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프레스바이플 2012-02-05일자 기사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가 첫 단추'를 퍼왔습니다.
[프레스바이플-광장 공동기획] 검찰개혁의 고삐를 당기자(1)
[기획] 검찰개혁의 고삐를 당기자
검찰개혁은 이제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가 되었다. “방치할 경우 ‘대한민국은 검찰공화국’으로 전락할 것”이란 세간의 우려가 현실로 굳어질 위험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 공동 기획한 ‘검찰개혁의 과제’를 세 차례로 나누어 연재한다. [편집자]
검찰개혁 과제가 차기 민주정부의 긴급한 과제로 부상했다. 검찰의 행태를 국민이 더 이상 용인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과정에서도 후보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검찰개혁을 외쳤고 선거인단은 이에 화답했다. 한명숙 전 총리를 대표로 선출한 것이다. 검찰개혁의 가장 적임자로서 정치검찰의 피해자이면서도 이론적 배경을 갖춘 한명숙 전 총리를 선거인단이 선택한 것은 그만큼 검찰개혁이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임을 잘 보여준다.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는 검찰 스스로 초래한 바 크다. 노무현 대통령 수사와 한명숙 전 총리 수사 및 기소는 반대쪽 정치인을 겨냥한 정치검찰의 대표적인 보복성 수사라고 할 수 있다 정연주 KBS 사장 및 미네르바, 에 대한 수사와 기소로 대표되는 언론 자유 탄압, 촛불집회와 인터넷 언론에 대한 신경질적인 수사, 사찰 피해자인 김종익씨에 대한 감정적인 수사와 기소도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사례들이다.
검찰의 권한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고 또한 견제 받지 않은 채 행사되고 있다. 정치권과 결탁하면서도 철저히 검찰 자신의 이해관계를 우선시하는 검찰의 행태로 인한 피해는 이제 정치인이나 언론인에 한정하지 않고 일반 국민들에게까지 미치고 있다. 정치검찰을 질타하면서 사직한 백혜련 검사나 박성수 부장검사의 사례는 이처럼 절박한 검찰개혁의 목소리가 정작 검찰 내부에선 차단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그러나 검찰개혁 과제는 검찰의 문제점만 지적하고 분노한다고 해서 국가적 개혁과제로 되지 않는다. 엄밀한 이론적 기반을 갖추어야 할 뿐 아니라 대중적으로 이를 확산하고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 대선 경선 자금 명목으로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로부터 9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한명숙 전 총리가 무죄를 선고 받은 지난해 10월 31일 오후 지지자들의 환호를 받으며 서울중앙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이번 무죄판결은 검찰 수사가 진행된 지 1년6개월, 재판을 시작한 후 1년3개월 만이다.
검찰개혁과 권력개혁은 톱니바퀴
검찰개혁 과제를 이론적으로 정식화한 것은 란 책이라고 할 수 있다. 검찰의 문제점을 본질에서부터 이론적으로, 역사적으로 정리한 이 책은 검찰개혁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제기한 최초의 책이다. 참여정부의 검찰개혁 과정을 분석함으로써 검찰의 본질을 드러내고 검찰개혁의 필요성과 검찰개혁 과제를 정식화해낸 것이 그 성과이다.
이를 전후로 하여 검찰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파고드는 책자가 발간되었다. 대표적으로 김희수, 서보학, 오창익, 하태훈의 , 정용재, 정희상, 구영식의 , 황창하의 정연주의 , 이순혁의 등이 그것이다.
모두 검찰개혁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내용이다. 다음으로는 검찰개혁 과제를 대중적으로 확인하고 확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의 출간을 계기로 열린 ‘더 위대한 검찰’이라는 북콘서트가 그 역할을 담당했다. 검찰개혁을 연구하고 검찰개혁을 시도한 그룹과 검찰의 피해자들이 함께 모여 대중적으로 검찰의 문제점을 제기하고 검찰개혁을 촉구한 ‘더 위대한 검찰’ 콘서트는 폭발적인 대중의 관심 속에 검찰개혁 과제를 시대적 과제로 부상시키는데 성공했다.
검찰개혁이 시대의 과제가 된 이유는 검찰의 행태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뿌리는 더 깊은 곳에 있다. 그것은 현재 우리의 민주주의와 인권이 위기에 처해있기 때문이다. 민주주의와 인권을 위태롭게 하는 정권이 있고 그 정권과 함께 검찰이 국민을 통치하기 때문이다. 국민을 대표하는 정치인에 대한 보복성 수사, 민주주의의 핵심인 언론 및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는 우리의 민주주의와 인권이 다시 위기에 처해있음을 잘 보여준다.
아무리 역사가 나선형으로 발전한다고 하더라도 현재의 민주주의와 인권의 후퇴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 더 큰 문제는 민주주의와 인권의 후퇴를 공권력이 주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찰의 촛불집회 탄압이나 집회불허가, 물대포 살포 등이 그 예이고 국가정보원의 민간인 사찰 의혹 등도 그러하다.
