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5일 월요일

“진실은폐에 동원됐던 기자들, 물러설 곳이 없다”


이글은 미디어오늘 2012-03-05일자 기사 '“진실은폐에 동원됐던 기자들, 물러설 곳이 없다”'를 퍼왔습니다.KBS 제작거부 나흘째… “굴종이냐 저항이냐 선택할 때”


KBS 기자들이 ‘KBS 뉴스를 바로잡겠다’며 제작거부에 나선지 나흘째를 맞아 이들이 집단행동을 두고 “진실 가리기에 동원된 KBS 기자들이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었기 때문”이라는 언론계 인사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이재강 방송기자연합회장은 5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S 신관에서 열린 KBS 제작거부 집회현장에 방문해 “취재현장에 있어야 할 여러분이 KBS에서 가장 차가운 신관 계단 앞에 앉아 있는 것이 가슴 아프다”라며 “여러분이 제작거부에 나선 것은 부당징계와 공정방송을 위협하는 보도책임자 임명 강행이 계기였지만 무엇보다 여러분의 행동을 촉발한 근거는 그간 수년간 무너진 KBS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이라고 평가했다.이 회장은 “이 뿐 아니라 뉴스를 만드는 KBS 기자의 자존심도 무너졌다”며 “(그동안 취재와 보도 과정에서) ‘아닌데 아닌데’ 하다가 여기까지 왔다”고 개탄했다.“지난 과정은 진실가리기의 세월이었다. 이 작업에 여러분이 동원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어떤 기자들은 고민하고, 때로는 (이들의 부당한 지시를) 따랐고, 스스로를 합리화했고, 일부는 저항했고, 누구는 쓴웃음을 지었다. 자존심의 밑바닥까지 내려갔다.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굴종이냐 저항이냐 가운데 하나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다.”이 회장은 KBS 기자들이 진실을 향한 선택을 한 데 대해 “무한한 지지를 보낸다”라며 “진실 수호자의 정체성을 부여잡았다는 점에서 이미 승리한 것”이라고 격려했다.


KBS 기자들이 지난 2일부터 전면 제작거부에 돌입했다. KBS 기자들이 그동안의 보도에 대해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는 장면. 이치열 기자 truth710@ 

 박종률 한국기자협회장도 이 자리에 방문해 격려사에서 “기자의 양심적인 눈과 카메라 렌즈의 눈이 겹쳐져 현실을 조망한 것은 왜곡과 거짓없이 있는 그대로의 사실을 보여준다”며 얼마전 사진기자협회 주최 보도사진전에서 했던 자신의 인사말을 소개하면서 “그러나 글을 쓰는 언론인의 말과 글에서 왜곡이 나타난다”고 지적했다.박 회장은 “불의에 타협하지 않아야 하는데 타협하고, 분노해야 할 때 침묵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그는 KBS 기자들이 제작거부에 들어가면서 고개숙여 반성한 것을 두고 “여러분 잘못은 없다. 경영진이 해야 할 반성을 여러분이 대신해야 반성한 것”이라고 격려했다.MBC에 이어 KBS 기자의 제작거부와 새노조의 파업, 이어질 YTN의 파업을 두고 박 회장은 이 방송사 사장 모두 기자 출신이라며 “누구보다 기자의 초심과 저널리스트의 양심이 있는 선배들이 왜 이런 갈등과 내홍을 일으키는가. 기자적 양심을 가진 선배라면 용기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지금까지 가만히 있다가 왜 정권말기에 공영방송 기자, PD, 노조 등 종사자들이 싸우겠다고 나섰느냐는 따가운 시선에 대해 “하지만 반성에는 용기가 필요하다”며 “용기를 낸 여러분이 자랑스럽다. 여러분의 옆과 뒤에서 지지하고 연대하겠다”고 독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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