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13일 금요일

박근혜노믹스… 벌써부터 경제지들 줄대기, 주문폭주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4-13일자 기사 '박근혜노믹스… 벌써부터 경제지들 줄대기, 주문폭주'를 퍼왔습니다.
[경제뉴스톺아읽기] “급진 좌경 노선 부결” 환영, 속내는 재벌개혁 ‘불씨’ 긴장

13일 경제뉴스가 주목한 것은 ‘박근혜’였다. 경제신문들은 1면에 모두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관련 뉴스를 실었다. 박근혜 위원장이 기자회견에서 “불법사찰방지법 제정”, “민생문제 해결”, “공약실천” 등을 밝힌 것이 소개됐다. 경제지가 일간지와 대조적이었던 것은 일간지가 주로 박 위원장을 둘러싼 정국을 분석한 것이었다면, 경제지들은 주로 ‘복지 포퓰리즘’과 ‘증세’에 대한 우려를 전했다. 
하지만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대선까지는 현 정부와 ‘거리 두기’를 할 것으로 전망됐다. 수도권에서 ‘패배’한 이상 민심을 돌리기 위한 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재계는 새누리당의 당선으로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지만 올해 대통령 선거에 따라 재벌 개혁 이슈가 터지는 것에 대해 불안함 마음으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13일자 전국단위 경제신문 머리기사다.
매일경제 머니투데이 서울경제 아주경제 파이낸셜뉴스 한국경제
경제지들 1면에서 주목되는 것은 박근혜 위원장에게 ‘기대’한 향후 경제 정책의 향배다. 박 위원장이 “민생과 관련 없는 갈등과 분열 정치 투쟁을 한다면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말한 대목에 대해, 경제지들이 ‘복지 경쟁’ 하지말고 ‘민생 경제’에 나서라고 해석해 주문하는 것이 눈길을 끈다.


13일자 매일경제 1면.

매일경제는 1면 머리기사에서 경제전문가 30인의 긴급 제언 형식으로 “4·11 총선 표심은 여야를 향해 장밋빛 복지 미몽에서 벗어나 민생 경제에 집중해달라는 메시지를 던졌다”고 밝혔다. 매경은 이 기사의 부제목을 ‘각당 쏟아내 공약중 복지경쟁이 가장 염려/ 사회분열댄 경제 치명적’이라고 꼽았다.
매경은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쏟아낸 공약 가운데 가장 우려스러운 정책을 묻는 질문에도 응답자 63.3%가 ‘복지 확대’라고 답했다”며 “‘대기업 정책’을 가장 염려한 응답자도 33.3%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홍식 고려대 교수는 “포퓰리즘 정책은 더 큰 문제를 야기한다”, 권영준 경희대 교수는 “평균의 함정에 빠져 보편적 복지로 치우칠 게 아니라 정말 어려운 서민부터 보살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아주경제도 1면 머리기사에서 “정치권의 이번 총선 공약은 퍼주기식 공약만 쏟애낸 복지 포퓰리즘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특히 복지 예산을 세우고 집행해야 할 정부로서도 재정건정성 확보 없이는 추가 복지 예산 편성은 곤란하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아주경제는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재정 악화, 미국의 고용지표 부진 및 중국의 수입 둔화 등의 여파 속에서 대외의존도가 큰 우리 경제가 무분별한 복지지출로 휘청거릴 수 있다는 지적”이지만 “12월 대선을 앞두고 정국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여야가 첨예하게 대립할 것으로 예상돼 ‘복지 포퓰리즘’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공약을 주문한 경제지도 있었다. 특징적인 것은 이 요구가 사실상 노동자보다는 기업 이익에 ‘편향’된 것이라는 점이다.
파이낸셜뉴스는 1면 기사에서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300개 업체를 대상으로 ‘19대 국회에 바라는 기업의견’을 조사해 발표한 결과 ‘공약에 무조건 얽매이기 보다는 경제 여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57.0%였다. 기업들이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공약으로는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문제, 정년연장 등의 노동공약’을 52.0%로 가장 많이 꼽았고 ‘법인세, 소득세 인상 등 증세’(17.0%), ‘무상보육·급식·의료 등 복지 강화’(13.0%) 등을 차례로 지적했다.


13일자 한국경제 1면.

