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2-02-07일자 사설 '[사설]소수 대기업 독식하는 ‘법인세 감면’ 뜯어고쳐야'를 퍼왔습니다.
애초부터 특정한 소수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제도가 아니라면 그 혜택이 소수에 집중되는 형태는 바람직하지 않다. 하물며 해마다 수조원의 혈세를 지원하는 것과 마찬가지인 세금감면 제도가 이처럼 운영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현행 법인세 감면 제도가 그렇다.
이명박 정부 들어 세제실장을 지낸 윤영선 전 관세청장이 자신의 박사학위 논문에서 현행 법인세 감면 제도의 이런 문제점을 지적하고 감면의 축소·정비를 주장했다고 한다. 연구 결과 법인세 감면 제도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임시투자세액공제(임투공제)와 연구·개발(R&D) 세액공제의 경우 상위 10대 기업이 돌려받은 세금(2009년 납부 기준)은 1조7665억원으로 전체 감면액(3조6350억원)의 48.6%에 이르렀다. 감면액의 절반 정도가 이들 10대 기업에 돌아갔다는 얘기다. 감면액이 가장 컸던 삼성전자가 낸 법인세는 1조924억원으로 임투공제와 연구·개발 공제로 돌려받은 세금이 납부액의 79%(8621억원)에 달했다. 이들 제도가 몇몇 대기업을 위해 존재한다 해도 할 말이 없을 정도로 쏠림이 지나치다.
논문에서 지적된 문제는 지금도 유효하다. 임투공제는 올해부터 고용 증가와 연계시킨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로 전환됐지만 종전 기준에 의한 기본공제율에 추가공제율을 적용하는 방식이어서 감면 규모에 큰 차이가 없다고 한다. 연구·개발 공제의 경우 공제율이 높아지고 대상도 확대되는 추세다.
임투공제는 그동안 말이 많았던 제도다. 설비투자 촉진을 위해 한시적으로 도입된 제도가 무려 23년 동안이나 운영되면서 사실상 대기업에 대한 보조금으로 전락했다. 이 때문에 폐지론이 빈번하게 제기됐지만 재계의 반대로 무산되기를 반복한 끝에 지난해에야 비로소 폐지됐다. 하지만 고용창출투자세액공제가 사실상 이름만 바꾼 임투공제나 다름없이 운영되고 있는 실정이니 소수 대기업이 세금감면을 독식하는 폐단은 여전하다고 봐야 한다.
세제를 직접 총괄했던 전 고위 관료가 법인세 감면의 문제점을 지적한 것은 호소력이 남다르다. 투자나 연구·개발이 바람직한 기업활동이기는 하지만 수조원, 수천억원의 이익을 내는 몇몇 대기업에 해마다 천문학적인 세금감면을 몰아주는 것은 잘못이다. 마침 여야 모두 대대적인 세제 개편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법인세 감면제도도 전면적으로 뜯어고쳐 국민 혈세로 소수 대기업의 배만 불리는 일이 더 이상 계속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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