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11일 수요일

[사설]후회 없는 한 표가 세상을 바꾼다


이글은 경향신문 2012-04-10일자 사설 '[사설]후회 없는 한 표가 세상을 바꾼다'를 퍼왔습니다.
선택의 날이다. 19대 총선은 180석이 넘는 거대 집권여당과 전국 규모로는 첫 실험에 나선 민주통합당과 통합진보당의 야권연대가 많은 지역에서 사실상 1 대 1 대결을 벌이는 이례적인 구도다. 4년여에 걸친 이명박 정권의 독주와 전횡에 대한 심판론이 확산되자 그에 대한 민의를 결집하자는 차원에서 야권이 단일대오를 구축했기 때문이다. 군소정당이나 소수당이 설 자리는 협소해졌다. 당연한 귀결이지만 최대 승부처라 할 수 있는 수도권의 112개 선거구 중 50여곳이 초접전이라니 유권자들 한 표 한 표의 의미는 더욱 각별해질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번 총선은 이 정권의 집권 4년을 넘기고, 대선을 8개월여 앞둔 시점에 치러진다는 점에서 적잖은 정치적 의미를 수반한다. 무엇보다 이번 총선은 이 정권의 공과에 대한 총체적 평가가 핵심 이슈일 수밖에 없다. 그 결과를 토대로 연말 대선에서 정권을 교체할 것인가, 여권의 재집권을 용인할 것인가를 내다보는 전초전의 성격도 띠고 있다. 이 정권이 실패했다는 진단에서는 여야간 이견이 없는 만큼 총선 결과는 이 정권에 걸어온 시간을 되짚어보고 남은 임기 동안 국정운영을 다시금 점검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이번 총선을 여야의 승패라는 정치적 이해타산을 넘어 한국 정치의 미래를 가늠해보는 중대한 전환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이유다.

그간 선거운동 과정을 보면 유권자들의 판단을 돕기보다 흐리는 쪽으로 진행돼온 측면이 없지 않다. 야권연대의 파괴력을 우려한 여당은 ‘거대 야당’이라는 가상의 적을 심판하자는 해괴한 선거전을 펼쳤다. 이명박 정권의 잇단 패착으로 한때 승기를 다 잡은 듯하던 야권은 정권 심판론을 둘러싼 전략적 실수와 공천 잡음 등으로 여당의 역공에 빌미를 제공했다. 그중에서도 막판에 불거진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서울 노원갑)의 막말 논란은 리더십 한계뿐만 아니라 철학적 빈곤마저 노출했다. 그 바람에 이 정권의 대표적 폐악의 하나인 민간인 사찰을 비롯한 주요 선거쟁점들이 다소 희석됐고, 여권이 노리는 정치 혐오를 부추기는 데 일조하고 말았다. 결과적으로 후보들의 옥석을 가리는 일은 오롯이 유권자들의 몫이 되었다

민주주의는 투표 행위를 통해 완성된다. 그 투표는 과거와 현재를 토대로 우리의 미래를 선택하는 수단이다. 투표율이 높을수록 정당과 후보의 대표성을 강화시켜 대의민주주의의 기반이 튼튼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반대로 투표가 제 기능을 잃을 때 민주주의는 위기에 처한다. 투표장에 들어서기 전 여야 정당의 정책과 공약은 물론이고 후보 됨됨이도 다시 한번 뜯어보자. 한 표는 지역구 후보에게, 다른 한 표는 비례대표를 낸 정당에 각각 던지는 1인 2표제의 취지도 되새겨 볼 일이다. 그것은 바로 민주 시민의 권리이자 도리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책임을 다한 시민들의 후회없는 선택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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