 한명숙 전 대표를 만나 사전 조율을 거쳤다. 친노(문재인) 대망론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대선주자까지 나서서 세력 연대를 시도한 셈이다. 이번 사태가 대권주자인 문재인 자신이 개입한 '원내-당권-대권 나눠먹기'라는 시각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문 고문이 자신이 주도한 부산지역 총선 결과가 부진하면서 대선지지율이 급추락하자 위기감을 느낀 나머지, 다가올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을 자신에게 유리한 판으로 만들기 위해 이번 야합에 가담한 것이라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또한 당내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이해찬 전 총리가 문 고문을 자신 메신저로 활용하는 모습은 문 고문이 여전히 노 대통령 비서실장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인상을 주고 있다.  문 고문이 대권주자로 부상한 이후에도 대한민국이 나아가야 할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쌍팔년도식 밀실·구태 정치에 가담하고 적극 두둔하는 모습은 악순환의 수렁에 빠져드는 패착이 될 수도 있다.  

이등박문에 저항할 '진보그룹 복원' 시급  

이등박문 야합에 대해 안민석 의원은 26일 "민주정당에서 의원들은 배제한 채 계파의 수장들이 모여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은 전형적인 부패정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더 속상한 것은 여기에 저항할 만한 당내 그룹이 없다는 것이다. 이 점이 상당히 서글프다"고 실토했다. 그는 "촛불집회 한 번 안 나온 분, 반값등록금에 반대하는 사람, 정봉주 의원이 구속돼 있는데 구출할 생각은 전혀 없는 분, 이런 분이 민주통합당의 원내대표가 돼야 하는 것인지 솔직히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친노-비노, 호남-영남이라는 패거리·지역 연합은 열린우리당의 재판이자 역사의 수레바퀴를 과거로 되돌리는 시대착오다. 또한 신자유주의 청산·재벌개혁·부자증세·보편적 복지 등 오늘의 시대적 과제와 시대정신을 전혀 담지하고 있지도 못하다. 결국 중도 우클릭을 외치는 문재인·이해찬 등 친노세력과 박지원을 앞세운 호남 보수파의 '친노-호남 보수파' 연대에 맞서, 진보적 정책·노선으로 당당하게 겨룰 진보그룹의 복원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이번 담합 사태는 현 주류세력의 공천 학살로 진보라는 한쪽 날개가 붕괴된 산물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민주당 구성원 스스로가 이런 구시대적 '이등박문 야합'을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진보적 역동성과 전통이 살아 있음을 국민에게 보여주고, 민주당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최소한의 자존심을 지켜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새누리당 박근혜 정치와 별반 다르지 않거나 더 퇴행적이라는 딱지가 붙게 될 것이다. 정권교체는 더 멀어진다.   

김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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