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2-29일 기사 '박근혜 위원장의 거짓말 ‘정수장학회’'를 퍼왔습니다.
최측근인 최필립 씨가 이사장인데 아무 관계가 없다?
필자는 장학회 설립 실무를 실제 담당해 보았고, 상임이사로 몇 개 장학회를 운영한 경험이 있다. 어떤 사람처럼 ‘내가 해 봐서 잘 아는’ 분야중의 하나가 장학회다. 장학회 운영주체는 이사회이고 책임자는 이사회에서 선임하는 이사장이다. 따라서 이사선임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눈치를 보는 대상이 실질적인 장학회 소유자다. 설립자 또는 그 후손이 장학회에서 손을 떼 아무 관계가 없어지는 경우는 두 가지밖에 없다.
첫째는 운영자가 불법행위를 저지르거나 운영이 부실해서 감독 당국(주로 교육청)이 이사와 이사장 선임을 취소하고 관선이사를 파견하는 경우이다. 둘째는 자발적으로 신망이 있고 객관적인 사람에게 이사 추천권을 완전히 넘겨 완벽하게 운영에서 손을 떼는 경우다. 이 자발적인 상황은 대체로 설립자가 후손이 없고 고령이어서 자연스럽게 손을 떼는 경우이다. 사립학교 재단도 마찬가지다.
정수장학회가 본인과 아무 관계가 없다는 박근혜 새누리당 위원장의 발언은 위 두 경우에 비추어 사실이 아니다. 법률적으로 관계는 없을지라도 영향력은 확실히 있다. 현 이사장인 최필립 씨가 박근혜 위원장의 측근임은 다 아는 사실이다. 재단의 이름이 박정희의 ‘정’자와 육영수의 ‘수’자를 붙인 ‘정수’이니 관계가 있음은 말할 필요도 없다.
▲ 전국언론노동조합, 정수장학회공대위 회원들이 2월27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 정수장학회 앞에서 최필립 이사장을 비롯한 이사진 사퇴와 부산일보 편집권 독립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박근혜 위원장의 눈치를 전혀 보지 않는다면 정수장학회는 최필립 씨 소유고 앞으로 그 후손들에게 대물림 되어도 막을 방법이 없다. ‘관계가 없다’는 의미는 매년 50억 원 정도의 현금 수입이 있고, 자산이 조가 넘는 영예로운 재단을 공짜로 최필립 씨에게 넘겨주었다는 의미이다.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믿을 수 없는 사건이다.
과거사진상규명위원회와 최근 법원판결이 강제로 빼앗은 자산이 정수장학회의 모태라고 확인했다. 그러나 박근혜 위원장은 헌납한 재산이라 문제가 없다고 반박했다. 거짓말을 넘어 ‘내가 말하면 정리된 것이다’라는 오만한 유신공주의 모습이다.
부산의 기업인인 고 김지태 씨의 부일장학회 부산일보 문화방송(MBC), 부산문화방송 등을 군사정권이 강압적으로 빼앗아 1962년에 설립한 것이 정수장학회이다. 소위 강도짓으로 빼앗은 장물이다. 고 김지태 씨의 유족들이 국가를 상대로 정수장학회 기본재산을 돌려달라는 소송에서 법원은 ‘강압적으로 뺐긴 것은 맞지만 10년이 넘었으므로 돌려줄 필요는 없다’고 판시했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정권 시절 유족들이 ‘죽으려고 환장하지 않는 한’ 어떻게 반환 소송을 제기할 수 있었겠는가? 김영삼 정권 역시 군사정권의 연장선상에 있었으니 소송을 제기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장물로 판명되었으면 이사장과 이사들은 즉각 사표를 내는 것이 떳떳하다. 이사의 자녀들이 볼 때 아버지는 불명예스런 장물관리인이기 때문이다. 현재 장학회 이사들 중에서 아무도 사퇴하지 않아 장물을 계속 관리하고 있다. 자식 키우는 사람으로서 바른 처신이 아니다. 그런데, 묘한 것은 박근혜 위원장이 상근 이사장으로 재임하는 기간 동안 매년 2억5천만 원의 연봉을 받았다. 어느 장학회나 이사와 이사장은 무보수 명예직이다. 임대료와 배당을 받아 운영하는 장학회 이사장의 업무가 얼마나 격무이기에 이렇게 많은 연봉을 받아야 할까?
매년 수차례 개최하는 이사회에 참석하면 약소하게 회의비를 지급하고 이사장은 약간의 판공비를 쓴다. 정수장학회처럼 규모가 큰 경우에는 상임이사와 상근 직원들에게는 급여를 지급한다. 대기업 사장 연봉과 비교하여 10년 전 2억5천만 원은 엄청난 금액이다. 이러니 관계를 완전히 끊기 어려울 것이다. 돌아갈 곳을 온존해두자는 생각인지도 모른다.
박근혜 위원장의 영향력이 남아 있다면 이사회에서 유족 관계자들과 신망 있는 인사들을 이사로 선임하고 현 이사들이 퇴진하면 근원적으로 문제가 해결된다. 정말 관계가 없다면 지금 이사들이 자발적으로 물러나지 않을 것이기에 감독관청이 공권력으로 현 이사들을 퇴진시키고 공익재단에 걸맞게 이사회를 구성하면 된다.
상급 법원의 판결을 기다려 보자. 시간이 걸리지만 항상 제자리를 바로 찾는 것이 역사가 주는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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