한국경제도 박근혜 위원장의 경제 ‘참모진’이 말하는 ‘박근혜 노믹스’라는 형식으로 비슷한 주문을 했다. 한경은 “‘복지 사각지대 해소에 총력, 증세와 부동산 규제완화는 일단 반대’”라며 “(박근혜 위원장의) 경제 브레인들을 대상으로 주요 경제현안에 대한 긴급 인터뷰를 한 결과 이 같은 경제운용 구도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인터뷰를 한 ‘참모진’은 유승민 최고위원, 최경환 의원, 이한구 의원를 비롯해 이번에 당선된 강석훈 교수, 안종범 교수, 이만우 교수 등이다.
한경은 “이들은 정치권의 최대 화두인 복지 확대에 대해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야권의 ‘무상복지 시리즈’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며 “복지재원 마련을 위한 증세에 대해서도 반대 기류가 강했다”고 밝혔다.
주목되는 점은 새누리당이 ‘재벌 개혁’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다. 한경은 5면 기사에서 친박의 대표적인 ‘경제통’인 이한구 의원은 “지배구조 개선은 기업 스스로 결정할 문제”라며 “순환출자 금지와 출자총액제한제 부활 등은 기업의 자율성과 창의성을 방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서는 “강력히 제재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친이계’가 주도한 18대 국회와 경제 정책이 사실상 크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13일자 한겨레 17면.

한겨레는 17면 경제 섹션 머리 기사에서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획득한 데 대해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올해 말에 있을 대통령 선거를 떨올리면 재벌 개혁 불씨가 언제든 타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도 크다”고 재계 분위기를 전했다.
그럼에도 현 정부와 협력 관계가 긴밀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경제는 7면 기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앞으로 이명박 정부와 차별화하는 길을 갈 것입니다. 정부와 일부러 싸우려고 들지는 않겠지만 정부에 끌려 가지고 않을 것입니다”라며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의 논평을 기사 첫 문장으로 실었다.


13일자 서울경제 7면.

서경은 “이 같은 역할구도라면 하반기에 문을 열 새 국회에서 새누리당이 여당 역할을 적극적으로 하리라고 기대하기 어렵다”며 “총선 결과는 표면적으로 ‘여대야소’이지만 실제로는 정부는 ‘여당 공백’을 각오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경제정책 등에서 정부가 새누리당의 입법지원을 못 받아 자칫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고 밝혔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우리 당이 총선 전체 의석 수에서는 승리했지만 수도권에서 패배한 것은 수도권 민심이 이명박 정부에 등을 돌렸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경은 이를 두고 “수도권 민심이 대선 표심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대선 승리를 위해 현 정부와 거리를 둘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라고 밝혔다.
대다수 경제지들은 새누리당의 1당 소식에 반기는 입장을 내보냈다. 한경은 사설는 제목과 이라는 부제목의 사설을 실었다. 한경은 “즉물적인 논리로 포장된 반기업 정책과 반시장 캠페인으로 국민을 선동해서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다행히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은 좌경노선에 등을 돌렸다”고 논평했다.
매경도 사설에서 “정쟁만을 일삼기에는 나라 안팎 경제 흐름이 대단히 긴박하고 불안하기 때문”이라며 사설 제목을 로 꼽았다. 그러면서 매경은 “민생 문제들을 풀기 위해 함께 발 벗고 나서야 할 때”라면서 “5년 동안 적어도 268조원을 쏟아부어야 할 복지 확대 공약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도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무분별한 복지 확대가 국민 대다수에 대한 세금 인상이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복지 사각지대’가 심각한 국내 현실을 제대로 반영한 논평인지는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IT 관련 뉴스로 소니 회장이 경제지 기자들 앞에서 ‘반성문’을 읽었다는 소식이 눈길을 끈다. 한경 15면 기사에 따르면, 벼랑에 선 소니를 구하기 위해 긴급 투입된 히라이 가즈오 소니 사장(52)이 CEO 취임 간담회에 한국 기자들을 처음으로 참석시켰다.
히라이 사장이 이날 가장 먼저 꺼낸 말은 “지난해 5000억엔 이상의 적자를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고백이었다. 소니의 약점을 솔직하게 인정하면서 미래 비전으로 ‘하나의 소니’를 모토로 소니의 핵심인 전자 분야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경은 사설 에서 “갑자기 소니가 왜 이런 행사를 준비했는지는 분명치 않다”며 “최근 소니에 대해 부정적인 기사가 많이 보도되는 데 대한 대응책이라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심기일전의 기회로 삼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 더 설득력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최훈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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