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글은 민중의소리 2012-06-04일자 기사 '"~에 따르면 ~카더라" 기사에 절망하는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을 퍼왔습니다.
자칭 '진보 언론'까지 '배상' 문제 함부로 다뤄..."확인절차 없는 바보같은 기사"
ⓒ양지웅 기자 위안부 할머니의 눈물
지난 6월 1일, 한국의 언론에는 “日, 3가지 해결 방안 제시”, “일본 정부가 직접 보상하는 방안도 포함되는 등 종전보다 진전된 내용” 등의 기사가 일제히 보도되었다.
도쿄 연합뉴스 발로 시작된 이들 기사는 “한국과 일본정부가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새로운 해결책을 논의”하였고, “한 일본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 측이 총리의 유감 표명과 주한일본 대사의 위안부 피해자 방문 그리고 일본 정부의 배상 등이다”라고 보도하고 있다. 행간 사이에 기자의 흥분되어 있는 모습이 느껴질 정도이다.
“‘위안부’ 피해자 문제를 일본 발 기사 따라 쓰냐”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 기사는 5월 13~14일, 북경에서 열렸던 한중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본 홋카이도 신문에 보도되었던 내용과 똑같은 것이었다. 이 기사에 대해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가 한국정부 측에 확인하였지만 정부는 구체적으로 그런 제안을 받은 적이 없다고 확인해 주었다. 홋카이도신문 기자에게도 사실여부를 확인했는데, ‘사과의 방식에 대해서는 일본정부로부터 확인했지만 ‘배상’의 문제에 대해서는 방식이나 내용에 대해 직접 말하지 않았다고 했다. 즉, 기자의 추측기사로서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난 기사였다. 그런데 그 추측성 기사가 거의 20여일이 지난 후에 다시 한국의 언론에 의해 ‘~카더라’는 형태로 사건화 되어 버렸다. 적어도 기사를 쓰기 전에 관련단체나 정부에 확인절차라도 거쳤다면 이런 바보스런 일은 피했을 것이다.
설사 그것이 사실이었다 할지라도 도대체 일본이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에게 무엇을 사죄한다는 것인지, 그 사죄의 내용에 대해서 관심도 없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에 대한 사죄는 일본대사도 아닌, ‘총리개인으로서’도 아닌, ‘일본국가의 대표로서 총리가’ 공식적인 방식으로 사죄해야 한다. 당연히 그 사죄의 내용에는 국가가 법을 어겼고, 그로 인해 소녀와 여성들을 일본군의 성노예로써 인권을 유린했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
‘배상’이라는 단어 함부로 쓰는 무책임한 언론
보도된 내용들은 ‘배상’이라는 용어도 무책임하게 사용하고 있다. 적어도 배상이 무엇인지, 보상이 무엇인지 그 용어를 선택할 때는 한번 쯤 사전적 검색이라도 해봐야 하는 것이 아닌가? 배상의 내용은 무엇인지, 명분은 무엇인지도 관심은 없어 보인다.
이미 일본정부는 1995년 법적인 책임을 부인하면서 ‘위로금’ 방식의 ‘돈’을 피해자들에게 지급하려 했지만 피해자들이 ‘돈’이 아닌 ‘법적인 배상’을 요구하며 거부하여 실패로 끝났던 일이 있다. 그런 아픈 과정을 역사로 껴안고 살아온 피해자들과 관련단체들에게 이와 같은 무책임한 ‘~카더라’의 기사는 또 하나의 상처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아니나 다를까? 바로 같은 날, “일본정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해 사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는 보도에 대해, 일본 외무장관이 공식 부인”이라는 기사를 보도하기 시작했다.
아, 이 얼마나 부끄러운가? 얼마나 황망한 일인가? 해명도, 기사 정정도 없이 하루 동안에 한 가지 문제에 대해 완전 상반되는 기사를 이렇게 퍼뜨릴 수 있는가? 필자도 이렇게 황망할진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은 어떠했겠는가? 지난 21년 동안 매주 수요일마다 일본대사관 앞에서, 혹은 세계 곳을 돌며 일본정부에게 공식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하며 활동해왔던 일본군‘위안부’피해자들, 아니 해방 후 지난 66년 동안 일본정부로부터, 한국정부와 사회로부터 명예회복을 기대하며 기다려왔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 그들이 이 기사를 접하며 희망을 느꼈을까? 웃겼다가 울렸다가 결국에는 절망하게 만들어 버린 셈이 되어버렸다.
이런 무책임한 “~에 따르면 ~ 카더라”는 식의 기사에 대해 책임을 지는 기자들의 모습도 만나보기 힘들다. 이미 21년을 지나오면서 일본정부의 무책임과 위선적 태도를 참아내며, 일본군‘위안부’ 문제는 단지 ‘돈’의 문제가 아닌 ‘국가의 법적 책임 인정과 공식 사죄, 배상으로 재발방지에 기여해야 하는’ 문제라는 인식을 확산시키며 지금 여기까지 온 필자이기에 앞으로 조금만 더 책임있는 보도가 이루어지길 기대해본다. 8, 90대 고령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들 66년의 세월, 21년의 세월에 조금이라도 머리를 숙이고 겸손해지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윤미향(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상임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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