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28일 수요일

민간인 불법사찰과 BBK 의혹사건, 4.11총선 최대이슈 되나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3-28일자 기사 '민간인 불법사찰과 BBK 의혹사건, 4.11총선 최대이슈 되나'를 퍼왔습니다.

민간인 불법사찰 은폐의혹사건과 관련해 이명박 대통령의 직접 개입 여부까지 거론됨과 동시에 2007년 대선 당시 BBK 의혹 사건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4.11총선 공식선거운동을 앞두고 이 두 사건이 이번 총선의 최대 이슈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정권심판론'이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장 전 주무관,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보고 받았다고 폭로

장진수 전 청와대 공직윤리지원관실 주무관은 민간인 불법사찰의혹사건과 관련해 '증거인멸 사실이 이명박 대통령에게도 보고가 이뤄줬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27일 폭로했다.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의 개입 의혹이 제기된 상황에서 이명박 대통령까지 직접 관련돼 있다는 진술이어서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장 전 주무관은 이날 인터넷 매체 '오마이뉴스'의 '이털남(이슈털어주는남자)'에 출연해 장석명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이 장 전 주무관의 취업을 알선해주는 과정이 담겨있는 녹취록을 공개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장 비서관이 가스안전공사 채중근 이사를 통해 정 전 주무관의 직장을 알아봐준 정황이 드러났다. 장 전 주무관은 청와대 인사 행정관에게 취업을 제안하는 전화를 받은 후 채 이사와 경동나비엔 인사팀장의 전화를 하루 간격으로 받았다는 것. 공기업인 가스안전공사 취업이 여의치 않자 관련 민간업체 취업까지 알선했다는 것이다. 

또한 장 전 주무관은 지난해 1월 '최종석 청와대 행정관이 증거인멸을 지시했다'고 폭로한 직후 세종문화회관 근처 커피숍에서 만난 총리실 정 모 과장이 자신을 회유하려 했다면서, "정 씨가 절 만나서 엄지손가락을 세우면서 'VIP(대통령)에게 보고가 됐다'고 말했다"며 "민정수석실에서 지금 재판을 받는 7명에 대해 담당자가 정해져서 특별케어를 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폭로했다. 

장 전 주무관의 이같은 폭로는 민간인 불법 사찰과 증거 인멸과 관련해 재판을 받은 7명에 대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고가 됐으며, 이후 민정수석실을 통해 이들을 전담하는 담당자들이 정해졌다는 주장이어서 진위여부를 둘러싸고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임태희 전 실장의 측근인 이동걸(51) 고용노동부 장관 정책보좌관이 변호사 비용으로 4000만원을 전달한 사실과 이영호 전 청와대 고용노사비서관 등의 금품공여 주장 등 그간 장 전 주무관의 주장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난 상태라 파문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BBK 가짜편지' 신명씨 5일 입국 예고 "알려지지 않은 배후 폭로하겠다"

민간인 불법사찰 은폐의혹 사건과 더불어 2007년 대선 당시 BBK 김경준 씨의 '기획입국설'의 빌미가 됐던 가짜편지를 쓴 신명(51)씨가 귀국을 앞두고 있어 이번 총선의 또다른 '태풍의 눈'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신씨는 지난달 20일 미국에서 "당시 가짜 편지를 김경준 기획 입국의 증거라며 언론에 공개했던 홍준표 전 대표가 편지의 입수 경위를 털어놓아야 한다"면서 "한국 검찰도 홍 전 대표를 상대로 그때 공개한 편지 출처와 누가 편지를 쓰라고 사주했는지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신씨는 27일 베이징에서는 "홍준표 새누리당 의원 쪽으로부터 편지 폭로에 대한 사과 제의를 받은 적이 있다"면서 "사과에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해 사과를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말했다. 

'BBK 가짜 편지' 논란은 지난 2007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이 BBK의 실소유자가 이명박 당시 대통령 선거 후보라고 주장한 김경준씨가 입국하자 해당 편지를 내보이며 '기획 입국설'을 주장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홍 의원은 김씨와 함께 미국에서 수감생활을 한 신씨의 형 신경화(53)씨가 미국에 있던 김씨에 보냈던 것이라며 편지를 언론에 공개하고 기획입국의 증거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신씨는 27일 기자간담회에서 2007년 당시 가짜 편지를 쓴 경위를 상세히 밝혔는데, 대선을 앞둔 2007년 11월 오래된 지인인 경희대 교직원 양모씨가 준 문안대로 편지를 썼는데 한달 뒤인 2007년 12월 13일 이 편지를 홍준표 의원이 '김경준 기획입국' 증거라고 공개했다는 것이다.

신씨는 홍 의원이 가짜 편지 입수 경위 등을 밝히지 않는다면 다음달 5일 서울에서 관련 기자회견을 열어 '알려지지 않은 배후'를 폭로하겠다고 경고한 상태다.

여권, 폭로 파장 예의주시...'색깔론' 공세 수습 고심

장진수 전 주무관의 폭로가 연일 이어지자 청와대와 새누리당은 곤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하고 있는 표정이다. 청와대는 장 전 주무관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며 검찰에서 밝혀질 사안이라는 입장이지만, 장 전 주무관의 주장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나고 있어 총선 국면에서 이어지고 있는 폭로의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한 BBK '기획입국설'과 관련해 신명씨가 총선이 한창 진행되고 있을 오는 5일 입국을 예고한 상태라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민간인 불법사찰 은폐의혹 사건과 BBK 의혹사건은 모두 청와대와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관련된 사안이라 파장이 커질 경우 총선에서 '정권심판론'이 더욱 힘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여권은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의 총선 후보 사퇴 이후 통합진보당을 향해 진행했던 색깔론 공세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면서 이를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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