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13일 금요일

벌써 박근혜 용비어천가? 보수언론도 걱정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4-13일자 기사 '벌써 박근혜 용비어천가? 보수언론도 걱정'을 퍼왔습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민주당 패배, 비전 없는 정권심판론 한계

“민주통합당은 질 수 없는 선거를 지고 말았다.” 

언론과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이다. 민주당의 통렬한 반성이 요구되는 대목이다. 이번 선거 패배로 야권 지지층에게 ‘상실감’을 안줬다는 게 특히 뼈아프다. 말 그대로 뼈를 깎는 자성과 반성, 변화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졌다는 얘기다.
주목할 대목은 보수언론이 긴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박근혜 당’이 돼 버린 집권 여당, 총선 승리로 ‘박근혜의 힘’이 더 커진 상황에서 여권 안팎의 ‘용비어천가’ 분위기를 경계하고 나섰다.
이는 19대 총선의 표심을 냉정하게 분석한 결과에 따른 것이다. 새누리당이 승리했다고 안심할 상황이 아니라는 얘기다. 19대 총선에 담긴 민심은 진보와 보수 양쪽에 균형 있는 표를 안겨줬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참패를 당했다면 여권의 유력 대선주자가 심대한 타격을 안게 돼 대선의 균형추가 야권 쪽으로 쏠릴 수 있기에 민심은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에게 ‘기회’를 준 것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있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대세’를 얻은 게 아니라 ‘기회’를 얻었다는 얘기다.
다음은 13일자 전국단위 아침신문 1면 기사다.
경향신문 국민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한겨레 "민주당, 인물·비전 빠진 심판론"


한겨레 4월 13일자 1면.

민주당은 민심의 ‘경고장’을 받았다. 집권한 것처럼 착각하다가는 철퇴를 맞을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지방선거 승리, 재보선 연승 등은 민주당이 예뻐서가 아니라 이명박 정권에 대한 분노와 비판 정서가 담긴 결과였는데, 민심을 오판해 비전 제시는커녕 현실 안주를 선택한 게 화근이었다.
4월 12일자 지면에서 선거 결과를 전하는 데 집중했던 주요 신문들이 4월 13일자 지면에 선거 결과에 대한 분석을 여러 면을 할애해 실었다. 그 중 핵심적인 내용은 민주당 패배의 원인 분석이었다.
한겨레는 1면 라는 기사에서 “정권 심판 뒤에 자신들의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정책이 보이지 않았다”면서 “선거연대에 합의하면서 야권이 내놓은 '공동정책 합의문'에는 국민의 피부에 와닿는 정책들이 없었다. 오히려 한-미 자유무역협정과 제주 해군기지 폐기 등을 내세워 소모적인 논쟁만 키웠다는 지적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3면 라는 기사에서 “민주당은 '내 눈에 든 들보'부터 뽑아내는 과감한 내부 개혁에 소홀했다. '무원칙, 무쇄신, 무감동'으로 비판받은 공천부터가 그랬다. 개혁을 하겠다고 큰소리쳤지만 '나눠먹기식 공천' '측근 공천'이 잇달았다”면서 “전략부재도 민주통합당의 완패 원인이다. 지역 전략, '프레임'(의제틀) 전략, 정책 전략 모두 부재였다”라고 비판했다.

경향신문 "종편 특혜 청문회 묻히나"


경향신문 4월 13일자 11면.

민주당은 집권 여당이 아닌 소수 야당의 신분이었다. 그러나 민주당 행보를 보면 집권 이후 상황을 염두에 둔 행보를 보였다. 야당다운 전투력을 보여주지도 못했고, 변화와 쇄신의 모습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으며, 오히려 현실에 안주하는 모습으로 비쳤다.
민주당의 총선 패배는 특정 정당의 문제로 국한되지 않는다. 여소여대가 아닌 여대야소가 이어지면서 각종 개혁과제가 좌초될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경향신문은 11면에 라는 기사를 실었고, 한겨레는 8면에 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야권 지지층의 상실감은 민주당의 원내 1당 실패보다는 19대 국회는 18대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란 기대감이 무너지고 있는 데 따른 결과이다. 언론은 민주당의 패배 요인 중 하나는 ‘정치인 박근혜’에 대한 과소평가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진보성향 언론, '박근혜 바로보기' 주문


한겨레 4월 13일자 3면.

