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26일 월요일

[데스크칼럼] '김중배' 사장 보좌역 '김재철'


이글은 미디어스 2012-03-26일자 기사 '[데스크칼럼] '김중배' 사장 보좌역 '김재철''을 퍼왔습니다.

▲ 김중배 전 MBC 사장 ⓒ연합뉴스
'실천하는 지성'으로 수많은 후배기자들의 정신적 지주가 됐던 리영희 선생께서 재작년말 돌아가신 직후, 언론계 후배들 사이에서 '근황'과 '건강'이 궁금해졌던 또 한 사람의 원로선배가 있었다.
언론인로서 양심을 지키기 위해 스스로 고난의 길을 선택했고, 실천하였으며, 후배들을 이끌어 주었던 큰 선배. 리영희 선생과 함께 언론계의 양대 '사표'로 존경받는 인물. 김중배 선생이었다.  당시 '큰'선배를 보낸 후배들의 아쉬움이 현존하는 '사표'의 근황과 건강에 대한 궁금증으로 이어진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요즘 다시 그의 근황을 궁금해 하며 찿는 후배들이 많아졌다고 한다. 벌써 두 달째 진행되고 있는 MBC 파업 때문이다. 답이 잘 보이지 않는 '큰'일을 당하고 있는 후배들에게 선배의 얼굴이 떠오르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다. 10여년전 그는 MBC의 구성원들에게 선배이자 사장이었다.
MBC의 후배구성원들 중에는 현재 파업을 진행하고 있는 MBC의 노조원들만 있는 것이 아니다. 노조의 비판과 후배 기자들의 원망을 한 몸으로 받고 있는 김재철 사장 역시 김중배 사장의 MBC후배들 중 한 명이다. 더구나 김재철 사장, 그에게 김중배 선생과의 인연은 좀 남다를다.   
김중배 선생이 MBC사장 시절, 김재철 현 사장은 김중배 전 사장의 사장 보좌역을 역임했다. '보좌역'하면, 보통 심정적으로나 뜻으로나 가까운 사람에게 주는 자리이다. 지금 김재철 사장의 모습을 보면, 과연 그가 한평생 올곧은 '언론인'으로 살아온 김중배선생의 보좌역을 역임한 인물이 맞는지 의문이 든다. 그래서 그 얘기를 들었을 때, 참 어울리지 않는 조합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는 엄연한 사실이다.
당시 그 자리는 그에 대한 김중배 사장의 배려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다. 한때 보도국에서 자리를 잡지 못했던 김재철 '부장'에게 김 사장은 '사장보좌역'이란 자리를 만들어, 그의 '체면'을 세워주었던 것이라고 한다.

▲ 김재철 MBC 사장 ⓒ연합뉴스
김재철 사장에게도 언론계의 존경을 한 몸에 받는 대선배의 보좌역 자리는 까마득한 후배로서 영광스런 자리가 아닐 수 없었으며, 김중배 선생에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재철 사장이 최근까지도 김중배 선생의 사장보좌역을 했다는 사실을 본인의 입으로 직접 밝혔다는 사실을 보면, 그에게도 김중배 사장 보좌역은 드러내놓고 자랑하고 싶은 그의 이력이었던 것은 분명해 보인다.   
김중배 사장의 보좌역 김재철 사장. 그가 요즘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듯 보인다. 그를 비판한 후배들에게 내린 해고 결정과 가압류, 손배소 등 가혹한 '형벌'은 스스로를 합리화하지 않으면 견디기 힘든 극도의 날카로운 신경 상태를 보여주는 반증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 역시 정상적인 인간이라면, 아마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이다. 후배들의 비판에 못견디게 몸서리칠 터이다. 하루에도 몇 번이고 화가 날 것이고, 마음은 종잡을 수 없이 왔다갔다 할 것이다. 자신의 잘잘못을 떠나, 인간적으로 스스로를 합리화하지 않으면 견디기 힘든 정신 상태일 것이다.
그러하기에 누군가로부터 위로받고 싶어할 것이고, 답이 보이지 않고 꼬여만 가는 MBC사태의 해법을 찾고 싶어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김 사장 역시 자신이 자랑스럽게 모셨던 김중배 선생을 보고 싶어하는 MBC후배들 가운데 한 명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만약 김재철 사장이 김중배 선생을 찾는다면, 김사장은 선생에게 어떤 말을 할 것이며, 또 선생은 김사장에게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까  참으로 궁금해진다.    
그 만남을 상상하기에 앞서 김 사장이 김중배 선생의 '한때의' 측근으로 스스로를 기억한다면, 전임자였던 김중배 사장의 길을 쫒아가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해본다. 김중배 선생은, MBC사장으로 연임을 받고도, 사장의 자리에 연연하지 않았다. 그 이유는 정확히 알려진 바 없지만, 그는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그의 길을 선택했다. 그래서 오히려 MBC의 후배들이 미안해하고, 아쉬워하며, 지금도 어려움이 있으면 찾는 '큰' 선배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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