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30일 월요일

목사가 8년간 카지노 705번 출입?


이글은 오마이뉴스 2012-04-30일자 기사 '목사가 8년간 카지노 705번 출입?'을 퍼왔습니다.
[취재그후] 교단서 '면직' 결정... 해당 목사는 "괴소문" 반발

2003년 56회, 2004년 124회, 2005년도 111회, 2006년 118회….

서울 성동구 금호동에 위치한 K교회 담임목사인 김아무개(58)목사가 강원도 정선 강원랜드 카지노에 출입한 횟수다. 2003년 4월 처음으로 강원랜드를 찾은 김 목사는 2010년 2월까지 8년간 무려 705번에 걸쳐 카지노를 드나들었다.

1987년부터 이 교회 부목사로 재직해온 김 목사는 2006년 담임목사로 부임했다. 담임목사가 된 이후에도 김 목사는 2007년도 한 해에만 카지노 입장권을 117차례 끊었다. 이러한 사실은 서울동부지방검찰청이 김 목사를 '사기' 혐의로 수사하는 과정에서 밝혀졌다. K교회는 김 목사의 '돈 문제'로 수년째 소송이 계속되고 있다.

목사 "동생에게 출입카드 빌려줘"... 카지노 "출입카드 없다" 

2009년 1월, K교회 임시 구역회의는 김 목사의 개인 채무 3억4000만 원을 교회 재정으로 변제하는 것을 결의했다.

지난해 3월 가 단독 보도한  기사에서 김 목사를 상대로 법적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A(68) 장로는 "김 목사가 사회를 본 임시구역회에서 갑자기 한 장로가 '목사님이 빚보증을 잘못 서주어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교회에서 3억4000만 원을 상환해주자'며 안건에도 없던 내용을 제안했고, 순식간에 안건이 가결되었다"고 전한 바 있다.


▲ K교회 김아무개 목사가 2009년 2월 3일 재무부장에게 제출한 채무변제 내역서. 총 3억 4000만 원이다(자료사진). ⓒ 홍현진

그런데 A 장로를 비롯해 김 목사를 반대하는 교인들은 이러한 빚의 상당수를 '도박 빚'으로 보고 있다. 검찰이 김 목사를 '사기' 혐의로 기소한 이유이기도 하다.

검찰은 공소장을 통해 "(이 교회) 전임목사 장아무개씨의 개인적인 채무와 피고인의 도박채무임에도 불구하고 그러한 사실을 숨긴 채 피고인(김 목사)이 교회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채무인 것처럼 말하고, 교회 신도 ○○○, ○○○으로 하여금 담임목사의 개인 채무를 교회자금으로 변제하여주자는 내용의 안건을 제의하도록 하여 이에 속은 교인들로 하여금 위 제안에 동의하도록 하여 위 안건을 통과시켰다"며 '범죄사실'을 설명했다.

K교회가 소속된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교, 감독 김종훈) 서울연회 재판위원회 판결문에 따르면, 김 목사가 7년간 카지노에서 사용한 돈은 모두 20억 원. 그는 이 가운데 10억6000만 원을 고스란히 날렸다. 감리교 내 교구 단위인 '연회' 재판위는 사회법의 '법원'과 같은 역할을 한다. 

서울연회 재판위는 지난 4월 9일, 김 목사에 대해 '면직' 처분을 내렸다. '도박'과 관련된 검찰 기소 내용 그리고 이미 대법원에서 유죄 판결이 내려진 횡령 혐의가 주요하게 작용했다. 지난 3월 15일, 김 목사는 교회재정 1억100만 원을 유용했다는 이유로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 대법원 확정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김 목사 측은 연회의 결정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사회법상 '대법원'에 해당하는 감리교 '총회'에 항소하는 것은 물론, 임원회에서 비상대책위를 꾸리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지난 16일 새벽기도회를 시작으로 설교도 재개했다.

먼저, 비대위는 '카지노 출입' 의혹을 "항간에 떠도는 괴소문"으로 일축했다. 판결문에 따르면, 김 목사는 자신이 도박장에 출입한 것은 몇 회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출입카드를 자신의 이복동생 김아무개씨에게 빌려주어 사용하게 하였을 뿐, 자신이 카지노 도박장에 출입한 것은 아니라고 소명했다. 김 목사의 동생 역시 목사로 재직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연회 재판위는 "설령 그 변명이 사실이라고 할지라도, 교회 성직자가 도박장에 출입한 자체도 범과에 해당할 뿐만 아니라, 자신의 동생으로 하여금 도박장을 700회 이상 출입하도록 하여 20억 원 이상의 돈을 도박자금으로 사용하도록 한 행위는 목회자로서 적절하지 못한 행위이므로 이러한 점을 양형에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확인 결과, 김 목사의 해명과는 달리 '출입카드'는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강원랜드 홍보팀 관계자는 26일 와 한 통화에서 "출입카드는 따로 없고, 신분증 확인과 함께 5000원을 내고 입장권을 발권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 목사 측인 K교회 비대위에서 활동하고 있는 B 권사는 27일 와 한 통화에서 "김 목사의 동생이 주민등록증을 도용했다"고 주장했다. 기자가 '그렇다면 왜 연회 재판부에는 출입카드를 빌려썼다고 소명했냐'고 반문하자, B 권사는 "김 목사가 카지노에 수백 번을 왔다 갔다 했다면 '출입카드'가 없다는 것을 몰랐겠느냐"며 연회 재판부에서 '출입카드를 빌려줬다'고 소명한 것은 김 목사가 카지노에 간 적이 없다는 증거라고 말하기도 했다.

