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30일 월요일

미국 간 광우병 조사단, 농장 주변 맴도는 ‘굴욕’ 조사하나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4-30일자 기사 '미국 간 광우병 조사단, 농장 주변 맴도는 ‘굴욕’ 조사하나'를 퍼왔습니다.
농림수산식품부, 30일 정부 조사단 미국으로 파견


ⓒ양지웅 기자 28일 저녁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에서 한대련이 연 광우병 미국 쇠고기 수입 중단 촉구 4.28 촛불문화제에서 한 참가자가 광우병 소 가면을 쓰고 정부의 미국 쇠고기 수입을 규탄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미국 광우병 젖소'에 대한 정부 조사단을 30일 미국으로 파견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조사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않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조사단은 미국 농무부를 방문해 지난 24일 캘리포니아주에서 발생한 광우병에 걸린 소와 관련한 역학조사 및 정밀검사 상황, 예찰 현황을 확인하고, 광우병 판정을 받은 소의 연령이 10년7개월이라고 밝힌 경위를 조사한 뒤 5월 9일 귀국할 예정이다.

조사단은 광우병에 걸린 소를 1차 검사한 캘리포니아 대학과 사체를 보관하고 있는 사체처리 시설(렌더링 공장)에 들러 관련 자료를 검토하기로 했다. 도축장과 가공장 및 사료공장도 방문해 미국의 일반적인 쇠고기 안전관리 실태도 점검할 방침이다.

정부는 조사단이 귀국하는 대로 가축방역협의회를 열어 조사 결과에 대해 평가를 받은 후 조치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정부는 그동안 '수입중단'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음에도 불구하고 수입중단은커녕 검역 조차 중단하지 않았다. '선 조치'는 그저 검역강화가 전부였다. 그러나 조사단이 실질적인 조사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어 향후 광우병에 대한 '후 조치'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조사 권한도 없어 현장 검증 불투명

조사단은 미국으로 파견됐지만 현장에 들어가 조사를 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신뢰가 높은 조사 결과를 도출해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우석균 정책실장은 “수입위생조건상 현지조사 권한 자체를 가지고 있지 않다. 조사를 하려면 미국 측이 권한을 부여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우리 정부가 미국을 압박해야 하는데, 수입중단과 같은 압력 행사를 전혀 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상태로 가면 아무 것도 얻어내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조사단은 이번 광우병이 발생한 해당 농장을 직접 방문하는 것이 어렵게 되면서 제대로 된 조사를 하는데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장 주인이 우리 조사단의 방문을 아직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농장 주인의 동의 없이는 방문이 불가능해 조사단의 현장 검증은 불투명한 상태다. 

이 때문에 수입위생조건 재협상에 대한 목소리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우 정책실장은 “문제가 생겨 조사를 해야 하는 사람들이 조사하러 들어가도 되냐고 미국에 사정하고 애원하는 상황”이라며 “수입위생조건이 얼마나 굴욕적인 것인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조사는 무슨 문제가 있어 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먼저 수입중단을 하고 해야 한다”며 “하지만 지금은 선후가 뒤바뀌어 있다”고 비판했다. 

조사단, 친정부 인사로 구성돼

조사단이 지나치게 정부 편향적으로 구성돼 있다는 지적도 잇따르고 있다. 조사단은 검역검사본부 주이석 동물방역부장을 단장으로, 농식품부 소속 5명과 주미 한국대사관 소속 1명을 비롯해 학계와 소비자단체 대표 등 총 9명으로 구성됐다. 

하지만 정부 측 인사뿐만 아니라 학계 대표인 유한상 서울대 교수는 수입중단이 불필요하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으며, 유관단체 대표인 김옥경 대한수의사회장은 국립수의과학검역원장(현 검역검사본부장) 출신의 전직 공무원으로 모두 친정부 성향을 가진 인물로 구분되고 있다. 또 소비자단체 대표인 전성자 한국소비자교육원장 역시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과 가까운 인물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 정책실장은 “조사단의 대부분은 현·전 농심품부 공무원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수입위생조건 협상 실무자로 참여하는 등 국민의 신뢰성을 얻기 힘들게 구성되어 있다”며 “주이석 단장은 2008년 6월 농식품부를 대표해 ‘PD수첩’의 명예훼손 수사 의뢰서를 작성한 인물이기도 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국 농무부는 지난 27일 한국 정부가 보낸 광우병 정보 요청 질의서에 대한 답변서에 "광우병이 발생한 소가 10년7개월 된 암컷 젖소로 미국 내 3차례 검사 결과 비정형 광우병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광우병 젖소와 같은 농장에서 지낸 다른 가축에 대한 정보 요구에 대해서는 "역학조사를 진행하고 있어 추후 제공하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최지현 기자 cjh@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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