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20일 금요일

KBS 예능PD등, 사장 집 앞에 몰려가 “쪽팔린다…물러날때”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4-20일자 기사 'KBS 예능PD등, 사장 집 앞에 몰려가 “쪽팔린다…물러날때”'를 퍼왔습니다.
새노조 250여명, “KBS를 국민 여러분께 돌려드리겠습니다”

공정방송 회복을 위해 45일째 총파업중인 KBS 새노조 소속 언론인 수백명이 김인규 KBS 사장 집 앞까지 찾아가 주민들에게 “정권의 방송으로 전락한 KBS를 도저히 두고 볼 수 없어 파업에 나섰다”며 “기필코 KBS를 국민께 돌려드리겠다”고 호소했다.
KBS 기자·PD·감독·경영·엔지니어 등 250여 명의 새노조 조합원들은 19일 저녁 6시30분부터 8시30분까지 두 시간여 동안 김인규 사장이 살고 있는 서울 송파구 잠실동 아시아선수촌아파트 앞 대로변에 모여 거리집회를 열었다. 김 사장의 자택으로부터 400m 거리에 있는 아시아선수촌아파트 버스정류장(백제고분로 11-5) 앞 대로변이었다.
이들은 거리에 길게 서서 “여러분, 우리는 KBS 직원들입니다. 잠시 시끄럽고 불편해도 잠시만 우리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주십시오”라며 왜 여기까지 와서 이런 집회를 열게 됐는지를 지나는 시민들에게 한목소리로 외쳤다.
“우리는 40일 넘게 파업을 하고 있습니다. KBS의 사장은 김인규입니다. 김인규 사장이 이곳에 살고 있습니다. 김인규 사장은 2007년 이명박 대통령 만들기에 앞장섰던 사람입니다. 김인규 사장이 KBS에 온 뒤부터 KBS는 정권의 방송, 대통령의 방송으로 전락했습니다. 김 사장이 온 뒤 더 이상 국민이 주인되는 방송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국민 앞에 반성하고 파업에 나섰습니다. 김인규를 몰아내고 KBS를 KBS의 주인인 국민 여러분께 돌려드리겠습니다.”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19일 김인규 사장자택부근인 아시아선수촌정류장앞에서 촛불집회를 열었다. 조현호 기자.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19일 김인규 사장자택부근인 아시아선수촌정류장앞에서 김사장의 퇴진을 주민들에 설명하며 촛불집회를 열었다. 문성훈 예능피디 발언장면. 조현호 기자

이들은 이 같은 요지의 발언을 사회자가 선창하고 조합원들이 따라 외치는 ‘소리통’ 형태로 이어나갔다.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은 유인물을 받아보고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김인규 사장을 자세히 아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KBS 2TV 연출자인 문성훈 KBS 예능 PD(새노조 중앙위원)은 마이크를 잡고 “이 순간에도 우리는 쪽팔리고 부끄럽습니다”라며 “그래서 KBS를 정권의 방송으로 전락시킨 김인규 사장의 자택 앞까지 찾아온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PD는 김인규 사장을 향해 ”내가 남느냐, 김인규가 남느냐, 결국 내가 남습니다’라고 외혔다.
그는 자신의 두 딸에게 '당장이 아니어도 올해가 가기 전에 새 세상을 여는데 아빠가 일조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자녀들의 미래를 위해, 그리고 우리와 국민이 KBS의 주인으로 거듭날 때까지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KBS 새노조 조합원들이 19일 저녁 김인규 사장 자택앞 대로변에서 촛불집회 중 구호를 외치고 있는 모습. 조현호 기자
서울 잠실 아시아선수촌아파트 전경. 조현호 기자
김인규 사장 자택앞 대로변에서 '김인규 아웃' 손팻말을 들고 있는 류란 KBS 기자. 조현호 기자

김정민 KBS 드라마 PD(새노조 중앙위원)는 수양대군과 김인규 사장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비교, 풍자했다.
“수양대군과 김인규의 공통점은 권력에 대한 욕망이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절대 음지에 있지 않았고, 늘 양지에만 있었다. 김인규 사장도 줄기차게 양지에만 있었다. 사장되기 전 정권이 바뀌어도 계속 승진했다. 한가지 다른 점은 수양대군은 직전법을 실시하는 등 업적이 있었다. 김인규는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 이쯤에서 내려오는 게 나을 것이다.”
KBS 노조위원장 출신인 원로 조합원인 현상윤 KBS PD는 정장에 나비넥타이를 착용한 채 “김인규 사장 자택으로 온다고 해서 30년 만에 나비넥타이를 맸다”고 소개한 뒤 울분을 삭이지 못했다.
“공영방송은 대통령을 감시하고 비판할 수 있어야 하는데 왜 공영방송 KBS에 있는 우리는 대통령의 시다바리가 돼있느냐. 왜 우리를 사지로 몰아넣나. 견딜 수가 없다. 한 단계 성장한 문화와 미래를 향한 방송으로 만들고, 웅대한 꿈을 펼쳐 나가야할 시기에 왜 인재들이 이런 땅바닥에 앉아 뭐하고 있는 짓인가. 우리는 더 이상 권력의 시다바리 처지를 견딜 수 없고, 명박이 꼬붕 노릇도 더는 못하겠다.”


김인규 아웃 팻말을 들고 있는 성재호 KBS 기자. 조현호 기자
김인규 KBS 사장에게 스스로 물러나달라고 촉구하고 있는 김현석 KBS 새노조위원장. 조현호 기자

장기화되고 있는 파업을 흔들림없이 이어가자는 독려도 나왔다. 함철 KBS 기자는 “이번 파업은 승리의 성과물이 눈에 보이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시작한 싸움”이라면서도 “그래서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 것인지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를 위해 파업에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서 여러분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김현석 KBS 새노조위원장은 “김인규 사장, 험한 꼴 뭐하러 보려느냐. 깨끗하게 알아서 물러나라”며 “이제 그만 KBS를 놓아주기를 부탁한다”고 촉구했다. 홍기호 부위원장은 “이 곳까지는 정말 오고 싶어하지 않았다. 사적 공간이고, 김 사장도 자식과 가족이 있기 때문”이라며 “제발 조직을 생각해서 KBS를 떠나주면, 그동안 KBS를 망친 온갖 행위에 대해 잊어주겠다”고 강조했다.

조현호 기자 | chh@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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