B 권사는 또한 "강원랜드 현장방문을 한다든지, 교단에서 카지노 문제를 정식으로 다뤄야 한다"고 요구했다. 검찰이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김 목사의 동생 김아무개씨는 2006년 5월부터 2008년 6월까지 강원랜드 카지노에서 총 12회 입장권을 발권한 것으로 나타난다.

계좌 분석 해보니, 강원도 '사북' 지점 통한 거래내역 다수 발견


▲ 강원랜드 카지노 소개 이미지. ⓒ 강원랜드 홈페이지

김 목사가 카지노를 출입했다는 증거는 '입장권 발권 내역'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보도에서는 김 목사의 운전기사 C 권사가 작성한 '사실 확인서(2010년 11월 2일 작성)'가 등장한다.

담임목사님은 2004~2005년 10차례 강원도 강원랜드 카지노 도박장에 다녀왔으며 여러 번 제가 모시고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그 후에도 여러 번 직원들(사찰, 전도사들)을 데리고 다녀왔음을 알고 있습니다. (줄임) 교회의 여자들과 불륜의 소문이 나돌고, 도박하여 많은 빚을 지고, 공금을 횡령하고 발각되어 문제가 되면 입금하는 것을 보며, 과연 담임목사로서 도저히 해서는 안 되는 짓을 계속 하는 것을 보고 갈등을 하였습니다. 가까이에서 모시는 기사로서 인간적 의리로는 죄송하지만 양심의 소리에 참을 수 없어 사실을 고백하였습니다.

2006년 4월부터 2007년 6월까지 K교회 부목사로 재직했던 D 목사는 지난해 2월, 기자와 만나 다음과 같이 증언했다.

"서울에서 강원도 카지노까지 달려가면 나는 차 안에서 새우잠을 자는 거다. 기사야, 기사. 그러면 김 목사는 새벽 1시나 2시쯤에 나온다. 그러면 또 강원도에서 서울까지 달리는 거다. 김 목사가 이걸 철저히 숨길 수 있었던 게 꼭 새벽 4시 이전에는 들어간다. 교회를."
  
검찰이 김 목사 명의로 된 계좌 거래내역을 살펴본 결과 카지노가 위치한 강원도 정선군 사북읍 지점을 통한 거래가 다수 발견된 것 역시 '카지노 출입' 의혹을 뒷받침한다. 김 목사의 가족은 물론이고 K교회 직원, 교인 수십여 명이 김 목사의 계좌로 총 10억 원이 넘는 금액을 입금했고, 이 돈은 '사북' 지점을 통해 인출되었다.  

목사 측 "설교 계속"... 연회 "바로잡을 것" 

비대위 측은 연회가 '교회 건축비 6억9500만 원 불법 횡령'을 면직 처분 이유로 제시한 것 역시 문제 삼았다. 연회 판결문에 따르면, 김 목사는 교회 건축비를 인출해 경기도 파주시에 위치한 다세대 연립주택을 구입한 후, 2009년 9월 자신의 개인 명의로 소유권 등기 이전을 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에서는 이를 '명의신탁'으로 보고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연회는 판결문을 통해 "파주시청에 확인한 바에 의하면, 이 건물은 교회 명의로 소유권 이전 등기를 완료할 수 있었고, 그 절차가 개인 명의로 등기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면서 "김 목사가 비록 검찰에서 이 부분에 대해 횡령죄로 처벌받지 않았다고 할지라도 교회 재산인 금원을 부당한 방법으로 인출한 점은 교회의 질서를 문란하게 한 행위"라는 판단을 내렸다.

현재 감리교 연회는 김 목사 측의 '면직 처분 불복종'과 관련해 김 목사 측을 업무방해와 주거침입죄로 형사고발한 상황. 감리교 연회 관계자는 27일 와 한 통화에서 "명령 불복종 문제, 도박 문제를 연회 심사위원회에 회부했다"면서 "오는 5월 2일 회의가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어떻게든지 K교회를 바로 잡아야 되겠다는 것이 서울연회의 결의 사항"이라면서 "교회법적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계속해나가고, 사회법이 필요한 경우에는 법적인 방법을 다 동원하겠다"라고 덧붙였다.

 홍현진 (hong6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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