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22일 일요일

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이벤트성 '장애인의날' 거부한다"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4-20일자 기사 '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 "이벤트성 '장애인의날' 거부한다"'를 퍼왔습니다.

ⓒ양지웅 기자 20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 연 '420 장애인 차별 철폐 투쟁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4월 20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들이 "4월20일을 '장애인의날'로 제정해 하루 잔치를 벌여 1년 364일 무권리 상태를 은폐하려는 기만적인 작태를 거부한다"며 장애인등급제와 부양의무제 폐지, 발달장애인법 제정 등을 촉구했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하 420공동투쟁단)은 20일 오후2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700여명의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모인 가운데 '420장애인차별철폐 투쟁결의대회'를 열고, "기만적인 '장애인의날'을 '장애인차별철폐투쟁의날'로 선포한다"며 "정부는 장애인등급제와 부양의무제를 폐지하고 발달장애인법을 제정하라"고 요구했다.

420공동투쟁단은 장애인권을 쟁취하기 위해 99개의 장애, 인권, 노동, 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연대 투쟁체다. 이날 자리에는 대전, 경기, 부산, 대구, 강원 지역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를 비롯해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대학생희망행동연대단체, 빈곤사회연대,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등 정당ㆍ사회 단체 회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장애인의 날’은 장애인을 시혜와 동정의 대상으로 전락시키는 정부가 만들어낸 것일 뿐이다"라며 "장애인들에 대한 기본적인 권리 보장도 없는 장애인의 날은 차이를 차별로 만들어 내는 것일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이명박 정권은 특히 장애인들에게는 재앙이었다"며 "장애인들이 목숨을 건 투쟁으로 만들어놓은 성과들이 후퇴하고 예산이 잘려나갔다. 장애등급제와 부양의무제는 강화되고 피해자들의 억울한 하소연이 넘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들은 "우리는 이런 사회구조적 모순을 폭로하고 투쟁할 것"이라며 "이명박 정권의 민중탄압을 끝장내고 장애민중의 생존권 쟁취를 위해 연대 투쟁을 벌이겠다"고 소리를 높였다.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이날을 장애인 차별을 철폐하는 날이라며 10년을 싸워왔다. '장애인의 날'이 되면 장애인에게 공짜니 뭐니 행사장에 부르며 떡하나 주고 시혜와 동정의 날로 행한다"며 "오늘은 우리가 이 사회의 동정의 대상이 되는 날이 아니라 우리가 당당한 주체로써 선포하는 날이다"라고 소리를 높였다.

대구 전장연 소속의 손보경(30·여)씨는 "'장애인의 날' 제정은 하루 이벤트 같은 날을 만들 뿐이다. 장애인 비장애인은 똑같이 365일 사는 것"이라며 "가만히 있거나 목소리를 안내면 장애인은 집에 있어야 한다. 투쟁을 통해 권리를 찾겠다"고 소리를 높였다.

전북 전주의 전장연 소속 강현석(45·남)씨는 "장애인 차별 문제는 바뀌지 않고 오히려 후퇴하고 있다"며 "장애인의 요구 중 가장 시급한 것은 장애등급제 폐지다. 그것은 장애인에게 낙인을 찍는 것이며 복지를 공급하는 사람 측의 편의를 위한 것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경기도 의왕시에서 온 정윤기(44·남)씨는 "이 땅에 장애인으로 살기 너무 힘들다. 바꿔야 하는 상황에 저항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의 권리는 당연히 요구되어야 하는 것이며 부당한 것이 아니다. 국가와 정부는 요구를 수렴하고 인간의 삶을 보장하라"고 주장했다. 

투쟁발언과 연대발언, 각종 공연들이 이어져 오후 5시경 집회가 끝난 후 참가자들은 보건복지부를 향해 행진을 시작했다.


ⓒ양지웅 기자 20일 오후 서울 종로에서'420 장애인 차별 철폐 투쟁 결의대회'참가자들이 휠체어에서 내려와 보건복지부를 향해 기어서 행진하고 있다.

장애인 400여 명과 비장애인 300여 명 등 주최측 추산 7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행진에서 앞장 선 장애인들은 휠체어에서 내려와 맨몸으로 아스팔트를 구르거나 기어서 행진했다.

행진속도는 더디게 이뤄져 300m 정도를 이동하는데 40여분이 걸렸다. 420공동투쟁단은 "오늘 하루는 우리의 속도로 걸어가자. 우리는 평소 우리의 속도를 내지 못하지 않느냐"라며 외치고 행진을 계속했다.

이에 경찰은 "오랫동안 횡단보도를 막고 서울시내의 교통을 마비시키는 행동이다. 신고된 행진을 하라"며 총 3회에 걸쳐 해산명령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참가자들과 경찰 사이에 수차례 충돌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한 경찰은 1차선 밖으로 참가자들이 벗어나지 못하도록 방패를 들고 막아섰고, 장애인들은 휠체어를 타다 선을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밀어내는 경찰에 항의하기도 했다.

2시간30분에 걸친 행진을 통해 보건복지부 앞에 도착한 420공동투쟁단은 청사 앞에서 정리 집회를 하려했지만 경찰의 저지에 결국 보건복지부 앞 도로에서 열렸고, 이 과정에서 학생 2명이 경찰에 연행됐다. 


ⓒ양지웅 기자 20일 오후 서울 종로에서'420 장애인 차별 철폐 투쟁 결의대회'참가자들이 보건복지부를 향해 행진하던 중 휠체어에서 내려와 도로를 점거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20일 오후 서울 종로에서'420 장애인 차별 철폐 투쟁 결의대회'참가자들이 휠체어에서 내려와 보건복지부를 향해 기어서 행진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20일 오후 서울 종로에서'420 장애인 차별 철폐 투쟁 결의대회'참가자들이 휠체어에서 내려와 보건복지부를 향해 기어서 행진하고 있다.
ⓒ양지웅 기자 20일 오후 서울 종로 보신각 앞에서'420 장애인 차별 철폐 투쟁 결의대회'참가자들이 보건복지부를 향해 행진하고 있다.

전지혜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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