경향신문은 라는 사설에서 “그들 눈에 비친 박 위원장은 여전히 과거세력이고, 50~60대 노인층의 지지를 받아 버티는 영남의 맹주일 뿐이다. 집권세력의 실정에 따른 반사이익에만 기대온 전략·전술의 한계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민주당이 스스로의 존재이유에 대해 절체절명의 위기감을 갖기 시작했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한겨레는 3면에 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민주당이 통렬한 반성이 필요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당장 민주당은 한명숙 대표는 지도부 총사퇴 얘기가 나오고 있다. 지도부 총사퇴만으로 국민의 기대감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됐다.
한겨레는 라는 사설에서 “즉각 사퇴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더욱 중요한 것은 8개월 앞으로 다가온 대선을 앞두고 국민의 신뢰를 얻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라며 “민주당 지도부는 머리를 맞대고 이번 선거에서 진 원인을 냉정하게 분석하고, 통렬한 반성의 토대 위에서 지도체제 변화를 포함한 다각적인 쇄신 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매일경제, '박근혜 대통령 프로젝트' 기사 제목으로


매일경제 4월 13일자 4면.

언론은 다시 ‘박근혜 대세론’을 언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엄밀히 말하면 여권 내에서 대세론이 굳어졌다고 봐야 하지 대선에서 박근혜 대세론을 말하는 것은 ‘오버’라는 평가도 적지 않다. 

일부 언론은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단어의 조합을 기사 제목으로 뽑기 시작했다. 매일경제는 4면에 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주목할 대목은 이명박 대통령 반응이다. 한국일보는 5면 라는 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12일 19대 총선 결과와 관련, '이번 선거 결과는 어려운 때일수록 흔들리지 말고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일보 "박근혜, 용비어천가 불러대는 주변을 경계해야"


중앙일보 4월 13일자 사설.

청와대가 이번 총선 의미를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하고 나서면 역풍이 불 가능성도 적지 않다. 흥미로운 대목은 보수언론 쪽에서 ‘박근혜 용비어천가’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앙일보는 라는 사설에서 “벌써부터 용비어천가를 불러대는 주변을 경계해야 한다. 외연을 넓히고 쓴 소리도 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조선일보도 라는 사설에서 “새누리당 사람들이 이번 선거를 '박근혜의 기적'으로만 받들어 모시다간 자기 과신의 함정에 빠질 수도 있다”면서 “박 위원장이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반대한 사람들을 대선에서 새누리당을 찍도록 이끌려면 범여의 울타리를 넓힐 정책적 비전과 포용력을 또한번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수언론의 위기론 프레임은 여권 기류가 심상치 않다는 점도 반영된 결과이다. 새누리당은 이미 ‘박근혜 정당’으로 변한지 오래이며, 당선자들 역시 박근혜 위원장 쪽 사람들이 다수를 차지했다. 박근혜 대망론만 띄우면 대권을 손에 쥘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을 하는 이들도 있고, 벌써부터 권력 나눠먹기에 눈길을 돌리는 이들도 있다.

조선일보 "유권자 표심, 보수 진보 절반씩 나뉘어"


조선일보 4월 13일자 3면.

