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9일 금요일

해군기지 공사강행... 정부와 국민 충돌로 치닫나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3-09일자 기사 '해군기지 공사강행... 정부와 국민 충돌로 치닫나'를 퍼왔습니다.

ⓒ고승민 제공 7일 오후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의 해군기지 공사장에서 시공사인 대림산업이 추가 발파를 진행해 흙먼지가 날리고 있다.

제주도에서 사흘째 발파작업이 계속된다. 정부가 앞으로 3개월 동안 기상조건이 양호할 경우 매일 발파작업을 하겠다고 밝히면서 공사를 강행하려는 정부와 저지하려는 주민들간의 충돌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해군, 주민들 반대에도 발파 작업 계속

해군은 8일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을 위해 구럼비 해안 발파를 이틀째 진행했다. 발파 작업은 낮 12시23분 1차 발파를 시작으로 4차례에 걸쳐 10~20분 간격으로 80개의 발파공에서 이뤄졌다.

시공업체는 새벽 1시 2만t급 바지선을 동원해 강정마을 인근 화순지역에서 제작한 케이슨을 4시간여에 걸쳐 이동시킨 뒤 오후 늦게까지 설치작업을 강행했다. 이날 설치된 케이슨은 높이 20m, 38m, 폭 25m크기로 8800t에 달한다. 

해군이 강경일변도로 나서면서 갈등도 계속되고 있다. 해군측이 발파 작업을 시작한 7일 19명, 8일 2명 등 모두 21명의 시민이 공사 중단을 요구하다 경찰에 연행됐다. 제주도는 해군의 기지 건설 강행에 반발, '공유수면(공공용으로 관리하는 국가 소유 수면) 매립공사 정지 행정명령'을 추진하는 등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충돌도 격화되고 있다.


ⓒ양지웅 기자 8일 오전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장 앞에서 문규현 신부가 해군기지 건설 중단을 촉구하며 경찰들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

야권과 시민사회, "이명박 정부는 국민을 무시하고 있다"

야권과 시민사회는 한목소리로 '공사 중단'을 촉구했다. 민주통합당은 8일 논평을 통해 "제주도민께 4.3항쟁의 악몽을 되살아나게 하는 것은 참으로 잔인한 일이다"며 "국민을 무시하는 정권은 국민의 힘을 보게 될 것이다. 지금 당장 공사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통합진보당도 "설계상의 문제와 환경파괴, 문화재파괴 등 이미 수많은 문제점이 지적됐는데 이토록 밀어붙이는 이명박 정부는 평화와 민주주의 파괴의 종결자"라며 "반드시 해군기지 건설을 막아내고 제주의 평화를 되찾을 것이다"고 밝혔다.

종교계도 공사 중단을 촉구하는 대열에 속속 참여하고 있다.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도 성명을 내고 "정부는 구럼비 발파를 즉각 중단하고 다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으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도 "구럼비를 발파한 것은 현 정부가 국민의 절규를 무시한 것이고 민주주의를 짓밟은 처사"라고 정부를 맹비난했다.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전국교수노동조합, 학술단체협의회, 한국비정규교수노동조합 등 교수단체는 8일 "이명박 정부와 해군은 온 국민은 물론 제주도청과 제주도 의회의 거듭된 요청에도 불구하고 구럼비 발파를 계속 진행하고 있다"며 "현 정부의 만행에 대해 분노하면서 구럼비 발파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양지웅 기자 8일 오전 제주도 서귀포시 강정마을 해군기지 공사장 앞에서 문정현, 문규현 신부가 주민, 활동가와 함께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며 정문 앞을 점거하고 있다.

그래도 공사강행... 강정 마을 벼랑끝으로 치닫나

그러나 이같은 야권과 사회각계의 반대에도 정부는 해군기지 공사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8일 "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싼 정치, 사회적 갈등이 확산돼서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황기철 해군참모차장도 기자회견을 열고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국가안보뿐만 아니라 제주도의 발전을 위해 시급하다"며 "공사가 2015년까지 완공될 수 있도록 중단 없이 추진해나갈 것이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정부는 발파 사흘째인 9일에도 작업을 계속한다. 이날 오전 8시30분 해군측은 화약을 발파 예정지로 운반했다. 앞으로 발파 예정인 구럼비 바위 총 천공수는 8000여공에 달하며 해군측은 하루에 4~5차례씩 발파할 예정이다. 강정마을 주민들과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전날 저녁까지 회의를 진행하며 향후 대응을 모색했다. 강정마을 관계자는 "공사장 안으로 들어가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마을, 자연 파괴를 막을 것이다"고 말했다.

정혜규 기자jhk@vop.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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