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3-02일자 기사 ' 美 '립서비스'에 '왕따' 자초한 MB정부'를 퍼왔습니다.
美 '남북관계' 언급에 '한미공조' 과시하더니..북미 합의 '남북관계' 빠져
ⓒ뉴시스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25일 오후 서울 도렴동 외교통상부에서 한국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면담을 나눈 후 브리핑을 갖고 있다.
#1 "북한이 한반도에서 더 나은 남북관계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했다"(23일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한국과의 관계 개선도 중요한 이슈이다' 이런 이야기를 했다는데 의미를 두시고 보시면 좋을 것 같다. 한미 간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공조의 결과다."(24일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
#2"김계관 부상과 대화 시 남북관계의 개선 없이는 미북관계의 근본적이고 완전한 개선은 불가능하다는 점을 말했다"(25일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특별대표)"남북관계의 개선 없이 미북관계도 본격적으로 개선될 수 없다. 남북관계의 개선 필요성에 대해서는 한미 양국 간 완벽한 인식의 일치가 있다"(25일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3"한국은 이번 비핵화 사전조치 협상을 하는 접근방식을 만드는 데 '공동설계자(co-architecs)'였다"(29일 미국 국무부 고위관계자)"이번 발표는 그간 우리정부가 한미 정상회담을 포함한 긴밀한 한미공조를 통해 구체화시켜왔던 방안들이 충실히 반영된 것이다."(29일 외교통상부 대변인 논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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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북미 고위급 회담(2월 23~24일)이 진행중이던 지난달 24일 오전 김형석 통일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갑자기 "한미 간의 한반도 정책에 대한 공조의 결과"라면서 전날 글린 데이비스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에게 "남북관계를 만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했다"고 발언한 대목을 소개했다. 기자들이 묻지도 않았는데 "의미를 두시고 보시면 좋을 것"이라며 이 부분을 강조했다.
회담을 마치고 방한한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26일 한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김계관 부상에게 남북관계의 개선 없이는 미북관계의 근본적이고 완전한 개선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임성남 본부장은 같은 자리에서 "남북관계의 개선 없이 미북관계도 본격적으로 개선될 수 없다"고 말했다. 당시 공동기자회견은 정작 최대 관심사인 북한의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과 관련된 북미회담 결과에 대한 내용보다는 "남북관계의 개선 필요성에 대해 한미 양국 간 완벽한 인식의 일치"를 과시하는 자리였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데이비스 특별대표의 남북관계 언급이 립서비스 차원이 아니냐는 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북한과 미국이 지난주 베이징에서 열린 3차 북미 고위급회담 합의 결과를 지난달 29일 같은 시간에 발표했다. 그러나 양측의 합의 내용에는 남북관계와 관련된 내용은 찾아볼 수 없었다.
미국 국무부 대변인 성명을 보면 북한의 UEP '유예'와 IAEA사찰단 복귀, 미국의 대북 식량지원 24만톤이 주요 내용이었고, 북한 외무성 대변인의 발표 내용도 대체적으로 비슷한 내용이었다. 양측의 발표 내용에는 한국(ROK), 혹은 '남조선'이라는 단어조차 등장하지 않는다.
이명박 정부가 북한이 '무시'와 미국의 '묵인'하에 왕따를 당하는 모양새였다.
이런 상황은 어느 정도 예상된 결과였다. 북미회담에서 미국은 남북관계에 대해 계속 강조했지만, 북한의 호응은 없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25일 방한 당시 기자회견에서 "김계관 부상이 구체적으로 남북대화를 갖겠다거나 하는 대답이 있었다고는 말 못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12월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조문문제가 터진 뒤 국방위원회 성명 등을 통해 "이명박 정부와 상종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수차례 밝혀 왔다.
대신 미국은 한국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확실한 '립서비스'를 제공했다.
미국 국무부 고위관계자는 29일 합의 내용 발표 직후 가진 기자들과의 전화회견에서 "한국과의 긴밀한 협의는 북한으로 하여금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려는 여지(wedge)를 박탈시켰다", "앞으로 우리는 계속해서 남북간의 실질적인 접촉을 통해 화해.협력을 추구해야 한다는 점을 북한에게 강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은 이번 협상의 접근방식을 만드는 데 '공동설계자(co-architecs)'였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본질적으로 북미간 의제인 비핵화 문제에 대해 한국의 개입 여지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미국 국무부 고위관계자는 29일 전화회견에서 "한국 정부는 가장 중요한 것은 비핵화라는 점을 꾸준하고 명확하게 밝혀 왔다"고 말한 대목에 비추어 보면 한국 정부도 이를 부인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강한 요구를 내걸기 보다는 미국이 관심을 두는 비핵화 이슈에 협조하는 선에 그쳤다는 분석이 나올 수 있는 대목이다.
이와관련 외교부 고위관계자는 1일 기자들이 '북미 대화 과정에서 남북대화 재개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25일 한미 공동기자회견에서 말한 대로) 6자회담 재개 과정에서 남북대화 재개를 기대한다고 했는데 그대로다"라며 "지금은 더 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향후 6자회담 재개 국면에서 '왕따'가 된 이명박 정부가 북한에 남북관계 개선을 요구조건을 내걸 것으로 예상했다. 일각에서는 6자회담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고 봤다.
중립 성향인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북미 합의가 발표된 직후 외교협회 홈페이지에 게재한 글에서 "이번 합의를 접하고 즉각 떠오른 포인트는 미국이 그동안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남북관계 안정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는데도 불구하고, 워싱턴과 평양의 합의 발표 어디에도 북한이 이명박 정부에 대해 취하는 비난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스나이더 연구원은 "북한이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난 수위를 높이고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해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 문제가 6자회담 재개 과정에서 반드시 다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은 "정부가 6자회담 재개가 쉽게 되는 쪽으로 의사표명을 해야 하는데 그런 준비가 돼 있지 않은 것 같다"며 "정부가 희망적 사고에 입각해 남북대화가 될 수 있다고 하는데 현실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고 말했다. 홍 연구실장은 "미국은 6자회담 재개로 가려는 분위기인데 정부는 남.북 기싸움에 올인하고 있다"며 "한국이 영향력 아닌 영향력을 갖게 됐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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