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1일 목요일

[사설]나경원씨 남편의 기소 청탁 의혹 빨리 밝혀라


이글은 경향신문 2012-02-29일자 사설 '[사설]나경원씨 남편의 기소 청탁 의혹 빨리 밝혀라'를 퍼왔습니다.
2004년 나경원 전 한나라당 의원의 명예훼손 사건을 맡았던 박은정 검사가 나 전 의원의 남편인 김재호 판사로부터 피고소인을 기소해달라는 청탁을 받았음을 양심고백했다고 팟캐스트 방송 가 주장했다.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때 김 판사의 기소 청탁설을 주장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고발당한 멤버 주진우씨를 최근 검경이 구속하려 한다는 얘기를 듣고 검찰 수사팀에 사실을 얘기했다는 것이다. 는 박 검사의 장래 공직생활을 위해 증언하지 말라고 말렸지만 박 검사가 연락도 없이 말해버렸다고 털어놨다. 는 나 의원 측이 ‘자위대 행사에 참석한 나경원은 친일파’라는 글을 올린 한 누리꾼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으나 수사가 진행되지 않자 김 판사가 그런 청탁을 했다고 주장했다. 그 뒤 그 누리꾼은 기소됐고, 기소된 지 불과 7개월 만에 3심 재판까지 일사천리로 끝났다고도 했다.

의 이런 주장에 대해 경찰 수사를 지휘하고 있는 검찰은 경찰에서 수사하는 단계라 박 검사 발언을 포함해 수사 상황을 얘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주씨에 대한 체포영장이나 구속영장 신청은 없었다고 했다. 경찰은 아직 당사자 조사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대법원은 언론에 보도된 의 주장만 있을 뿐 사실 관계가 확인된 것이 없어 현재로서는 언급할 것이 없다고 했다. 검경과 대법원의 이 같은 대응은 참으로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검경 입장에서 주씨의 허위사실 유포 혐의에 대한 수사의 핵심은 김 판사의 기소 청탁이 사실인지 아닌지에 있다. 당사자인 박 검사와 김 판사만 조사하면 쉽게 결말이 날 단순한 사안이다. 그렇다면 당장이라도 조사해 사실 여부를 밝히겠다고 해야 마땅하다. 대법원으로서는 검경의 수사 결과를 기다릴 것이 아니라 직접 나서서 김 판사의 청탁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만일 김 판사의 기소 청탁이 사실로 밝혀지면 사법부의 권위를 실추시킬 중대 사건이란 점에서 그렇다.

가 밝힌 내용은 지금으로서는 일방적인 주장이지만 검경과 법원 측이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어 상당히 설득력 있게 들릴 수밖에 없다. 김 판사 기소 청탁과 관련한 의혹이 공식적으로 제기된 이상 이제 남은 것은 사실 확인뿐이다. 확인 작업은 누가 보더라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검찰과 경찰은 하루빨리 박 검사와 김 판사를 조사해 사실 여부를 명백히 밝혀야 할 것이다. 질질 끌다가는 의혹만 더 키울 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