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경향신문 2012-04-13일자 사설 '[사설]성추행·논문표절 당선자는 민의의 전당 설 수 없다'를 퍼왔습니다.
시정의 일반인이라면 대충 넘어갈 수 있는 일도 공인에게는 혹독한 질책과 책임추궁이 따르게 마련이다. 특히 공인 중의 공인이랄 수 있는 국회의원의 경우는 더 이상의 긴 말이 필요없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석·박사 학위논문을 비롯해 7건의 논문을 표절한 새누리당 문대성 당선자(부산 사하갑)와, 친동생의 부인을 성폭행하려 했다는 같은 당 김형태 당선자(포항 남·울릉)의 국회 입성을 용인해서는 안된다고 단언한다.
문 당선자의 경우 말이 좋아 표절이지 타인의 논문을 서론·본론·결론을 통째로 베낀 것은 물론 오기(誤記)마저 옮겨놓은 수준이어서 ‘복사’라는 이름을 붙여도 부족하지 않다. 교육과학기술부 학술논문 기준에 따르면 아무런 인용 표시 없이 6개 단어가 연속으로 나열되기만 해도 표절에 해당한다. 우리가 그에게 사퇴를 촉구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그런데 표절 자체도 문제지만 이 사안을 대하는 문 당선자의 인식과 자세는 더욱 놀라운 것이었다. 백배 사죄하고 물러나도 부족할 판에 “인용은 했지만 표절은 아니다”라는 등의 해괴한 언사를 일삼거나 야당이나 언론의 비판을 ‘정치공작’으로 몰아붙이는 행태가 바로 그것이다. 새누리당도 선거운동 기간 내내 “근거가 명확해야 한다” 운운하며 그를 감싸기만 했다. ‘원본’과 ‘사본’ 각각 두 편씩을 나란히 펼쳐놓고 그냥 바라보기만 해도 되는데 무슨 근거와 증거가 더 필요하다는 말인가.
김형태 당선자의 경우 피해자의 증언이 사실이라면 단순한 파렴치 행각을 넘어 차마 입에 담기조차 거북한 패륜행위에 해당한다. 이미 공천 때부터 당내에서 그의 성추행 의혹을 둘러싼 논란이 빚어졌지만 당 지도부는 공천을 강행했고, 결국 ‘결정적 물증’이랄 수 있는 녹음 파일까지 공개됐다. 녹음 파일에는 김 당선자로 추정되는 목소리가 ‘제수씨 성추행’을 시인하는 대목이 나온다.
때마침 일부 비상대책위원 등 당내 인사들이 문·김 당선자에 대한 조처의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한다. 두 사람이 단순히 출당만 당할 경우 금배지를 유지할 수 있는 만큼 새누리당은 국회 윤리위 제소 등을 통해 의원직 박탈 조처까지 취해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막말 파문을 일으킨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를 겨냥해 “아이들이 뭘 보고 자라겠나”라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남의 논문을 통째로 베껴도, 제수씨를 성추행해도 책임을 추궁당하기는커녕 국회의원이 되어 외려 큰소리를 칠 수 있는 나라에서 아이들은 무엇을 보고 배우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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