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10일 화요일

[사설]야당후보 비방 조선일보 무료 살포 배후 밝혀라


이글은 경향신문 2012-04-09일자 사설 '[사설]야당후보 비방 조선일보 무료 살포 배후 밝혀라'를 퍼왔습니다.
16대 대통령 선거가 실시된 2002년 12월19일 조선일보는 한국언론사에 남을 사설 한 편을 남겼다. ‘정몽준, 노무현 버렸다’는 사설이 바로 그것으로서 요지는 ‘정몽준이 후보단일화 파기로 노무현을 버렸듯이 유권자들도 노무현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조선일보의 ‘강력한 권고’는 효과를 거두지 못했고, 이 사설은 편파보도의 상징처럼 돼버렸다. 

10년 전의 일을 새삼스레 언급하는 까닭은 선거철만 되면 더욱 평상심을 잃어버리는 이 신문의 고질병이 이번 4·11 총선을 맞아 또다시 도지고 있기 때문이다. 7일 아침 인천 부평지역 일부 아파트 입구에는 조선일보 20~30부가 놓여 있었고, “이 신문은 오늘 하루만 주민 홍보용으로 드리는 것이며, 부디 지나치지 말고 가져가서 인천지역 쪽 기사를 꼭 읽어달라”는 안내문까지 현관문에 붙어 있었다고 한다. 이날자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는 민주통합당 김용민 후보의 여성·노인 폄훼발언을 비난하는 ‘한국정치가 창피하다’였다. 또 인천지역면에는 이 신문의 기자로 재직했던 새누리당 김연광 후보를 띄우고 경쟁자인 민주통합당 홍영표 후보에게 타격을 주기 위한 것으로 의심되는 ‘홍영표 친일파 손자’라는 기사가 실려 있었다. 

부평지역뿐만 아니다. 서구의 청라·검단 지역, 연수·계양·남구의 일부 아파트 단지는 물론 프로야구 개막전이 열린 문학구장 등 인천의 광범위한 지역에서 각각 수백부에서 수천부에 이르는 신문이 대량으로 뿌려졌다고 한다. 조선일보가 자신들이 지지하는 정파를 돕기 위해 편파·왜곡보도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선거법까지 어기면서 민의를 왜곡한다는 비난이 이는 것은 당연하다. 선거법 95조는 특정 정당·후보자에게 유·불리한 기사를 게재한 간행물을 통상방법 외의 방법으로 배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경찰과 선거관리위원회가 이 신문의 지국장 등을 불러 조사하고 있다지만 거대 언론사가 개입됐다고 해서 눈치를 보거나 유야무야 넘어가서는 안된다. 특히 문학구장에서는 차량까지 동원된 점 등으로 미뤄볼 때 무료살포가 치밀한 사전 계획 아래 조직적으로 실행됐을 가능성이 높다. 당국은 철저한 수사를 통해 불법행위를 발본색원하고 법에 따라 엄정조처함으로써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조선일보는 김용민 후보의 발언을 겨냥해 ‘한국정치가 창피하다’고 썼다. 신문이 제 할 일을 팽개치고 특정 정파의 행동대처럼 처신하는 현실을 바라보는 우리에게는 한국언론이 창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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