이러한 공권력의 위법과 남용의 핵심에 검찰이 위치하고 있다. 검찰개혁은 검찰개혁에 그치지 않고 핵심 권력기관의 개혁과 관련되어 있는 것이다. 차기 민주정부를 바라는 정당과 시민들이 검찰개혁을 주장하는 이유는 후퇴하고 있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지켜내기 위한 절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검찰개혁 과제는 차기 민주정부에서 시급히 이루어져야 한다. 중요한 것은 어떤 개혁과제를 먼저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검찰개혁 과제가 하나가 아니기 때문이다.
첫 번째 과제 -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 대법원 2부(주심 양창수 대법관)는 지난 1월12일 세무소송 중단으로 KBS에 1800억원대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로 기소된 정연주 전 한국방송공사(KBS) 사장에 대한 검찰의 상고를 기각하고 무죄를 확정했다.
검찰개혁을 위한 첫 번째 과제는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의 신설이다.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는 고위 공무원들의 뇌물이나 직권남용 등 권력형 비리사건을 전문적으로 수사하는 기관이다. 계속되는 권력형 비리사건, 정경유착 사건을 상설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고안된 반부패기구인 것이다. 이러한 사건은 결국 국가와 국민의 재산을 강탈하는 것과 같은 것이므로 법률적으로 범죄일 뿐 아니라 도덕적으로도 용서되지 않는다. 철저하게 추방되어야 한다.
그동안 국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정경유착 사건에 대해서 검찰이 여러 번 수사를 해 왔으나 항상 정치적으로 편향된 수사, 불철저한 수사라는 비난을 받았다. 검찰이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고 또 형사절차상 권한을 모두 독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권력형 비리사건, 정경유착사건에 비추어 볼 때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를 신설할 필요성은 매우 높다.
이러한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하여 특별검사제가 도입되었다. 하지만 특검은 첫째, 그 시작이 국회의 특별법을 거쳐야 하므로 발동이 어려울 뿐 아니라 정략적이라는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둘째, 상시적인 조직이 아니라 임시적으로 만들어진 조직이므로 시기와 인원이 한정되어 있어 전문성에 문제가 있었다. 셋째, 검찰 수사 이후 구성됨으로써 이중수사, 재수사의 문제도 있었다.
검찰 권한의 분산과 견제장치
또한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는 검찰개혁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검찰권한의 분산과 견제 기능을 한다. 검찰 등 권력기관의 권한남용에 대한 수사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나아가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는 검찰의 권한을 일부 분산하여 행사한다. 고위공직자들의 특별한 범죄에 한정하여 수사를 함으로써 검찰 권한을 분산시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는 대검 중수부의 역할을 대체한다. 거악을 수사한다는 대검 중수부의 역할을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가 수행하게 되면 대검 중수부는 존재 이유를 상실한다. 대검 중수부가 폐지되면 검찰이 직접 수사를 할 필연적인 이유가 없어진다. 검찰이 경찰보다 더 수사를 잘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물질적 구현체가 대검 중수부였기 때문이다. 이처럼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신설은 검경수사권 조정과도 관련이 있다.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신설 논의는 참여정부 당시 공직부패수사처 설치법안으로 구체화되었다. 정부가 법안을 제출까지 했으나 야당의 반대와 검사출신 국회의원의 존재로 제정되지는 못했다. 그러나 18대 국회 사개특위의 활동에서 제기된 특별수사청의 신설 논의는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를 신설해야 할 필요성이 여전하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한편, 이명박 정부 후반기로 갈수록 걷잡을 수 없이 많은 비리사건이 발생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의원의 비리나 내곡동 사저 구입 비리사건, 한나라당의 돈봉투 사건, 저축은행을 둘러싼 정치자금 문제 등 이러한 많은 문제를 투명하게 해결하기 위해서는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가 불가피하다.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의 출발 논의는 참여정부가 마련한 공직부패수사처 신설법안에서 시작될 것이다. 사실상 필요한 모든 내용을 다 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국가청렴위원회가 소멸했기 때문에 어디에 설치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와 기소권까지 부여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가 남아 있다. 그러나 이 문제는 충분히 이론적, 실무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중립성만 보장된다면 어디에 두어도 상관이 없다. 다만 현재의 검찰과는 거리를 두어야 한다. 그리고 기소권까지 부여함으로써 독립성을 확실하게 부여해야 한다는 점에 큰 이견은 없을 것이다.
현재 야당에서 제출하고 있는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 신설법안도 대부분 참여정부의 안에 기초하고 있다.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를 신설하고 대검 중수부를 해체하는 것은 첫째, 부정부패를 뿌리 뽑기 위한 것이고 둘째, 검찰개혁의 첫 단추를 꿰는 것이므로 신속하게 추진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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