그러나 19대 총선 표심은 새누리당이나 박근혜 위원장이 안심할 결과가 아니라는 게 언론의 분석이다. 세계일보는 1면 이라는 기사에서 “각 지역구에서 얻은 정당별 득표수는 새누리당이 932만 4911표, 야권연대 세력이 944만 7351표로 43.3% 대 43.9%의 근소한 차이로 오히려 새누리당이 뒤쳐진다”고 지적했다.
세계일보는 “대선을 앞둔 험난한 정국에서 어느 한쪽도 독주하거나 긴장을 늦출 수 없도록 절묘한 힘의 균형을 이룬 선택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라며 “김형태 명지대 교수는 '새누리당의 과반 의석 확보는 씁쓸한 승리'라면서 '새누리당 텃밭인 부산.경남 지역에서 민주당.통합진보당 후보가 얻은 득표율이 35%나 된다는 점을 무시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3면 라는 기사에서 “4.11 총선에서 실시된 비례대표 선출을 위한 '정당투표'에서 우리나라 유권자들의 표심은 보수와 진보 정당 쪽으로 정확하게 절반씩 나뉘어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총선에서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서 승리를 거뒀지만, 오는 12월 대선에선 여야가 각자 뭉쳐서 일대일 대결을 펼친다면 초박빙의 혼전이 벌어질 것을 예고하는 투표결과”라고 분석했다.

서울신문 "서울 의석, 대선주자 박근혜에 경고등"


서울신문 4월 13일자 3면.
서울신문은 3면 이라는 기사에서 “서울에서는 48석 중 3분의 1인 16석을 얻는데 만족해야 했다. '선거대책위원장 박근혜'가 아니라 '대선주자 박근혜'에게는 경고등이 켜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서울신문은 5면 라는 전문가들의 분석 내용을 전하기도 했다.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서 ‘탄핵정국’ 때 치러진 17대 총선보다 저조한 120석 미만의 의석을 차지했다면 박근혜 위원장은 심각한 내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대선을 제대로 치러보기도 전에 중도하차할 수도 있는 위기상황이었다. 총선 표심은 그런 상황은 원치 않는다는 것을 담고 있다. 

특히 보수성향 유권자들은 ‘박근혜를 지켜야 한다’는 의미로 투표장에 나섰고, 여권 성향의 무소속 후보들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새누리당 후보들에게 몰표를 던져준 것으로 분석된다.
여권의 총선 표심의 의미를 제대로 해석해야 한다는 얘기다. 박근혜 위원장은 ‘대세’의 주인공이 아니라 기회를 얻은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새누리당이 기대 이하의 모습을 보인다면 정치적 부담은 박근혜 위원장에게 향할 수밖에 없다.

당장 새누리당의 새로운 당 대표 선출과 새로운 국회의장 후보를 둘러싼 구상만 봐도 민심의 뜻을 헤아리고 있는지 살펴볼 대목이다. 

새누리당의 새로운 당 대표로는 친박근혜계인 강창희 전 의원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그는 이번 총선에서 대전 지역구에 당선돼 국회에 재입성한 인물이다.
동아일보는 3면 이라는 기사에서 “당 대표와 원내대표는 선출직이지만 박심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우선 강창희 당선자의 진로가 당 대표냐 국회의장이냐에 따라 구도가 달라진다”면서 “민정당 출신의 5공 인사라는 점에서 변화와 쇄신의 박 위원장 이미지와 맞지 않는다는 반대 의견도 만만찮다”고 지적했다.
주목할 부분은 박근혜 위원장의 선택에 따라 새누리당 대표와 국회의장 주인공이 결정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는 여권이 민주적인 운영이 아닌 박근혜 1인의 입김에 좌우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다. 

동아일보는 라는 사설을 통해 “지금부터 박 위원장은 8개월 남은 대선까지 현재 권력으로서 심판받는 일만 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새누리당이 이번 총선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해 긴장을 잃으면 실패를 예약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경고했다. 
한국일보는 라는 사설에서 “선거에서 이겼다고 민간인 사찰 등 적폐들을 대충 덮고 넘어가려 하거나, 과거처럼 부자나 재벌 위주의 경제정책으로 돌아가는 오만을 보인다면 민심은 금방 떠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류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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