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한겨레신문 2012-04-04일자 기사 '지리산 자락에 50층높이 댐 밀어붙인다'를 퍼왔습니다.

환경단체, 정부사업문서 공개경남 함양에 최대 규모로홍수조절 목적 내세워 추진용유담·289가구 수몰 위기“4대강으로도 모자라나”
※50층높이
정부가 지리산권역에 국내 최고 높이의 댐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단체들은 환경 파괴와 생태계 훼손 우려를 제기하며 댐 건설 사업 백지화를 촉구하고 나섰다.
경남환경운동연합, 지리산생명연대 등은 4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지리산에 50층 빌딩 높이의 다목적댐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며, 정부에 댐 건설계획의 실체 공개와 사업 백지화를 요구했다.
환경단체들이 공개한 기획재정부의 ‘2011년도 하반기 예비타당성 조사 및 간이예비타당성 대상 사업 통보’ 문서를 보면, 정부는 국비 9857억원을 들여 지리산자락인 경남 함양군 휴천면 문정리 문하마을 인근에 높이 141m, 길이 896m 규모의 ‘문정 홍수조절댐 건설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문정댐의 높이는 현재 국내에서 가장 높은 평화의 댐(125m)보다 16m 더 높으며, 길이는 진주 남강댐(1126m)에 이어 두번째로 길다.
정부는 10여년 전부터 지리산권역의 홍수조절용으로 높이 103m, 길이 400m 크기로 문정댐 건설을 검토했으나, 지난해 12월 ‘기후변화 대응 재난관리 개선 종합대책’에 이 구상을 포함시키면서 규모를 키웠다. 이렇게 바꾼 계획에 따라 댐을 건설하면, 최근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지정 여부로 논란을 빚고 있는 용유담을 포함한 경남 함양군 휴천면·마천면 일대 4.2㎢가 물에 잠기게 된다.
이에 따라 주민 289가구가 이주해야 하고, 지리산 도로 11.2㎞도 물에 잠겨 끊기게 된다. 지리산에 방사한 반달곰의 이동통로 역시 일부가 물에 잠긴다.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1월 ‘용유담의 명승 지정에 반대하는 의견’을 문화재청에 내면서 “지질·지형·지역여건 등을 고려할 때 댐을 건설할 다른 지점을 찾을 수 없다”고 밝힌 사실도 드러났다. 수공은 홍수조절용으로 총저수량 1억7000만t으로 짓겠다는 문정댐에다 항상 9000만t 이상 물을 가둬두겠다는 계획을 밝혀, 낙동강 수질 악화에 대비한 식수확보가 또다른 목적이라는 의혹을 사고 있다.
이환문 진주환경운동연합 사무국장은 “4대강 사업으로 낙동강과 지류의 홍수 조절 기능이 개선된 상황에서 부산 식수 취수원 확보 등 다른 목적이 없다면 이렇게 댐의 규모를 키울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가뭄에 대비해 항상 일정량의 비상용수를 저장하기 위해 규모를 키운 것일 뿐 결코 식수공급 등의 다목적댐으로 건설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댐을 건설하더라도 지리산국립공원을 훼손하는 일은 없을 것이며, 타당성조사와 설계 과정에서 규모와 위치는 바뀔 수 있다”고 말했다.
창원/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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