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11일 수요일

방송3사 김형태 후보 제수 성추행 의혹 외면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4-11일자 기사 '방송3사 김형태 후보 제수 성추행 의혹 외면'을 퍼왔습니다.
피해자 회견·녹음파일 공개 등 공방… 김용민 막말은 매일 쏟아내더니...

김형태 새누리당 후보(경북 포항시 남구·울릉군, 전 KBS 포항방송국장)의 제수 성추행 의혹이 폭로와 고소가 이어지며 선거막판 최대 이슈로 부상했으나 방송 3사는 철저히 침묵했다.
정장식 무소속 후보는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새누리당 ○○○후보의 성추행 파문으로 포항의 자존심이 무너지고 있다”며 “제수씨에게 성추행을 범한 ○○○후보는 즉각 사퇴를 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김 후보의 제수가 직접 기자회견에 나서고 녹음파일까지 공개되는 등 선거 하루를 앞두고 이 사건은 일파만파로 확산됐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언론은 이를 적극 보도하고 나섰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 3사는 한 줄도 언급하지 않았다. 김 후보의 친정이기도 한 KBS 역시 해당 뉴스를 찾아볼 수 없었다.
김 후보 동생(사망)의 처인 최아무개씨는 지난 8일 포항에 있는 호텔에서 정장식 무소속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김 후보의 성폭행 미수 전력을 폭로했다.
10일 중앙일보와 한겨레 등에 따르면, 최씨는 “1995년 남편이 암으로 사망한 뒤 두 아들과 부산에 살던 중 2002년 5월 김 후보가 내 아들의 장학금 문제를 의논하자며 서울의 오피스텔로 불러들여 성폭행을 시도했다”며 “강하게 저항해 성폭행을 당하지 않았지만 정신적 피해가 컸고 대인기피증이 생겼다”고 밝혔다.


김형태 새누리당 포항시 남구·울릉군 후보. ⓒ김형태 후보 페이스북

이에 대해 김형태 후보는 사실무근이라며 지난 9일 오후 정장식 후보측 관계자와 피해자 최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김 후보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10년 전에 발생했다는 성추행 주장은 절대 사실이 아니며 오히려 제수씨는 나와 가족에게 수천만 원을 빌려간 뒤 돌려주지 않는 등 악의적으로 행동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최씨가 같은 날 기자회견을 통해 이번엔 당시(2004년)에 김 후보와 자신과 자신의 딸이 나눈 대화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을 공개하고 나섰다. 한겨레에 따르면, 최씨는 “김 후보가 지난 2002년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 알몸으로 강제로 성폭행하려 했다”며 “이후 내 큰 아들이 사실을 알게 되자 (김 후보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면서 ‘남녀 관계의 마지막까지는 가지 않았다’고 말한 내용의 녹취록이 있다”고 말했다. 최씨는 이날 녹취록을 공개하며 “김 후보의 몸 특징까지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겨레가 공개한 녹취록에서 김 후보는 자신의 조카에게 “큰아빠가 술을 먹고 결정적으로 실수를 했어, 정말 실수했는 거는 인정하는데, 마지막 남녀관계까지는 안갔다”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정말 부끄럽게 생각하고 내가 우리 부모님, 아는 사람 모두에게 내가 죽을 죄를 졌다. 니가 큰 아빠 빰때귀를 때려도내가 할 말이 없어”라고 성추행 사실을 시인한 듯한 말을 했다.
최씨와 그의 아들은 2002년 사건에 대해 5시간 가량 대화를 나눴다고 설명했다고 한겨레는 전했다.
민주통합당은 10일 밤 논평을 내어 공개된 대화록을 두고 “김형태 후보의 조카와 김 후보가 대화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녹취록에는 남자(김 후보)가 자신의 성폭행 미수 사실을 인정한 발언이 담겨져 있다”며 “녹취록 속의 남자가 김 후보임이 분명하다면, 김형태 후보는 지금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0일 밤 방송된 KBS <뉴스9> 톱뉴스

10일 저녁 방송된 SBS <8뉴스> 톱뉴스

민주당은 “패륜적인 범죄행위를 저지르고도 자신을 지지해달라고 외치는 김 후보는 포항시민, 울릉군민들에게 부끄럽지 않은가”라며 “박근혜 위원장은 김형태 후보의 성폭행 미수 의혹에 대해 답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형태 후보의 제수 성추행 의혹은 공개된 내용만으로도 충격적이어서 10일 하루 내내 온라인을 달구며 진상에 대한 큰 관심을 낳았다. 국민의 대표로 출마하려는 국회의원 후보에게 제기된 의혹인 만큼 대부분의 언론은 이 내용을 앞다퉈 보도했다.
그러나 방송 3사는 이 보도를 전혀 하지 않았다. 성적 비하 발언 등이 포함됐던 김용민 민주당 노원갑 후보의 막말 파문에는 사건이 불거진 뒤부터 하루가 멀다하고 뉴스 앞부분에 비슷한 내용의 리포트를 하면서 “선거 최대 쟁점”이라고 키웠던 태도와는 정반대였다.
김 후보가 자사 국장 출신이기도 KBS 역시 한 줄도 내보내지 않았다. KBS의 톱뉴스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의 유세현장이었고, 뉴스 어깨걸이 화면은 박 위원장이 손을 흔드는 모습이었다.


10일 밤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톱뉴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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