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19일 목요일

문대성 논문 표절 의혹, 체육인은 왜 침묵하는가?


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4-19일자 기사 '문대성 논문 표절 의혹, 체육인은 왜 침묵하는가?'를 퍼왔습니다.
"'무도인 명예' 생각한다면 의원직 사퇴해야"


ⓒ김철수 기자 논문 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문대성 새누리당 당선자(부산 사하갑)가 18일 오후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예정됐던 탈당 기자회견을 돌연 취소하고 국회를 나서고 있다.

매학기 대학사회에서 잊을 만 하면 기억을 되살리는 사건이 하나 있다. 소위 '신입생 군기잡기'라는 잘못된 관습이다. 얼마 전 모 대학은 폭력사건과 관련하여 예방차원으로 모든 전공실기장에 감시카메라를 설치하였고 폭력 예방에 힘을 쏟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조치와 관련하여 체육학전공 학생들과 이야기 할 시간이 있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은 다수의 학생들이 잘못된 문화를 폭로한 학생 때문에 학교와 학과의 명예가 실추되었으며 내부 고발자에 대해 좋지 않은 시선을 여과없이 표현했다는 것이다. 

필자는 소위 엘리트체육을 경험한 선수 출신이자 태권도 전공자로서 새누리당 문대성 당선자(부산 사하갑)의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하여 양심적인 체육인과 명예를 중시하는 무도인이 진정 대한민국에는 없는 것인지 매우 답답하다. 

체육학계 논문 표절 누군도 자유로울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답답한 마음에 필자는 현장에 있는 교수들과 논의할 기회가 있었다. 대다수의 교수들은 문 당선자의 논문 표절 논란과 관련하여 비교적 상세하게 알고 있었고 표절이 아니라 '복사'에 가깝다고 했다. 하지만 이들은 체육계 전반에 너무도 흔한 풍경이라 논문 표절과 관련하여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많지 않다고 한다. 

실례로 문 당선자와 비슷한 경력을 지닌 엘리트선수 출신의 교수 지망생은 논문 표절이 사실로 드러나 교수직을 박탈당한 사건도 있었음을 귀띔해 주었다. 이어 그는 체육계 전반적인 논문 표절에 대한 잘못된 인식과 단절되지 않고서는 체육인을 바라보는 사회적 통념은 변하기도 어렵고 '연구하는' 체육계는 더욱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보였다. 또한 예체능계는 다른 계통과는 다르게 교수들의 입김이 너무도 강하기 때문에 소위 '한 번 찍히면' 그 계통의 바닥에서는 도저히 버틸 수가 없어 문 당선자의 논문 표절 논란과 관련하여 입바른 소리를 낸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한다. 

필자는 여야를 떠나 문 당선자와 같이 많은 체육인이 정계에 진출해 체육인의 삶과 활동을 보장하는 좋은 법을 많이 발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한체육회에 등록된 체육단체 중 대부분의 회장은 체육인 출신이 아닌, 경제인 혹은 정치인이 다수를 차지하는 지금의 현실을 매우 비정상적이다. 고로 문 당선자와 같은 스타성있는 선수 출신의 체육인, 그리고 현장에서 땀 흘리는 체육인이 한국사회에서 더 많은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믿음에는 조금도 변함이 없다. 

결과가 '면죄부' 될 수 없어...길이 아니면 가지 마라

사회전반의 일들이 그러하겠지만 특히 체육은 더욱 그러하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이후 전국민적 체육스타로 이름을 떨친 문 당선자가 금지약물을 복용했거나 혹은 태권도 보호대에 금지된 물품을 부착했다면 금메달 박탈은 물론이고 선수 자격에도 심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그만큼 스포츠는 결과 못지 않게 과정 또한 정당해야 하기 때문에 이를 위반할 시에는 가혹하리 만치 즉각적인 제재가 들어온다. 


ⓒ뉴시스 새누리당 문대성 당선자(부산 사하갑)이 지난 2008년 12월17일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IOC위원 자격으로 받은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문 당선자는 베이징올림픽에서 아시아 최초의 IOC선수위원으로 당선됐다.

태권도는 예시예종(禮始禮終)의 무예로 일반 종목보다 명예를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며 길이 아니면 가지 말라는 정신을 생명으로 여기는 '무예'임을 문 당선자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문 당선자는 그리스 올림픽 이후 동아대 교수가 되었고 선수단 감독이 되었으며, 선수 IOC 위원과 올림픽 금메달에 이어 국회의원 금배지도 움켜쥐었다. 이같이 승승장구하고 있는 선수 출신 체육인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는 생각은 여전히 변함없고 희망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 그러나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만을 중시하는 '몰염치'로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희망을 주고 롤모델이 될 수는 없다. 

문 당선자는 지금이라도 체육인답게 초심으로 돌아가는 결단이 필요하다. 국회의원이라는 자리가 얼마나 많은 일을 하고 좋은 자리인지는 모르겠으나 체육인의 명예, 즉 무도인의 명예와 한국체육의 명예보다 귀하지 않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아울러 문 당선자의 논문 표절의혹으로 인한 논란은 비단 일계 체육인 한 명의 사건이 아니라 체육계 전반에 뿌리내려 있는 잘못된 문화를 개혁하는 과정으로 보아야 하며 이를 위해서라도 문 당선자의 즉각적인 의원직 사퇴는 불가피하다.

정하준 성남시 택견연맹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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